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신제품이 나왔네요. 또 살까 하고 있습니다.
2020.09.18 09:55
현재 애플워치 2 / 애플워치 5를 번갈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로 애플워치 5를 쓰고 애플워치 5가 충전 중일 때 잠시 애플워치 2를 사용합니다.
이제 애플워치 6 신제품이 나왔던데, 새로 하나 구입해서 매일 하루씩 충전하면서 번갈아가면서 쓸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듣기에 따라서 좀 이상한 소리이긴 한데, 이게 이유가 좀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였나? 어느날 집에 가는데 심장이 미친듯이 뛴다는 느낌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뭐랄까 막 달리기 해서 빨리 뛰는 그런 빠른 박동이 아니라 미약하고 힘없이 경련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체감상 박동수는 1분에 한 200~300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고, 식은땀이 나고 눈앞이 캄캄했는데 잠깐 바닥에 드러누웠다가 심호흡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괜찮았습니다. 예전이고 어린 시절이라 그냥 넘어갔죠.
세월은 흘러 2013년 겨울 쯤 아침에 출근하다 비슷한 일이 생겼고, 그때는 쉽게 넘어가지 못하고 출근길 길바닥에 쓰러졌고, 119를 타고 응급실로 가게 됐습니다. 뭐 이런저런 호스와 기기들을 주렁주렁 달고 좀 지냈고, 그 후 수술이 있었고,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졌고, 일을 줄였고, 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후 이런 저런 운동을 하면서 체중 조절도 하고 체력도 증강시키고....뭐 그랬습니다.
그럭 저럭 별 문제 없이 지내던 중, 작년 11월 이번에는 또 다른 문제가 찾아왔습니다. 밤에 자려고 누우려는 데 심장이 뭔가 덜커덕 거리는 느낌이 들었고 삐끗삐끗 뛴다는 느낌이랄까, 박동이 불규칙하고 어긋난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어지간 하면 그냥 자려고 했지만, 찝찝해서 아이폰의 건강앱을 봤더니 심박 변이 항목이 아래와 같더군요. (당시에도 애플워치 5를 쓰고 있었지만, 심전도 기능도 비활성 상태, 심박 변이 알림기능도 비활성 상태이니...)
제가 의료인도 아니고, 저 DATA가 의미하는 바를 명확하게 알 지는 못하지만, 평소 저 DATA값이 10msec~100msec 내외를 오가고 있었던 것을 보면, 아무래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는 와이프 깨워서 응급실로 달려 갔습니다.
진단은 Atrial Fibrillation (심방세동)으로 나왔고, 응급실에서 주사 맞고, 약 먹었지만 잘 안 들었고, 아침이 되고 난 이후 다시 주사, 약을 바꿔서 1차 약, 몇시간 후 다시 2차 약 등등 해서 저녁 때쯤 심박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시 찍은 심전도를 보면, 정말 파형이 엉망진창이더군요. 전문지식은 커녕 기초지식도 없는 제가 봐도 아....저건 정말 심각한 문제겠구나 싶을 정도. 만약 당시 애플워치 5의 심전도 기능이 활성화 되어 있었더라면, 고민하던 그 한두시간 동안 심전도 한번 재보고 바로 병원으로 날랐겠죠. (측정해 보고 정상으로 나왔어도 병원 가긴 했을 것 같습니다. 좀 안 좋았어서. 그런데 정상으로 나왔을리가...) 어쨋든 병원에 더 빨리 갈 수 있었을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뭐 어떻게 약을 먹으면서 관리하고 있고, 아직 시술은 고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좀 걱정스럽긴 하죠.
어쨋든, 그 이후로 애플위치의 심전도 기능은 소위 야매로 활성화 시켰고 (이제 곧 정식으로 활성화 된다지요?), 그 후 주기적으로 심전도 보고 있고, 이상한 느낌이 들면 심전도 찍고 당시의 증상, 느낌을 기록해서 병원갈 때 출력해서 가지고 갑니다. 물론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바로 뛰어 갑니다.
이후, 병원에 갈때마다 , 중간 중간 운동 기록 (그 중 특히 운동 시간 중 심박 변화 자료)과 혈압 기록, 심전도 기록을 들고 가면 의사선생님께서 무척 흡족해 하십니다.
물론 애플워치의 심전도 기능이 의료용 심전도 보다 정확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기능이 매우 부족하여 AF 정도만 겨우 감지 가능할랑 말랑 한 수준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제가 뭔가 스스로 자가 진단하겠다는 것도 아니고요. 뭐랄까, 병원 가는 타이밍을 좀 더 확실히 빨리 가져가겠다는 것과 의사선생님께 보여드릴 최소한의 DATA를 확보하겠다 정도죠. 심전도는 사실 그 시간이 지나면 멀쩡하게 나와서 진단이 좀 그렇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어쨌든 아래와 같은 심전도 보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가끔 이런 심전도도 나옵니다.
그냥 별 생각없이 쟀는데 나오는 게 아니라, 어? 어? 어? 할 때 재보면 이럴 때가 있더라고요.

위의 그래프들 들고 (사실 심전도 그래프 뿐 아니라, 평소 심박/ 걷기 심박/ 휴식 심박도 데이터화 했죠)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과 상의해서 약을 바꾸거나 용량을 조절하고 난 후에 심전도나 심박 데이터를 확인하고 또 약의 성분과 양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서, 지금은 저런 심전도 잘 안나오긴 합니다. 어쨋든 애플 워치가 없었으면 하기 힘들었던 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애플워치 6는 산소포화도도 측정 가능하다지요? 뭔가 좀 더 의미있는 데이터를 모을 수도 있을지도....
애플 워치 5 - 애플워치 6를 번갈아 사용할 것인가.....산소포화도도 된다고 하니, 애플워치 6를 두개 사서 번갈아 쓰고, 5는 와이프 줄까....싶기도 합니다. 저는 이제 애플워치 한시도 손목에서 못 떼어 놓을 거 같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코멘트 20
-
해색주
09.19 00:20
-
냉소
09.20 15:53
사실 저도 처음 스마트 밴드로 시작했을 땐 그렇긴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하나씩 기능을 더 쓰게 되더라고요
-
나도조국
09.19 01:55
우어 이건 완전 noise 수준이군요. 모니터도 모니터지만 집에 AED하나 장만하고 휴대하셔야 할듯 합니다. ㄷㄷㄷ
이걸 핑계로 휴대용 AED 개발해 보시는건 어떨까요 ? 시계처럼 늘 착용하고 모니터하는 것으로요. 시계처럼 찰 수는 없겠지만 (심장을 관통하는 전류를 통해야 해서) 정말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장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AED가 있는 경우에도 쓰러졌을때 누군가가 늦지않게 이걸 써주지 못해서 생명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 경우가 많거든요.
에궁 건강하세요. 애플워치6는 바로 구매하시고요. 물론 두개로요.
-
냉소
09.20 15:54
휴대형 AED라, 생각도 못했네요. 음....좀 구체적으로 좀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듭니다 ^^
-
나도조국
09.21 15:43
기술적 문제 하나가.. 일단 AED는 부착하는 패드가 두개 입니다. 이 두개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붙이는데 그 한가운데 심장이 있도록 붙입니다. 보통 하나는 어깨에 하나는 반대쪽 배쪽에 붙이라고 합니다. 이 패드를 몸에 붙일때 1회용 젤을 사용합니다. 즉 끈적끈적합니다. 휴대용 AED가 성공하려면 이 젤이 여러번 쓸 수 있어야 하고, 뗐을때 끈적끈적하지 않아야 할 겁니다. 물론 땀도 발산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요.
대략 모양은 심박센서 (가슴에 허리띠처럼 차는 물건요) 처럼 생기거나 티셔츠에 벨트 한두개 달린 형태로 시작할 듯 합니다. 이상적인 것은 아예 몸속에 박아버리는 것이죠. 그러면 젤 같은 것도 문제가 안 생기고. 이걸 착용해야 할 사람이 일반인은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몸속에 박는 것과 옷처럼 입는 것은 대상자가 다르다고 봅니다.
실질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개발이 끝난 뒤에 있습니다. 인증이죠. 이건 의료기구라 인증이 장난아닐 겁니다. 나라마다 받아야 하고요. 필립스 AED의 경쟁제품이 "거의" 안나오는 이유도 이거라고 들었습니다.
-
냉소
09.21 17:20
당연하겠지요. 의사들 조차 제세동기는 프로토콜이 따로 있다고 하니...
기본적인 모양새는 Suunto 심박측정기 같은 모양새에 전극하나 추가 하는 형태가 어떨까 싶기는 하네요.
AED 역할을 하는 컨트롤러는 별도로 주머니에 넣을 수 있도록 선을 좀 뽑아서 만들고.....
음.....누군가 개발할 때까지 기다리는 걸로. ㅎㅎㅎ
-
저도 지인 중에 심장이 좀 안 좋은 분이 있는데 추천해드려야겠네요... 사드릴 형편은 안되고...ㅋㅋ
-
냉소
09.20 15:55
아마 관심 보이실 걸요.
-
죄송합니다만... 사면 무슨... 앱 같은 걸 깔면 쉽게 되는 건가요? 아니면 탈옥하는 것처럼 뭔가 해야 하는 건가요?
-
냉소
09.21 12:01
기본앱으로 다 있는 기능입니다. 아이폰과 같이 사용해야 하지만요.
다만 심전도는 이제 합법적으로 풀린다고 하는데, 제가 이미 야매로 풀어놔서 현재 시점에서 공식적으로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_-;;
-
아~ 기본앱인데 아이폰과 같이 사용해야 하는군요~ 지인은 아이폰을 안쓰시는데~ ㅋㅋ 사라고 할수도 없고 ㅋㅋ
-
냉소
09.22 11:28
갤럭시워치에도 거의 같은 기능들이 있습니다. ^^
-
minkim
09.19 22:53
냉소님에게는 꼭 필요한 아이템이네요.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
냉소
09.20 15:55
감사합니다 ^^. 기술의 발전의 혜택을 잘 보고 있는 거 같습니다.
-
그런 사연이..ㅠ 건강 잘 챙기세요~~
-
냉소
09.20 15:56
감사합니다 ^^
-
심장쪽 질환들은 평상시 예후 관찰이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스마트 워치가 발전하니, 이런 점이 또 좋네요.
노인분들 낙상 알림 기능도 있고, 이상 심박 증후 포착도 되고요.
기술의 발전의 선한 영향력 인 것 같습니다.
냉소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
냉소
09.21 12:02
감사합니다. 기술의 발전이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심리적인 안정도 무시 못할 정도이기도 합니다.
-
이런 순기능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순기능적인 것 말고
관련해서 생각난 우스갯 소리를 한번 하자면,
예전에 서핑하다가 본 건데요
어떤 사람이 스마트워치를 풀지 않고 ㅇㄷ을 보면서 혼자 시간을 즐기다가
스마트워치가 그 행동 모션을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고 있다고 착각을 하여
연동된 전화기로 911을 불러 들이닥쳐서
난감한 적이 있다는 내용이었네요
남자들끼리만 알 수 있는 내용... 한번 웃으시라고 써봤어요
냉소님 건강하세요
-
냉소
09.21 12:02
ㅋㅋ 그렇군요.
저 사진을 보니, 애플 워치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알겠군요. 저는 미밴드5를 샀는데 아직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단순히 그냥 시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