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간장(혹은 고추다대기)이라는 음식을 아십니까?
2018.06.17 19:27
집에서의 꿈같은 일주일을 보내고 지난 주에 중국으로 와서 다시 일주일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고추간장(또는 고추다대기)라고 경남 거창, 함양 지역에서 주로 드시는 반찬이 있습니다.
저도 결혼 전에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음식인데, 결혼 후 장모님이 해주신 거 먹고 반해서 환장하는 반찬이죠.
이번에 집에 있을 때 와이프가 해준고추간장을 먹었는데, 이게 여름에는 정말 이 이상 가는 반찬이 없는지라....
중국와서도 먹고 싶어 미칠 것 같아서 직접 해봤습니다.
일단 한국 수퍼 몇차례 방문 끝에 청양고추 재고가 있는 날에 청양고추를 겟 합니다.
물론 그냥 풋고추도 있어야 하고요....매운 정도 조절은 청양고추와 풋고추의 비율 조정으로 조절 합니다.
일단 청양고추 이만큼 썰어 넣고......
풋고추 더 썰어 넣습니다. (이번에는 1:1 로 했는데, 나중에 보니 청양고추가 썰던 손에 화상을 입힐 만큼 매웠던....)
원래는 볶음 멸치를 넣어서 같이 볶아야 하는데 볶음멸치 포장이 너무 커서....문득 마늘은 어떨까 싶어 마늘을 넣었습니다.
사실 멸치 씹히는 걸 썩 좋아하진 않고, 마늘 넣으면 더 매워질 거 같아서....
사진 첨부 용량 제한 문제로 사진은 생략
이제 달달 볶는데, 원래는 들기름 베이스로 볶아야 하지만, 혼자 사는 이곳에 들기름 같은게 있을리가 없죠.
그냥 식용유 약간 넣고 달달달달 볶습니다.
이렇게 볶다가 멸치 다시국물......을 넣어야 하는데 멸치 다시물도 없어서......멸치다시국물과 가장 비슷한 라면 국물이
뭘까 고민하다가, 튀김우동 컵라면이 생각나서 뛰어가서 튀김 우동 컵라면 사와서, 일단 물을 좀 붓고 스프를 조금만
살살 뿌려서 라면 냄새는 안나면서 약간의 감칠맛만 추가 합니다....
그러면서 간장 (집에서 애들 물약 먹이는 조그마한 물약병에 담아왔습니다...)을 넣어서 간도 맞춥니다... 국물을 조금씩
먹어 보면서 간을 조절 합니다. 싱거우면 간장 더 붓고, 짜면 물 좀 더 붓고 나중에 식힐 때 국물을 조금 버리면 됩니다.
그리고 나서 한번 보글보글 끓이고 난 다음에, 식히고요....
다 식힌 다음 통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그리고 밥 먹을 때 비벼 먹죠.....이렇게...
아......꿀맛입니다. 아주 핵 꿀맛이네요. 그나마 이런 맛이 있어 또 며칠 버팁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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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고추 썰다가, 손에 화상.....ㅋㅋㅋㅋ 얼음쥐는 걸로 안돼서, 약국가서 화상 연고 바르고 나았습니다.
청양고추 처럼 독한 고추는 화학적 화상 우려가 있으니, 장갑 끼고 썰고 다지세요 ~~~
어쨋든 이 걸로 주말을 나름 우울하지 않게 버팁니다. ㅎㅎㅎ
와이프에게 사진 보내 주고 폭풍 칭찬 받았습니다.
ㅎㅎㅎㅎ
코멘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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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6.17 21:03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더운 여름에 입맛이 없는 데, 당장 해 먹어야 될 것 같네요. -
냉소
06.17 22:52
여름엔 정말 왔다입니다. 저 반찬을 모르고 산 30년이 억울할 만큼 맛있어요. 입 안이 시원하고 상쾌하죠.
대신 위 방법 말고, 들기름/볶음멸치/멸치 다시물로 하면더 맛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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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6.18 22:51
오늘 아침에 처가 만들어 주네요. 굉장히 맵네요. 아침에 먹고 도시락 반찬으로도 가져갑니다. -
냉소
06.19 21:41
입맞에 맞으신거 같아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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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06.17 22:41
오!! 도시락 반찬으로 좋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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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6.17 22:53
도시락 반찬으로 하실 땐 국물만 잘 조절하시면 됩니다.
저도 도시락 반찬으로 자주 싸가지고 다녔어요. (실제로는 저 것 만 싸들고가서 식당 밥에 비벼 먹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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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6.17 22:49
제가 해먹는 레시피에요
된장 1큰수푼
설탕 1큰수푼
간장 한수푼
식용유 한수푼
청양고추 1개
마늘 1알
청양고추와 마늘은 잘게 다지고
냄비에 식용유 넣고 모든재료를 집어넣고 볶습니다
그게 끝이에요
계란 프라이 한장과 오이채 썰은것과 비벼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 -
냉소
06.17 22:56
된장/설탕은 거창식 고추간장에 들어갈 수 있는 재료로는 처음 듣네요 ^^
마늘도 이번에 그냥 처음 시도 해 본 거였는데.....
적어주신 레시피에는 국물은 없겠지만.....한번 해 봐야 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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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6.18 10:03
청양고추의 알싸함과 된장과 간장 설탕의 조합이 밥비벼먹으면 끝내줍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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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를 보니 전에 사먹은 밥소스(밥 생각나는 소스)랑 같은 물건이군요.
http://www.thebab.kr/inc/sub.php?pageNum=1&left=1
원래 유래가 있는 소스인줄 처음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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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6.19 21:42
오~~ 재료를 보니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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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6.19 01:46
게세마리 멸치액젓을 써보세요. 아마 멸치 다시물을 대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MSG덩어리일 것이다 라는 설도 있는데, 맛이란게.. 신경 끄자구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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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6.19 21:42
바로 그렇습니다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