수퍼볼이 끝났습니다.
2016.02.09 02:49
뭐 별 관심있는 행사는 아니지만, 이번엔 우리 동네서 해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 길이 마구 막히기 때문이죠. 차때문에도 막히지만, 경기장 근처의 길들을 상당수 아예 막아버렸습니다. 돈내고 주차하는 사람들만 편리한 모양으로. 경기는 오후 3시반 시작인데 아침 여섯시부터 경기장 근처는 새빨갛습니다. ㄷㄷㄷ
그럴땐 티켓 몇장 사서 구경하는게 맞다구요 ? 그럴수 있음 좋지요. 표한장에 오백만원에서 약 이천만원까지 한다는 것이 (좋은 자리는 얼마인지 상상이 안갑니다) 옥에 티랄까요. 경기 전/중/후 행사에 나온 연예인들도 엄청난 사람들이지만, 미쿡 국가 부를땐 전투기 편대가 경기장 위를 날아가준다는.. 이런거 생각하면 티켓 가격이 이해가 가긴 해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이라서 그렇지.
경기장은 산타클라라에 위치합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는 대략 20키로쯤 떨어져 있지만 길 막히면 아작 나죠. 그런데 웃기는건.. 모든 행사나, 돈버는 짓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합니다. 즉 우리 동네는 불편은 다 감내해야 하지만 돈은 딴 넘들이 먹는다는 거죠. 이곳의 호텔이나 뭐 그런 곳들은 대략 파리날립니다. (아 물론 이곳 호텔이 결코 샌프란 보다 싸지 않다는 것도 한 몫 하긴 합니다만) 모든 TV 광고도 샌프란시스코 수퍼볼이라고 광고합니다. 그래서 외지 사람들은 당연히 샌프란에 묵고, 안 막힐때도 차로 한시간은 걸리는 곳으로 와야 합니다. 수퍼볼 하면 에어비엔비 같은 곳의 방값이 하룻밤에 천만원이 넘는다고 하지만, 경기장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들은 텅텅 비어있고요, 다들 샌프란에서 묵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늘 비오다가 어제는 맑고 심지어 온도가 20도를 넘어가서 살짝 덥기까지 했답니다.
지난 주말에 실리콘밸리 지역에 있는 작은 공항들에 자가용 뱅기들 (business jet 이라고 하죠)이 수천대가 들어왔대요. 들어온 것은 문제가 아닌데, 월욜일 (오늘이네요)에 모두 날아나가야 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합니다.
여튼 어제 경기에는 나이 많은 쿼터백이 생애 통산 200승을 거두면서 (NFL 최고기록이라네요) 승리하고. 경기가 끝나기 전부터 사람들은 불꽃놀이 시작. -_-;; (사실 Q3 끝날때 이미 승부를 뒤집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Denver 수비가 좋아서) 저희 동네는 제법 먼데도 수퍼볼 파티한다고 여간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수퍼볼의 우승컵은 이름과는 달리 컵은 아니더군요.
코멘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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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0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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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10 02:55
멋있기는 한데 부상이 엄청 많은 운동이랍니다. 늘 터지는 권투 같은 경우도 부상율이 그리 높지는 않은데, 미식축구는 부상율이 100% 라네요. 뭐 조금 과장을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선수들이 충분히 보호가 안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감독 (코치 라고 부릅니다만) 들이 평생 불구로 만들 짓을 시킨다는게 진짜 문제입니다.
미식축구보다 호주식 축구가 더 위험하단 얘기를 합니다만 (룰은 비슷한데 호주식 축구는 보호 장구가 전혀 없습니다) 실제론, 미식축구가 훨씬 더 위험합니다. 피 철철 흐르는 것은 호주식 축구에서 흔히 봅니다만, 그래서 그런지 평생 불구가 되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아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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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10 07:55
돈도 많이 벌고, 나름 명예도 있으니 선수들이 물러서지 않고 죽기살기로 덤비겠죠.
서로의 몸으로 부딪히며 하는 운동이니....
저도 어려서 씨름선수를 좀 했지만... 그런 운동보다 네트 치고 하는 배드민튼 같은 거 좋아합니다.
몸이 닿으면 짜증이 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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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2.10 20:46
호주식 축구는 패스 할때 공을 앞으로 못주는 규칙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정면충돌을 안하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한 거 같아요.
맞나... 모르겠네요.... - _ -;;
전 여기살지만 호주 축구랑, 럭비랑 다른 스포츠라는 것을 최근에 알아서요....;;
더 웃긴 건, 럭비 좋아하는 사람은 호주 축구에 대해 잘 모르고 그의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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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11 02:22
그건 럭비 규칙인 걸로 압니다. (저희 고등학교때 패스는 뒤로만 한다고 배웠거든요) ^^ 호주 축구를 이곳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시범경기를 한 적이 있는데 관중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네요. 피비린내가 운동장에 진동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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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하루
02.09 11:09
상당히 비싸군요
예전에 tv에서 몇번 봤는데 규칙 좀 알게되니 재밌더라구요 -
calm
02.09 19:55
저는 그보다 Super Tuesday 의 결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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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02.14 02:24
금수저인 Peyton Manning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아서 사실 Panthers를 응원했는데 그래도 노련미와 막강 수비로 Panthers를 무력화시킨 것 같더군요. 그나저나 파릇파릇한 Cam Newton의 앞으로가 기대가 많이 됩니다. 이번에 16-0까지 갈까 싶었는데 결국 그건 못했지만요.
파릇파릇하던 시절의 Manning이 이제 Super Bowl을 거머쥔 최고령의 QB라니, 참 그만큼 저도 늙었다는 게 슬프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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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14 03:17
금수저라고 볼 수도 있지만, 유전자라고 볼 수도 있지요. 매닝 본인의 활약은, 말도 안되게 안 움직이고 승리했다는 것 밖에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팀 전체가 큰 한 사람처럼 움직인다고 보일만큼 빈틈없는 막강 수비와 "말하지 않아도 알~아" 수준의 노련미는, 게임은 좀 재미없었을지 모르지만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매닝은 은퇴할테고, 젊은 선수들의 더 활기찬 경기를 보게 되겠죠.
가끔 지나치듯 티비에서 보면 멋있기는 하더라구요.
거기 사람들은 거기 나름대로 가치있는 운동으로 보나봅니다. 쓰모나 씨름이나...
근데 서민은 티비로만 봐야 하겠네요. 접근 불가 가격이니....
자가용 뱅기 타는 사람들은 그럴 때 한번 뱅기 쓰며 으스대니 상대적으로 부를 만끽할 수도 있고,
미국을 기회의 나라라고 하는 게 아마 돈 쓸 수 있는 기회의 나라이기도 해서 그렇게 말하나 봅니다.
우리는 설날이라고 어젠가 씨름 대회하더라고요. 티비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