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얼굴 보는게 다르네요.

2020.04.30 22:18

해색주 조회:671 추천:1

 얼마전에 전화 회의를 하면서 갑자기 화상으로 하자고 하더군요. 사실 화상으로 하면 불편하기도 하거니와 개인의 사생활(대부분의 직원들이 재택) 문제로 인해서 가급적 안하려고 했는데, 왜 그러지 하면서 봤습니다. 저 빼고 다들 여자분들이고 모두 집이더라구요. 날씨가 더워서 가벼운 차림으로 오후 느지막히 회의 들어와서 발표하고 설명하고 질문하고 하는데, 확실히 얼굴이 보이니 말을 삼가하게 되더군요. 전화 회의를 할 때에는 다소 공격적으로 이야기 하고 때로는 화도 잘내는 편인데, 서로 얼굴 보면서 하니까 아무래도 조심하게 되더군요.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를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글을 남기는 것도 남을 욕하는 사람들도 과연 당사자들 앞에서도 그런 말을 할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회의에서 저랑 자주 부딪히던 사람이 있었는데 화상으로 보니 제가 생각했던 전형적인 인도 아가씨더군요. 최근에는 하도 부딪혀서 서로 조금은 조심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이직과 해고 모두 자유로워서 최근에 인원들이 많이 바뀌더라구요. 저는 앞으로도 이 회사 쭈욱 다녀야 하는데, 과연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더군요.


 늘 이직할 마음으로 이력서 업데이트 하고 분기마다 기술이나 영어같은 것을 측정하면서 살고 있는데 말이죠. 나이도 있고 급여 문제도 있고 해서 쉬운 일은 아니죠. 실무반, 관리반으로 일을 하고 있고 급하면 코딩도 하고 기술서적도 찾아보고 하는데요. 당분간은 이렇게 반반치킨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내려 가기도 올라가기도 애매한 직급과 나이인지라, 조심스럽더라구요. 사람들을 대하고 생각하고 설득하고 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회사에서 중간 관리자들에게 책임만 잔뜩 주고 권하은 쥐뿔 아무것도 없는데, 최근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새로운 언어로 이전하는 것을 준비하는데, 이거 집에서 별도로 공부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 좋은 날에 코딩이나 하기에는 집이 참 좁습니다. 여행이나 훌쩍 가고 싶은데, 아내 반대로 집과 근처 산만 오가고 있습니다. 긴 연휴 모두들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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