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5 에 대한 짧은 생각.
2016.02.22 13:51
자고 일어나보니 LG에서 스마트폰 신모델 G5를 발표했군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계시겠지만, 재밌는 신제품이 발표될때 가끔씩 KPUG에 감상문을 독점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재물 보기>
삼성 S6 : http://www.kpug.kr/kpugfreeboard/2070073
애플와치 : http://www.kpug.kr/kpugfreeboard/2079407
시간이 많이 흐른뒤에 위글들을 다시 보니 제 예상이 아주 많이 심하게 틀린거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LG에서 오랜만에 재밌는 제품을 내놓았기에 G5에 대한 감상을 적어보겠습니다.
LG G5의 특이점은 1.새로워진 디자인 2.모듈 시스템 두가지 입니다.
1. 새로워진 디자인
기존 LG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버리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기존 LG디자인은 시대의 트랜드를 무시하는 독고다이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엔 현실과 많이 타협한거 같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거 같지만 특별히 꼭집어 누굴 배낀거 같지는 않은 것이 이번 LG 디자인의 특징입니다. 동글동글한 외곽은 아이폰6랑 유사하고, 뒷면은 HTC 느낌이 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화웨이스럽기도 하면서 카메라 부분은 노키아에서 본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동글동글하니 귀엽고 괜찮은거 같습니다. 일부 남성분들은 아마 딱딱하게 각진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은거 같던데, 그보다는 이렇게 동글동글 하니 귀염상인 폰이 대중들에게는 더 어필할것으로 보입니다.
특이한 점은 배터리가 하단 분리 삽입형이라는 독특한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전 디자인과 제품 마감상의 완결성을 주므로 배터리 일체형 제품을 선호하는데, LG의 이 배터리 교체방식은 배터리 일체형과 배터리 뒷뚜껑 탈착형의 장점을 모두 가질수 있는 방식인거 같습니다. 재질도 금속제 유니바디를 채택하여 새로운 배터리 교체방식과 잘 어울리고 있네요.
다만 아쉬운것이 카메라 부분이 약간 좀 어색한 느낌이 듭니다. 아마 고화소 카메라를 탑재하다 보니 저렇게 된 모양인데, 차라리 화소수를 좀 낮추고 약간 더 다듬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또 전면부의 LG마크도 제발좀 삭제했으면 좋겠군요. 아무튼 약간의 옥에 티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디자인은 상당히 괜찮은거 같습니다. 대중들의 선호를 나름 받을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2. 모듈 시스템
LG의 이번 모델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 'LG프렌즈'란 이름의 바로 이 모듈 시스템입니다. 핸드폰 하단부에 여러 모듈들을 탈 장착하여 핸드폰의 기능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현재 발매된 모듈은 카메라 모듈과 B&O고해상도 오디오 모듈 두가지가 있는거 같습니다. 기존의 LG와는 다른 굉장히 신선한 발상입니다. 기존의 LG폰들이 김부장님, 최부장님, 박부장님이 구회장님 조언에 따라 머리를 맞대고 야근하면서 만든 느낌이라면, 이번 제품은 스타트업 회사에서 근무하는 새내기 직원들이 주말에 모여 취미삼아 만든 것 처럼 보여 신선합니다.
이 모듈 시스템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이들의 기대와 응원과는 다르게 실패할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예상하는게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이런식으로 확장되는 제품중 성공하는 제품이 역사상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듈 시스템이 LG입장에서 성공하려면 1)모듈 자체가 엄청 잘 팔려서 돈이 되거나, 2)모듈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그 매력에 속아 넘어가 폰을 많이 사거나 둘중 하나여야 합니다.
저런식의 모듈이 언뜻보면 모듈만 사서 끼우면 기존폰을 재활용 하는셈이 되니 경제적인거 같은데, 모듈 자체의 생산량이 많지 않으므로 모듈 단가가 너무 비싸 차라리 별도의 기기를 하나 사는게 경제적이게 될껍니다. 또 모듈을 끼우면 핸드폰 크기와 무게가 증가하니 딱히 생각처럼 휴대성이 좋은거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닌게 되버립니다. 또 B&O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데 저런 오디오 모듈이 대중들에게 얼마나 팔릴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한마디로 왜 모듈을 달아 가면서 까지 써야 하는건지 대중을 설득할수가 없습니다.
유일한 희망은 저 모듈의 규격이 공개되어 전세계 써드파티 업체에서 각종 호환 모듈들이 쏟아져 나오는것일텐데 당연히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을껍니다. 왜냐면 써드파티 업체 사장님들도 다 저처럼 LG의 모듈시스템은 실패할꺼라고 생각할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 이 모듈시스템은 이번 G5를 마지막으로 사라질꺼라고 봅니다. 다만 LG입장에서 이 모듈시스템이 갖는 의미가 한가지 있는데, 바로 "홍보 효과"입니다. 즉, 이 모듈시스템이 비록 실용성은 그닥인데, 누구나 딱 봐도 일단 굉장히 신기하기는 합니다. 따라서 이 기능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서 다른 폰들과 차별화를 시킬수는 있겠습니다.(마치 삼성의 엣지 디스플레이 처럼) 이 모듈시스템의 개발에 얼마가 투입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아주 큰돈이 든게 아니라면 홍보효과는 거둘수 있겠으니 LG입장에서는 약간은 남는 장사가 될수도 있겠습니다.
3. 결론
LG G5는 기존 LG기기 수준에서 팔릴꺼 같습니다. 음, 결론적으로 실패가 되겠군요.
이유는 두가지 입니다. 첫째로, 기기 자체는 나름 잘 만들었지만, 이제 너무 늦었습니다. LG브랜드 자체가 애플과 삼성과는 차이가 너무 벌어졌고, 이제 와서 회복하기는 많이 어려울듯 싶습니다. 두번째로는 외부적인 요인이 되겠는데, 대내외 시장 경기 자체가 별로 좋지 않고 스마트폰 시장 자체도 이미 레드오션화 되어 많이 팔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LG는 더 늦기전에 스마트폰 시장은 포기하고 다른 사업에 집중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간만에 LG에서 나름 괜찮은 제품을 내놓았는데 악담을 한거 같아 좀 미안하군요.ㅋ
미안합니다 LG.
- 끝.
코멘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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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2.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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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
02.22 16:41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전체적으로 저의 생각과 거의 일치한 듯 하고 모듈시스템의 실용화 부분에서는 저 역시 회의적입니다.
번거로움을 싫어하는 현대인들이 휴대폰 바디 외에 따로 카메라 모듈이나 오디오 모듈을 따로 휴대하며 다닐 것 같지도 않고
카메라 모듈을 이용해야할 정도의 수준을 가진 사람이면 이미 DSLR 정도는 기본으로 휴대하고 다니겠지요.
더구나 고급 음질을 위한 오디오 모듈이라...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는다면 대부분 야외일 경우가 많을텐데 과연 얼마나
이 모듈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상품을 보지는 못했지만 탈착식 모듈의 빈번한 사용은 본체의 물리적 충격을 필연적으로 동반할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따른 기기의 마모 및 헐거움, 방수,방진 성능의 하락은 어떤 방법으로 커버 하는지도 회의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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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후^^
02.23 17:55
어쩌면 1년쯤 후에 모듈부분이 헐거워져서 항의 하는 사람들이 대량으로 나오고 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ㅋ LG가 꼭 출시후 한참후에 버그라던지 기기 결함이라던지 문제가 하나씩 발견되더군요.
방수도 됐었나 해서 찾아보니 LG껀 방수는 안되는거 같습니다. 삼성 신모델이 방수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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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다리
02.22 19:04
기존의 G시리즈의 후면 버튼을 포기했는데요 이점은 모듈 방식의 베터리 공간을위해서 부분 포기라고 판단됩니다. 딱 저자리가 버튼부인데 이전 세대 기기를 보면 의례 버튼이 차지하는공간이 크더군요 만약 공간을 확보 하려고 했다면 카툭튀만큼의 버툭튀가 될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차라리 그렇게 욕먹을바에 그냥 안정적으로 가자...로 돌아선걸지도 모르죠...
근데 은근 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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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후^^
02.23 17:56
아 공간문제 때문에 후면 버튼을 포기할수도 있겠군요. 근데 전 후면버튼 없는게 디자인적으로 더 좋아보여 포기하는게 차라리 나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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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다리
02.23 19:20
써본사람은 압니다... 후면버튼이 좋은걸..(물론 복불복으로 싫어 하는사람들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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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슬롯에 외장배터리나 외장 sd슬롯 추가할수있으면 그정도만으로 만족합니다.
어자피 g6에서도 하단 턱부분을 동일 디자인으로 갈수가 없을테니깐요. -
똘이아빠
02.22 23:53
저도 어제 보면서
나오면 사볼까 했었네요
디자인이나 부피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
왕초보
02.23 02:17
옆에서 배터리 넣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요.. 겉모습에서는 양쪽의 장점을 다 취할 수 있으니 좋은 생각이다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몇가지 간과하기 쉬운, 그렇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1. 저 배터리 뚜껑의 걸쇠가 망가지는 순간 전화기 전체를 못 쓰게 됩니다. 뒷 뚜껑 결합(힘을 전혀 안 받죠)과는 달리 이 배터리 뚜껑은 그렇게 만들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2. 뒷면에서 배터리를 넣을땐 배터리의 테두리에만 약간의 공간이 있으면 됩니다만 아래에서 배터리를 넣을땐 큰 배터리 앞뒷면에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전화기가 두꺼워지거나 아니면 그만큼 더 작은 배터리를 넣어야만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일체형 배터리의 경우에는 본드로 붙여버리니까 공간 자체가 전혀 낭비되지 않게 설계도 가능합니다. 극단적으론 껍질없는 배터리도 가능합니다. (아직 애플도 그리 가지는 않았습니다만) 차라리 기존의 뒷뚜껑 개념을 조금 수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도 그렇고 LG도 그렇고 저 이쁘지도 않은 로고에 왜 저렇게 집착하는지 전혀 이해가 안가는 군요.
업이 업이니 만큼 전화기 설계에 관심이 전혀 없지는 않은데요, 전화기도 결국 방수방충방진의 손목시계와 같은 기능이 필요하다면, 궁극적으로 손목시계처럼 구조가 넘어가야 합니다. (스마트폰과는 달리 손목시계는 역사가 매우 길죠. 경험은 무시 못하는 겁니다) 손목시계 배터리 교체형 있나요 ? 없죠. 대신 열심히 배터리 갈아야 하는 웃기는 손목시계는 없습니다. (스마트 시계는 일단 빼고 얘기하자구요) 손목시계는 앞 유리 요즘 긁히나요 ? 안 긁힙니다. 그런데 포인트는 그런게 아니고, 뒷 뚜껑입니다. 일부 손목시계는 뒷 뚜껑이 아예 없습니다. 앞에서 빼야 합니다. 앞은 유리니까 어차피 다른 조각. 그래서 어쩔 수 없고, 뒷뚜껑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이죠. 그게 스마트폰에서도 가능합니다. 조각 하나가 없어지면 내구성/구조적 강도 둘다 좋아지고, 심지어는 케이스에 배터리를 일체화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 하나. 손목시계에 구멍 있나요 ? 전혀 없습니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 구멍은 방수에 지장이 없는 정도를 제외하고는 아예 없애버리는 겁니다. 무선 충전 무선 싱크 무선 이어폰 끝. 버튼 들은 모조리 옆면으로 몰아 넣는 거죠. 카메라로 쓰기도 좋고. 지문센서 이런것도 옆면으로. 그리고 터치센서를 옆면에도 넣는 거죠. 전화기에 터치 안되는 면이 있을 필요가 있나요 ? 낭비죠. 이상한 문제들은 소프트웨어로 모두 커버가능 하다고 봅니다.
그러고나면 버툭튀 카툭튀 모조리 잡고 두께를 4mm 정도로 잡는 겁니다. 살짝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것도 필수.
구부러지는게 무섭다구요 ? 카본파이버로 가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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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후^^
02.23 17:58
애플에서 말씀하신거 처럼 이어폰, 충전 구멍등을 다 없앨꺼라고 어디서 본 기억이 나는군요. 저도 그런 핸드폰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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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24 02:39
실은 애플이 아니랍니다. 많은 것들이 애플에서 시작되었다고 믿는 분들이 많지만요. 애플도 흉내를 낼 수도 있고, 돈이 많으니 제품은 제일 먼저 나올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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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맨
02.23 09:19
모듈 교체하려고 하는 순간 손이 미끄러져서 본체를 떨어뜨리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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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저 프리즘의 확장 모듈 생각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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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원
02.24 09:48
저두 이거 보면서 바이저 프리즘 생각났어요. -
많은 부분에서 동의하고 저도 비관적으로 봅니다.
그래도 좋은 시도에 대해 응원합니다.
아래 준용님 댓글에도 썼지만,...
얼굴이면, 본 바탕보다는 화장빨에 힘주는 느낌...
음식이면, 본 식보다는 전식와 후식이 화려하고 알찬 느낌...
시합이면, 본 경기보다 초청 경기가 화끈한...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