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새 역할까지 엎쳐서 해외파견이라니.....심란하네요.
2018.03.06 18:34
와이프와 고딩이 아들 중딩이 딸을 두고.....
평생 연구개발만.......은 아니고, 회사가 작다 보니 뭐 마케팅도 잠깐 겸하다가 ,
영업도 따라다니면서 FAE 역할도 하다가 하긴 했지만....FA도 물론 뭐....그렇긴 한데...
개발은 개발대로 하면서, 국내에 남은 개발 인원들은 원격으로 통제하면서, 가끔 들어와서
회의 해 가면서 운영하고, 해외는 해외 대로 본격적으로 영업인원을 통제해야 하는 역할까지
엎쳐서 해외 파견이라니.....참 심란하네요. 이게 제대로 될까....둘 다 망치지 않을까....싶기도 하고,
회사에선 이제 좀 다른 역할을 원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거기다, 단신 부임....뭐, 어차피 아들놈이 고2라 같이 갈 상황 자체가 안되긴 하지만요.....
이사한지 얼마 안되서, 와이프도 동네 친구가 없고, 아들놈이야 다니던 학교라 괜찮지만,
딸아이는 새롭게 진학한 상황이라 동네친구 없다는 게 좀......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참.....
이거 완전 제가 그렇게 하기 싫어하는 기러기 상황 같은데.....얼마전에 FATES님이 소개해 주신
과잉근심이라는 책 읽으면서 마음을 잘 가다듬고 있었는데.....오만가지 과잉근심에 또 심란해집니다...
영어밖에 못하는데, 그놈의 중국어를 또 붙잡고 쳐다봐야 하나.....하는 걱정도.....
이사하면서 새롭게 생긴 제 서재에 이래저래 사놓은 장비들을 들고 가기 곤란한 것도 아주 중요한 근심거리이고 말이죠....
하......심란.
코멘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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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3.07 07:51
감사합니다.
이 계기가 더 삶을 더 잘 살아내게 되는 계기가 되는 일일지, 그냥 버텨내야 할 일이 하나 더 생긴 것인지 아직은 좀 애매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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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좋은 쪽으로 의식적으로 만들어야죠. 돌이켜 보면 “아 지금 짱이야.. 계속 이대로 지속되길..”하는 순간 불행이 시작되고 있던 적이 넘 많아요. 반대로 고통이었으나 결국 행복했던 적도 많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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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3.07 22:01
정신이 번쩍드네요. 감성적인 위로도 많이 됩니다.
하긴 10여년 전 가족들 두고 혼자서 러시아에서 지내야 했던 몇달을 상기해 보니,
그 시간 동안 가족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들과 옆에 있을 때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에 대한 미안함 등으로
그 전과 후의 가족에 대한 생각과 행동에 엄청난 차이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게 좀 더 깊은 유대를 이끌어 냈다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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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07 03:03
대략 나열하자면..
1. '이나이에'는 필요없는 근심입니다. 나이는 그냥 숫자일 뿐입니다.
2. 영어는 크게 불편 없으시죠 ? 충분합니다. 중국 어느 지역일지 모르겠지만, 중국 어디를 가나 영어는 "안" 통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만난 중국 사람들은 중국말 못하는 외국인에게 대략 상당히 친절합니다. (단 어느 정도의 중국어는 생존을 위해 필요합니다)
3. 가족과 떨어져 사는 상황은 상상할 수도 없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이가 고2라니 답이 안나오네요. 회사엔 조금 미안하지만 꼭 나라야 하겠냐 라고 자신에게 반문해 보시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엔지니어링에 내가 아니면 답이 안나와는 틀린 것입니다. (내가 아니면 답이 아닌게 아니라서 틀린게 아니고, 내가 아니면 답이 안나오면 그건 엔지니어링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만)
4. 시각에 따라서 다르겠습니다만,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상쾌하다" 라고 자신에게 되뇌시기 바랍니다.
상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지만, 저라면 드리고 싶은 말씀은, "부럽습니다. 그렇지만 가족이 언제나 최우선입니다"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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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3.07 08:04
이 '나이'를 쓰면서도 뭔가 좀 의미가 안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사실 '이 나이'보다는, 고딩/중딩 아이를 포함하는 가족이 있는 나이대에 단신부임......이라는 의미에 가까웠습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시즌에 따라 어떨 때는 한달에도 두세번, 어떨 때는 서너달에 한번 정도 왔다갔다 해서, 사실 출장을 기준을 생각하면 그다지 불편하진 않습니다. 청두나 티엔쉐이 같이 영어가 거의 불가능한 곳도 왔다리 갔다리 해봤고...베이징/칭다오/샹하이/셴졘 같은 곳이야 며칠 출장이라면, 서로 뚝딱거리는 영어로 잘 지내긴합니다. 어차피 베이스캠프가 호텔이라 호텔의 조력을 너무 쉽게 받을 수 있기도 하고....이젠 주재를 하게 되었으니, 이동, 생필품, 식사.....걱정이...
무엇보다 가장 걱정스러운 건 가족과 떨어진다는 건데요. 물론 어차피 일 때문에 주기적으로 국내에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생각하기에 따라, 몇달 동안 3~4주 짜리 출장을 - 집에는 며칠만 들렀다가 - 주기적으로 다니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게 참 그렇지 않네요. 회사 사정상 거절하기 어렵다는 게 더 고통스럽습니다.
엔지니어링에 대해서는 완전히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동료나 후배들에게 자주하는 말이기도 하고요. 다만, 엔지니어링 하러 나가는 게 아니라.........어쩌면 업종 추가? 업종 전환?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 상황이라...
가장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건, 정말 해야 하는 건 칼춤일 수도 있다는 것인데......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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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07 16:06
가장 걱정스러운 상황을 걱정하고 계시는군요. ㅠㅜ
뭐 저보다 훨씬 잘하시겠지만, 가족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만 잊지마세요. 건강 잃지 마시고. (식사는 제 경우엔 중국음식이 입에 잘 맞아서 중국 있을땐 중국음식만 찾아다녔는데 심지어 길에서 파는 1위안 짜리 밥도 맛있고 아무 탈 안나더라구요 그런데 운동할 방법이 마땅찮아서 새벽에 근처 공원을 다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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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3.07 22:08
저도 중국음식 엄청 좋아합니다. 맛있어요.
심천에는 단골 음식점도 많습니다. ^^. 근데 뭐 거창한 음식점이아니라, 배급식? 뷔페식?으로
식판들고 지나가면서 먹고 싶은 거 손가락질로 받아서 먹는 급식소 같은 음식점에서 골라먹는 거 좋아해요.
근데 거기 상주하게 되면........삼시세끼를 늘 그렇게 사먹기는 좀......
운동은 공기질 생각하면......뭐 어떻게든 하게는 될 거 같습니다만, 이제 곧 너무 더워져서....
뭐 이렇게 털어놓고 여러가지 현실적인 것들을 생각하게되는 댓글을 보고, 위로를 받다보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 지네요. 잘 극복하게 되겠죠,
워낙 출장도 많이 다녔었고, 예전에 러시아도 비슷하게 혼자가서 있다온 적도 있어서 그런지
와이프는 그러냐고 덤덤한데, 부모님이 좀 걱정하시고 서운해 하셔셔.....이번 주말에 본가에가서 부모님 뵈고 오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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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3.07 07:52
근심이 많으시겠습니다...
힘 내시기 바랍니다. 과잉근심이란 책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이런 저런 여러 생각중에서 최선의 과정과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
냉소
03.07 08:07
감사합니다. 이젠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빨리 끝내고 완전히 복귀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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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이에 바쁘게 일할곳 이 있다는 현실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실아가고 있습니다.
서글픈 현실이지만 제가 몸담고 있는 업종 은 수십년간 삼* 과 1~2위 를 다툴만큼 호황이었으나 최근 몇년 어렵습니다.
동종 업계에 몸담고 있던 지인들 이 명퇴소식 을 들려줄때면 마치 내일인것 처럼 심란합니다.
좋게 생각하시고 받아들이시면 좋은결과 생기리라 예상해봅니다.
힘내시길.... ^^ -
냉소
03.08 08:35
감사합니다 ^^
사실 이 사실을 주변에 말하니 "갔다오면 원래자리 책상 없어지는 거 아냐?"라고 걱정해 주는 분들이 꽤 많긴했습니다.
주변에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지시니깐 뭔가 좀 불안......
저도 최근 이런저런 어려운 일들이 생기며 어떻게 헤쳐나갈지 막막합니다. 그래도 나이 들면서 1)자기합리화 2)역발상 3)존버정신 으로 무장하면 그냥 지나가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무엇보다 “돌이켜 보니 그 때 참 좋았지”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물론 어리석기 짝이 없는 저는 그 당시에는 좋은지 몰랐지요. “돌이켜 보니” 그러하다니.... 아마 이건 죽을 때 까지 그럴 것 같아요. 저는 현재에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걸요. 그런 면에서 행복은 “미래”에만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빠따 100대 맞으면 10억 받는 deal을 수용할 수 있는 이유는 10억이라는 밝은 미래가 있으니까요.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