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I 라고 아세요 ? <-- 추가
2019.10.25 02:14
온 세계에 흩어져 있는, 집집마다 놀고있는 컴퓨터 자원을 이용해서 외계에서 보내오고 있을 수도 있는 신호를 찾는 프로그램/운동/단체 라고 알고 있습니다. 비슷한 방법을 사용해서 더 쓸모있는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어떻게 시작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생각 뿐입니다.
매주 날아오는 광고지나 죠리퐁(!) 껍질을 보면 사람 (주로 아기들) 찾는 공익광고들이 붙어있습니다. 보통은 잃어버린지 얼마안된 아이들이라 어쩌면 찾을 수 있을지 하는 희망이라도 보이는데 며칠전에 저희집에 온 광고에는 1983년에 잃어버린 아기 광고가 있더군요. 6개월도 안된 아기로 잃어버려서 지금 36세라고 합니다. (아칸소주에서 잃어버렸는데 전에 제가 같이 일하던 사람--어른이죠--이랑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나이도 얼추 맞고요. -_-;;) 그 한 많은 세월을 살아온 부모는 어떻게 살고 있을지. 그 어려운 세상을 헤쳐나왔기를 바라는 아기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비슷한 상황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5살때 잃어버린 딸을 44년만에 찾은 일도 있었습니다. 5살짜리 딸은 49살이 되어, 어떻게 갔는지는 모르지만 미국에 살고 있었더군요.
이산가족찾기 라는 프로그램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우연이지만, 이 프로그램도 1983년이라고 하네요. 625 정전 30주년기념 한두시간 특별방송으로 끝내려는 기획이었고 미리 상봉[쇼를] 할 가족도 섭외해 두었었다는데 방송 시작도 하기전부터 이미 초대형사고라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몇달을 생방송..
36년이 흘렀습니다. 아직도 못찾은 가족도 많고, 지금도 잃어버리는 가족도 있습니다. 기술은 36년전 다원방송도 서툴던 시절이랑은 비교할수 없이 발전했고요. 그래서 말입니다..
세상에 마구 흩어진 CCTV와, SETI에서 쓰고 있을 집집마다 놀고있는 자원을 이용해서, 잃어버린 사람들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어떨까 합니다. 부모 잃어버린 아가들, 아가들 잃어버린 부모들, 자기 사진을, 아가들 아가때 사진을, DNA를 이런거 등록해두면, 최신 AI를 사용해서 아가들 사진은 지금 나이로 보정하고, 전세계의 (참가하는) CCTV를 사용해서 감시를 하게 되는 것이죠. 당장은 실시간 감시는 꿈도 꿀 수 없겠지만 궁극적으론 실시간 감시를 통해서 '잃어버린다'는 단어를 잃어버리게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matching하는 작업은 잘 섞어서 각 PC에서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도록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고요 이 정도는 기술적으로는 매우 쉬울겁니다.
부작용은.. 찾아지고 싶지 않은 사람 (예: 조현*) 이 찾아지는 것인데요, 이건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면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잡히네요. 제 분야도 아니고. SETI부터 한번 설치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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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에서 지적해주신 대로, 도저히 그 부작용을 막을 방법이 없어보입니다. 진짜 문제는.. 똑같이 검찰/법원의 문제를 막을 방법도 없어보이는데 이건 피해갈 방법도 없고 난리네요.
코멘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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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10.25 06:26
맞습니다. 그런데 그 공기관이 지금 검찰이나 법원같이 막 나갈땐 어떻게 될까요 ? 엄격히 통제 라는 것도 통제하는 기관을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때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을땐 더 무서운 상황이 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유용하게 쓰일땐 참 유용할 수도 있는 겁니다.
어린 아이를 잃어버렸을때 CCTV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해볼만 한 일이죠. 누군가를 수배했을때 CCTV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도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minority report처럼 내가 범하지 않은 범죄로 쫓기고 있을때 CCTV로 잡힐 수 있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지죠.
중국은 정부 뿐만 아니라 국가 자체가 신뢰할 수 없는 단체이기 때문에 중국이 하고 있는 안면인식이 무서운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변화하는 기술을 거부만 한다고 생기는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지금은 CCTV일 뿐이지만 구글글라스 같은 것이 보편화된 사회가 온다면 온 국민이 저마다 하루종일 동작하는 카메라를 들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이 되고, 이 데이타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가장 일차적으로는 데이타를 제공는 사람에게 위치/경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겠고요.
제 지인이 체육관 락커를 털리면서 락커에 넣어둔 차키와 함께 차도 함께 도난당했습니다. (락커를 공구를 들고들어가서 뽀개고 가져간겁니다) 체육관 락커룸은 CCTV가 없지만 체육관 주위의 CCTV에는 누가 털어갔는지 모두 녹화되어있고, 체육관 주인이 자기네 직원일거라는 얘기까지 한 상황에서, 경찰이 와서 CCTV의 하드드라이브를 가져가 버리고, 전화기 (전화기도 함께 도난당했죠)의 위치정보로 어느 아파트 몇호에 도둑놈이 사는지까지 지인이 혼자 파악해서 찾아갔는데, 그 아파트는 사람은 사는데 당연히 가서 해볼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죠. 수색영장이 나오기 전에 차는 부품으로 팔아치울 거고. CCTV도 경찰이 가져가서는 법정에서가 아니면 보여줄 수가 없다고 했다네요.
CCTV가 만드는 감시사회가 보호하는 것은, 어쩌면 나쁜놈들을 더 보호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게 나쁜놈들이 아닌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고요. Privacy라는 것은 기술적으로 보호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중국 같은 디스토피아 국가나 정부가 나타나지 않게 만드는 것은 국민의 몫이고요. 권리는 기술로 보호가 가능하지만, 가능한 서비스를 막으면 그런 기술이 개발되는 것을 막아서 나쁜놈들은 발달된 문명의 이익을 다 누리지만 정작 그 이익을 누려야 할 보통사람들은 소외되는 그림이 그려지기 쉽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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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가 없으니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독재하는 겁니다.
제대로 된 정부 기관이라면 상호 견제 체제로 감사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막나가는 상황 자체가 문제인 거지 정부에서 개인 사생활 보호에 나서는 건 당연합니다.
그게 개인-국민이 맡긴 일이고 헌법에도 적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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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10.29 13:40
맞습니다. 한 국가 정도라면 좋은 국가에서는 통제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어서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세상에 나쁜 국가가 한개만 있어도 그 국가를 통해서 찾으면 사생활 보호란건 완전히 물건너가는 거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지금 정부만 해도 믿을 수 있겠는데 지금 정부하에서도 검새와 판새들을 전혀 믿을 수 없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 정도인데 ISIS나 부카니스탄 같은 국가가 세상에 한개만 있는 것도 아니라서 저런 물건은 만들어도 안되고 만드는 기술을 만들어도 안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깨우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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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FF
10.29 01:02
cctv를 이용한 방식을 뺀다면, 좋아보입니다. 누구나 찾고 싶은 사람을 올리고, 누구나 자신을 찾아 주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면, 기적같은 일들이 있지 않을까요? 근데, 이렇게 되면, SETI같은 방식까지는 필요가 없을 듯 싶네요. 데이터의 수가 많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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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10.29 13:41
집단지성이라는 것의 힘이 엄청난 것은 사실입니다만 기술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집단지성이 들어가면 기술을 어딘가에서 적용하는 그룹이 생기게 됩니다. 뒤에서 적용되는 기술을 막기는 정말 힘듭니다. 이번 Spectrum에 인공지능의 고삐가 풀리면 어떻게 될거냐는 article이 올라왔는데요 재미있으면서도 소름끼치게 읽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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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11.09 15:12
대학교때 실습용 컴에 seti 돌린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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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11.15 03:03
ㅎㅎ 뭔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느낌에 뿌듯하긴 하죠.
CCTV 로 만드는 감시사회라는 거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민감한 문제입니다.
지금의 중국과 다를 바 없는 디스토피아가 만들어지는 거죠.
저는 현행 CCTV 들도 법규를 통해 견제받는 공기관에서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