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짤렸습니다.
2018.05.22 13:14
에효.....
아침에 일 가서 즐겁게 하루를 시작하고, 상사와 오늘, 그리고 한주의 일 스케줄을 잡고 일 하고 있는데, 상사가 울상을 하고 들어오네요.
"본사에서 이야기 나왔다. 너 오늘이 마지막 날 이란다..."
자기도 몰랐다고, 이제 알았다고 이야기 하는데, 뭐 회사원이 언제 짤릴지 모르는 인생이라....
이번이 평생에 세번째 잘리는건데, 이제는 무덤덤 하네요.
집에와서 와이프랑 이야기 좀 하고, 이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다시 오라고 이야기도 나오고 해서, 그런데 다시 돌아가고는 싶지 않지만, 먹고살기위해 뭔들 못하겠느냐 라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뭐 그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군데 생각난 곳이 있어서 이력서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두시간뒤에 그곳에서 연락이.....
금요일날 인터뷰가 잡혔습니다.
인터뷰 잘할수 있게 다들 홧팅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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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동안 케퍽을 멀리해서 많은 분들께 제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못 알려드린것 같아 죄송합니다.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다 아싸야...ㅜ.ㅜ::)
전 지금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살고 있구요, 이민온지 이제 28년이 되어갑니다.
미국 회사는 이런식은 사람 자르는건 합법이구요, 그걸 문서화해서 처음에 계약에 넣구요, 대신 그렇다고 사람을 막 자르지는 않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토목 공학 엔지니어 인데요, 이쪽 바닥이 워낙 좁아서, 평판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평판 이란게 개인한테만 적용되는것이 아니라, 회사에도 적용 되기때문에 서로서로 말 안나게 조심하는 편이죠.
많은 분들께서 정말 많이 걱정해 주시고, 신경써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이번으로 3번째 짤리게 되네요. 제가 그만둔거 까지 합쳐서 다음번 회사 찾으면 이제 13년 경력에 7번째 회사를 찾게 됩니다. 점점 인터뷰 스킬만 늘어가네요.
코멘트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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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5.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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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05.23 00:56
제가 미국에 있으니 국내 회사겠죠??....헤헤헤... 미국입니다. 이런일 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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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5.22 15:23
전화위복이 될 것 같습니다. 화이팅입니다! -
아싸
05.23 00:57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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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05.22 15:45
면접 잘 보시고.. 더 나은 자리로 가실 겁니다.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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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05.23 00:57
감사 드립니다.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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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 고용노동부에 신고해야 하지 않을까요?
뭔 퇴직통고를 당일에 한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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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05.23 01:00
미국 입니다. 이거 합법입니다. 처음에 들어갈때 "at will" 이라는 계약을 하게 됩니다. 고용주나 고용인이 아무런 이유를 주지 않고도 서로의 고용계약을 아무때나 파기 하더라도 책임을 물지 않는다는 항목이죠. 왠만하면 나가는 사람은 2주정도 미리 알려주기는 하는데, 그건 그저 예의상일뿐 안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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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5.23 17:11
우리나라가 고용경색이 심한 편입니다. ㅠㅠ
미국이나 유럽은 정말 해고 통보가 지 멋대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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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국은 그게 합법이군요.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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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될겁니다
화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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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05.23 01:00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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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05.22 22:17
갑자기 통보 할수는 없습니다. 최소 한달전에 이야기 해야합니다.
아니면 한달치 급여 받아야합니다. -
아싸
05.23 01:01
미국이라서 가능 합니다. 예전부터 있던 곳이라 다들 아실줄 알고 이야기를 다 안해서 이런 오해가 생겼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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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님 - 좋은 결과 있기를...
(참고로, 전 미국 유학 나온지 23년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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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보안같은거 때문에 결정은 한달전에 나도 통보는 당일에 하는경우가 있다고 하더니 사실인가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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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5.23 23:49
금융회사의 경우 보안 문제로 당일에 통보하는 경우가 많다 하더군요. 젊었을 때에는 괜찮은데 나중에 나이 먹으면 그게 싫어서 한국 들어오는 경우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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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5.24 02:24
힘내세요. 아자.. 빨리 더 좋은 회사로 옮기시기 바랍니다. 직장은 직장일 뿐이고요. 다시 돌아가기 싫은 전 직장도 내가 그 직장을 잘 알기때문에 다시 돌아가기 싫은 것일뿐, 거기도 다른 곳보다 특별히 더 나쁘지도 더 낫지도 않은 그냥 직장일 뿐입니다.
쓸데없는 진지댓글 달자면, 미쿡 회사에는 두가지 종류의 직원이 있는데 (임시직 정규직과는 무관하지만 살짝 비슷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exempt employee와 non-exempt employee 가 있습니다. 면제 직원 비면제 직원이라.. 뭐에서 면제냐 하면 노동법의 보호에서 면제입니다. 대략 연봉 5만불 언저리에서 경계가 지워지고요, 그 이상이면 면제.. 즉 노동법에서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노동법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면 추가근무를 하더라도 추가근무 수당이 안나오게 되고 일주일에 168시간 이상만 일하지 않으면 아무도 참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주일에 1초만 근무하더라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는 측면도 있기는 합니다. 둘다 별 예고없이 잘릴 수 있습니다만 그렇게 아무렇게나 자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략 5만불 미만이면 비면제 직원이 될 수 있는데, 그러면 노동법의 보호를 받고 반드시 회사와 합의한 시간대 안에서 일을 해야 하고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면 봉급에 영향이 올 수 있고, 출근/퇴근부 시간을 찍어야 하고, 추가 근무하면 수당이 나옵니다.
이 두가지 분류와, 부분근무 (part time) 과는 별 상관없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여기 근무하는 모두가 임시직이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퇴직금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요.
보통 저렇게 '정리해고'될때는 내 보스는 미리 알고 있습니다. 왜냐면 내가 나간뒤의 후폭풍이 어떻게 되는지를 내 보스만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내 보스도 모르게 나를 짤랐다면 내 보스도 곧 짤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해고는 거의 언제나 당일 통보이고, 통보하면서 바로 자리를 떠야 하고, 내 물건은 다른 사람이 정리해서 보내주거나, 아니면 누가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챙겨서 나와야 합니다. 몇주 에서 몇달 여유를 주는 경우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보통 회사에서 매우 필요해서 주는 것이고 절대 개인을 챙겨줄려고 해주는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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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05.26 03:59
보스도 짤릴 가능성이 있다.... 이건 정말 확 와 닿습니다. 제가 있던 회사가 좀 그렇거든요.. 휘청휘청 합니다.
그나저나 다들 잘리면 누가 보는 가운데서 짐 챙겨 나와야 한다고들 하는데, 전 그동안 세번 잘렸는데, 누가 보고 있는동안 짐 챙겨본적이 없어서 그나마 위안을 받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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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5.24 20:37
잘 되실겁니다... 힘 내시길... 인터뷰 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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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5.24 20:50
출장이라는 컨셉이 조금 비슷해서, 마일리지 좋아하여, 조금 공감했던... "up in the air"란 죠지 클루니 영화가 생각나네요.해고 당하는 사람들, 그것을 극복해가는 사람들, 미국이라는 해고, lay off 등등의 모습들...내가 얼마나, 회사를 위해 충성을 다 했는데, 나를 해고하다니, 회사에 감정이입하는... 자본주의의 극단적 모습, 미국에서해고가 어떤 모습인지,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습니다. 젊은 여주인공이, 아이비리그? 대학을 나와, 여러 첨단 시스템을 도입하여해고 대행 전문가의 실제 출장을, 인터넷과 화상을 이용해, 해고하는 모습을 적용해 보려다 충돌 및 실패하는 모습... (최근 한국시티은행의해고 지점 폐쇄의 모습들...- GM 군산공장...)호텔방에서, 고독을 느끼는 모습, 풍경들...마지막, 문자로 회사에 그만두고, 캘리포니아로 가서, whom it concerns에 클루니가 써준, 평판이 있는 추천서, 한장...한때, 이민을 생각했던 모습...이 잠시 생각나고...우리나라 고용경색이라는 표현도 있지만, 우리나라같은 사회 안전망에서 , 회사를 잃는 의미...--- 미국이든, 한국이든... 유럽이든, 힘들 내시고, 가능하면, 해고되지 않는 모습이, 해고되더라도, 여러 사회적 안전망으로 개인이, 사회가, 회사가 보호되는 모습이 있기를 Reasonable하게 적용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화이팅입니다. -
왕초보
05.25 01:31
미국도 사회안전망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실업수당 비슷한 형태가 있기는 한데 아마 2년 제한이 있고, 의료보험도 짤리고 단기간은 어느정도 보조가 되기는 하지만 의료비 자체가 원래 천문학적으로 비싼 곳이라 도움이 될지 의심스럽습니다. 특히 이곳 실리콘밸리는 숨만 쉬는데도 돈이 펑펑 들어가기때문에 실업 상태로 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버리면 취업은 더 물건너 가는 것이고요.
이름밖에 모르는 신자유주의니 하는 것들때문에 죽어가는건 서민입니다.
우리나라도 임시직이면 더 황당한 상황. 어쩌면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것이 우리나라의 임시직이랑 크게 다르지는 않은듯도 합니다. 다만.. 미쿡은 멋대로 자를 수 있는듯 보이지만, 자른 다음에 뒷감당을 해야 하기때문에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부당해고라고 소송거는 것도 매우 흔하고, 일단 소송이 걸리면 꼭 회사가 유리한 것만도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경우 회사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법의 한계인지 아니면 장학생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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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5.25 08:52
살아오면서 들어온..쌀나라는
사회안전망이 없다 생각합니다. 쌀나라분들 힘내시길.../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헉!.... 너무 하네요.. 외국 회사인가요?
면접보시는 것 잘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