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를 내면서...
2016.02.10 18:53
일년에 한 두번정도만 글을 쓰는 그것도 댓글만 주로 쓰는 눈팅족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본글을 쓰는게 좀 이상하네요..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말을 하고 싶어서 적습니다.
저번 주 금요일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나가고 싶은 것은 1년 전이었으나, 팀장님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미루면 안된겠다는 생각에 사직서를 냈네요.
일이 힘든 것도 참겠고, 야근이 많은 것도 참겠는데, 희망이 없어 보이는 일을 하려니 못하겠네요.
지난 2년동안 일년의 반을 평균 10시까지 하고, 지난 3개월은 평균 12시 이고 1월 첫 두주는 새벽 3시에 들어갔을때도 힘들 것은 참을 만
하지만, 나이가 드니 그냥 체력이 딸리구나라는 생각만 했었는데요.
지난 1년동안 뭐 변변치 못한 서포트 받으면서 거의 1인 4역을 하면서 팀장님이 그렇게 고생했는데,
회사는 그 노력에 대한 어떤 감사하다는 애기도없이 단순히 그 결과가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내보내는 것을 보면서 , 이 회사는 나에게도 정말 희망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완전히 굳히게 해주었네요.
쓰고 보니 두서가 없네요.. 자주 써야지 뭔가 말을 더 조리있게 할 것 같네요..
다음 달부터는 시간이 많이 나니 자주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냥 넋두리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멘트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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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2.1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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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10 19:25
첫직장에 사직서를 내면서 후련하면서도 좀 막막했습니다.
가정에서 돈 버는 사람이 저밖에 없던 미혼 시절이었죠.
다행히 얼마 안 지나 새직장을 잡았지만, 그 사이 참 답답했습니다.
그럴 때, 현실과는 무지 동떨어진 이야기라도 아무나하고 하고 싶었지만,
자존심 상해서 친구들에게도 못하고, 걱정하는 식구들하고 이야기해봐야 걱정만 느니 답답했지요.
원래 이런 글 쓰는 데가 케퍽입니다.
케퍽의 사람사는 정이죠.
편하게 넋두리라도 쓰세요.
기기 이야기야 현실의 한 부분이니 그거 아닌 게 더 사람사는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시간되실 때 자주 쓰셔요.
저도 이번달 말까지만 시간이 되고, 3월부터는 또 정신 없을 것 같네요. ^^
오랜만에 글 보는 티쓰리유저님과 저에게도, 그리고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도 화이팅하는 봄이 오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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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10 19:30
아, 제 첫직장은 부장을 내쫓는데 사장은 아무 말 안하고 사무실을 나가고
부인이 회사에 와서 회의실 문을 열어놓고 언성 높여 질타하더라고요.
등기이사이기는 한데, 꼭 그렇게 싫은 소리는 부인을 앞세우더라고요.
부인이 나가니 사장이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들어오고....
부장은 그날 오후 사직서 쓰고 나가더라고요.
우역곡절 끝에 한달 만에 돌아왔지만, 부장도 정신을 차려 회사돈을 빼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몇 년 하다가 챙길 거 다 챙기고 그만두더라고요.
부장만 그런 건 아니죠.
사장이 물건을 뒤로 빼돌려 시장을 교란하고... 사익을 취하고... 회사는 이익이 거의 안 난다는 둥... 월급은 물가분도 안 올리고....
사원에서 주임까지 가는데 2년 걸렸는데....
갈 곳 정해지지 않은 채 사표냈지요.
나오며 3년 안에 망한다고 했더니
억세게 운이 좋아 14년 만에 망하더라구요.
안될 회사는 있어야 같이 망해갑니다.
잘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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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쓰리유저
02.10 20:05
두 분 말씀 고맙습니다.
저도 제가 나간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 의해 계속 어떻게든 돌아가리라는 것을 압니다.
단지 계속 반복적으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어떻게 든 되는 방향이 아닌 왠지 다시 임시 방편으로 나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나가면서도 안타깝다는 생각을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도 딱히 딱 정하고 나가는 것 아니긴 하지만, 책임질 가족은 없어서 그 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네요..
이 나이에 아직 가정이 없는 것이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이럴떄는 없다는 것이 저에게 한번 더 생각하고 고민 할 필요가
없다는데에서 좋은 점이네요. 그래도 있는 것이 나을 듯 하지만 말이죠.
제가 아직까지 는 있는 회사는 인간적으로 대부분의 분들이 괜찮았습니다.
물론 기계처럼 소모되는 면은 작은 소기업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했었습니다만.
별 나아지지 않으면서 소모되는 것을 보고, 참기는 힘들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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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2.10 20:36
변화는 항상 옳습니다. 저는 능력부족으로(고교 중퇴) 한국에서 이런저런 일을 해왔지만, 바꿀 때마다 배우는 일도 많았고 느끼는 점도 많았습니다. 주로 3D 업종이었지만, 그래도 많이 배웠고 그건 일본에 있었을 때도, 호주와서도 마찬가지네요. 한 직장 오래 끈기있게 해라 어쩌라 하는거. 이 시대에 맞는 말 같지는 않습니다. 더 좋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지, 해보지 않고 어떻게 아나요. 설령 직장을 바꾸고 후회한다 한들, 그것도 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독한맘 먹으시고 결정하신 거라서 잘 하실 거라고 믿습니다만, 그래도 혹시라도 한말 씀 드리자면,
선택을 해야할 때, 두 가지만 배제하고 하세요.
1. 두려움
2. 자존심
전 항상 이 두개 때문에 망설입니다. 변화를 선택해야 함에도 말이죠.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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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10 23:11
더 좋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지, 해보지 않고 어떻게 아나요.
--> 정말 뼈있는 말씀입니다.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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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방전 되셨군요. 쉬면서 충분히 충전하시길 바랍니다.
예전 정상적인(?) 첫 직장은 방 전세기간 끝남과 동시에 미련없이 그만두고 대구 내려왔지요 ^^
지사에서 일 잘한다고 본사 올라온 과장을 6개월만에 자르는 것 보고.. 이 회사 오래 다닐 회사는
못 다니겠다 싶었고.. 만년 대리(동기들은 거의 대리..)가 부장에게 개겼다고 PC와 전화도 없는
사무실 입구쪽 빈 자리에 쫓겨나는 것 보고 있던 정마저 떠나더군요.
그 다음 회사는 사장이 회사 말아먹고는 직원들 탓 하길래 나왔습니다.
회사돈으로(하긴 개인사업자이니 지 돈이긴 합니다만..) 마누라 식당 차려줬다가 말아 먹고는
직원들 월급 줄 돈으로 개인 부채 상환한다고 월급도 밀리길래 그만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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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하루
02.10 20:42
지금 제가 다니는 곧도 힘들어요
나이가 나이이다보니 어쩔까 생각이 많네요
그래도 오너가 심성이 나쁜사람이 아니니 그러려니 버티고있습니다 물론 제가 능력이 출중한게 아니라 그렇기도 하고요
그만두면 뭘할까? 이일을 다시해야하나 다시하지 않으면 뭘 해야하나 준비없이 그만두면 부양가족이 있어 힘들겠죠
내 월급에서 떼서 모으는거지만 퇴직금 은행에 적립되는거 있었는데 가라로? 퇴직한다고 하고 찾아서 빚갚는데 쓰고나니 이젠 퇴직금도 없네요 ㅎㅎ
언제까지 할진 모르지만 딸린가족에 주저하데 되네요
모두 힘네요 아자!! -
대머리아자씨
02.10 23:13
네 가족이 있으면 참 머뭇거리게 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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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하루
02.10 20:43
핸드폰으로 글쓰니 오타가 ㅋㅋ -
제이크스태덤
02.11 00:52
힘든 시간이셨겠네요.
도전 속에 창창한 앞날이 펼쳐질겁니다.
파이팅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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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11 02:38
토닥토닥. 혹시 도움이 필요하겠다 싶으시면 쪽지를 돌리세요. LinkedIn에서 대동단결 해볼 수도 있지요. 나이든 사람들은 어떻게든 사방에 아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업종이 아주 동떨어지지 않으면. 그렇지만 몇주는 좀 쉬세요. 쉬면서 삶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고. 영화도 몇편 보고. 놀러도 다니고. 지금이 놀러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서 나름 괜찮아요. 추운 곳에 팬션 잡아서 가시면 팬션 주인이랑 둘이 놀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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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2.11 10:17
화이팅~!
과감한 결단에 한 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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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2.11 10:32
이미 하신 일은 뉘우쳐도 늦은 겁니다.
그저, 앞을 보고 가시면 됩니다.
앞날에 성공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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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쓰리유저
02.11 13:23
대머리아자씨님 , 즐거운하루님 , 제이크스태덤님, 왕초보님, 하뷔님, 스타파이트별나다 님 ,최강산왕님, 준용군님,pooh님 감사합니다.
적지않게 위안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래서 KPUG을 계속 눈팅족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LinkedIn은 예전에 했다가 너무나 무슨 초청인지 그런 게 많이 와서 멀리 했는데 다시 시작해야할 것 같네요..
이런 것은 미리미리 해야 하는데 게으름 뱅이라서..
하이튼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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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린다옹
02.11 19:50
지금 절 보는 듯 하네요전 지난해부터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데 막상 갈 곳이 없어서 주저하고 있습니다용기있게 결정하신 것을 보니 부럽기도하고 저도 조만간 결정을 내려야 되나 싶기도 합니다앞으로 좋은 일 있었으면 하네요 -
티쓰리유저
02.15 13:48
저도 지난해부터 퇴사를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막상 갈곳도 딱히 없었고요..
제가 결정을 내렸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가정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나 이외에 없는 홀 몸이라서요..
그래도 힘든 결정이 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1년동안 이 고민이 힘들었습니다.
결국 어떤 계기가 만들어져야지 나갈 결심을 하게된 것 같아요.
졸린다옹님께 감사드리고 항상 더 좋은일이 기다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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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선택의 과정인 듯 해요... 다만 그에 따르는 리스크와 혜택은 .... 각자 계산해야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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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쓰리유저
02.15 13:49
예 .. 선택의 과정입니다.
후회하지 않게 선택을 하는게 가장 좋은 것 같은데 그것이 가장 힘든 일인 것 같아요.
많은 고민과 상담을 통해서 나온 선택도 그리 좋다 보이지 않을때도 있고, 그냥 무작정 한 선택이 정말 좋은 것도
있고요.
그냥.. 흘러가는대로 제 맘이 가는 방향으로 가는것이 맞는 것 같아요.. 주변환경이 받추어 준다면 말이죠.
고생 하셨습니다.
다만 떠난다고 해도 그자리는 누군가에게 반복 되겠지요.
사람을 기계 취급 하고 소모하는 회사는 다일필여가 없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