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지 않는 삶
2016.04.28 01:17
내가 원하지 않는 삶.
제목은 거창하네요.
아들이 4학년인데, 이번에 과학상자 만들기 대회 나가서
학교 내에서 1등 해부렀습니다.
6학년 형님들도 엄지척 할정도였다니....
뭐.....
남들은 좋은거 아니냐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저는 그닥 달갑지 않네요.
저 역시 공대를 나왔고,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만....
대한민국에서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아서...
행여나 아들이 내가 걷고 있는 그 길을 걸을까 사실 조금 걱정스럽습니다.
그래서 애시당초 학교에서 하는 과학상자 대회에 나가기를 반대 했습죠.
과학상자 6호도 다 안 만들어봤으면서 어떻게 나가냐...
기본적으로 6호는 다 만들어보고 나가야 한다....
말 떨어지게 무섭게 6호 책중에 나온거 하나를 혼자서 세시간 만에 만들어 버리더군요.
이쯤이면 손들게 되죠. 그래....나가거라...
이미 이길로 빠진게 아닐까.....걱정도 되고....
하고 싶다는데 못하게 할 이유가 있나...그런 생각도 들고 복잡합니다.
제~~~발 도대회 에서는 낙방하기를 바랍니다.
자식은 정말 부모를 닮나 봅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요.
과학상자 대회 하면서 심사관들이 아들 옆에서 관심을 보였나 봅니다.
어떻게 하나...이런거 볼려고 옆에 잠깐씩 서 있었나 봅니다.
아들 왈...
선생님들이 와서 째려보고 가던데....
째려본다고 신경 안쓰고 본인 할거 다한 아들도 대견하긴 한데....
저 나이때면 선생님이 그렇게 하면 쫄만도 한데...내공이 있는건지...생각이 없는 건지...ㅠㅠ
아...진짜...째려보는 거랑 관심있게 보는 거랑 다르지 말입니다.
내 새끼지만 참...당황스럽습니다.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게 있다는 게 참으로 다행인것 같습니다.
요즘 애들 학원에 영어에 수학에....
그런거에 비하면 정말 정말 행복한거겠죠.
그러고 보니 저도 참 좋은 아빠네요. ^^
코멘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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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04.28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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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04.28 01:23
참...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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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28 02:12
아들 자랑을 이렇게 길게 쓸 수도 있구나.. 싶습니다. ( ..)
부럽습니다.
엔지니어가 고생하는 직업이긴 하지만,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고,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고, 세상을 즐겁게 만든다는 것에 보람이라면 보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가질 수 있는 몇 안되는 직업 중 하나라고 봅니다. 큰 돈을 만지려면 정치를 해야 하죠. (!) 정치를 하려면 남 뒷통수 잘 치고, 큰 거짓말을 잘 해야 하는데, 그거 못하는 정치인은 어떻게 되는지 많이 보아왔잖습니까. 우리 아이들이 그리 가는 것보다는 엔지니어 하는게 백배 천배 낫다고 봅니다. 참 귀한 아이, 한번 더 안아주시길.
추신.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서*대 전자공학과는 피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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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4.28 06:29
ㅎㅎㅎㅎ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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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28 07:17
강 이예요. ^^ 졸업생중 딱 한명에 문제가 좀 심각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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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다메
04.28 09:18
암요....알죠 -
ㅋㅋ 학교 성적이 아주 좋았던 그치 말씀하시나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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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스태덤
04.28 08:34
영어랑 수학은 꼭 하시고, CTY 보내심이.
거기까지만 해도 이런 좁은 우물이 아닌 좀 더 다양한 세상에서 미래를 알아서 그릴 마음이 생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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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4.28 08:39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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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4.28 08:56
문과 나오면 비젼이 없는 곳이 한국입니다. 경영학과 교수가 이미 문과는 다 죽었고 경영학도 한물 갔다고 대놓고 얘기하는데 현실입니다. 전 아이들에게 이과 가라고 합니다. 이젠 하다못해 은행원도 이과 채용합니다. -
야다메
04.28 09:26
어느곳을 나와도 비전 없는것 같네요. -
별날다
04.28 11:14
흠... 일단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제목만 보고 본인의 삶 이야기인 줄 알았네요.. ㅎㅎ..
그래도 이공계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나은 편이에요.
그리고 앞으로도 더 나아질 가능성이 눈꼽 만큼은 있어보이는 쪽이고...
뭐, 제 큰 애도 저를 따라오려고 하는데,... 말리지는 않아요. 다만.... 우리나라보다는 더 넓은 세상을 보라고 말하고 있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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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어렸을 때 생각나네요 ㅎㅎㅎ
저도 국민학교 4학년 때 과학상자 6호 커다란 자동차 어떻게든 혼자 만들고 나니 갑자기 1등 탔다고 구 대회에 나가라고 하더군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촌지의 힘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만 ㅎㅎ
바로 도대회 나가는 건 아니구요. 아마도 시대회 예선전을 거칠 겁니다.
그때는 학교대회처럼 그냥 과학상자 만들기만 하는 건 아니고 구조도도 그리고 그 구조도에 대한 설명도 좀 해야 하는데 동력전달 체계정도 알려주시면 좀더 도움이 될 겁니다.
째려본 선생님이 있다면 아마 학교차원에서 잘 가르쳐 줄 것 같진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