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는 것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요?
2021.03.31 01:24
최근 몇 년 아주 열심히 살았습니다. 이사도 하고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커가면서 작년부터인가요, 주변 경치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그전까지는 산책도 안나가고 강의 듣고 과제하고 출근하고 운동하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다시 검도도 하고 주변도 돌아보고 동네 가게도 가게 되더군요. 지금 사는 곳이 좀 어색했고 늘 다른 동네 사는 것 같았는데 도장 다니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러면서 동네 사람이 된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3년 전에 승진하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기더군요. 그전에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살았는데 그 다음에는 주변 사람들도 보이고 동료들도 보이더군요.
처음에는 좀 창피하기도 했고 후회도 많이 되었습니다. 승진이라는게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고 내 생각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에는 그곳 나름의 고민이 있었고 마음대로 되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좀 적응이 되었는데, 그 적응을 하는 과정에서 내면이 아니라 밖을 바라보게 되더군요. 그때부터 주변 경치가 보였어요, 아침에 출근하는데 벚꽃과 목란이 피는 것도 보이고 말이죠. 오늘 출근하다가 문득, "저 벚꽃 피는 것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이고 요즘에는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체력도 근력도 떨어진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좀더 재미있는 일을 벌리고 싶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운동하고 하지만, 요즘은 뭔가 정해진 일만 하다가 끝나는 것 같아서 말이죠. 다행히 회사에서는 파이썬도 쓸 수 있고 다른 새로운 툴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좀더 도전하고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네요. 일단 오늘은 좀 자야겠습니다. 제 자리가 창가인데, 하루 종일 창문을 열어 놓고 있었더니 눈이 계속해서 따갑네요. 이미 두 번이나 넣었는데도 계속해서 눈이 따가워요. 다들 건강 조심하고, 코비드 조심하세요. 백신도 나오고 조만간 치료제도 나올 것 같고 그러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것 같기는 한데요. 아직은 좀더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KPUG도 번개라도 해야 할텐데 말이죠. 마지막 번개가 종로 치킨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코멘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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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03.31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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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3.31 06:47
체중이 97키로를 찍어보고 운덩을 시작한지 보름이 되었습니다 -_-....
찌찌가 흔들리는걸 느낀후 열심히 하루에 푸쉬업 과 달릭를 시작했습죠
한심하게도 당연하게 한손으로 푸쉬업 한개도 못하는걸 보고 어이가 상실했고 10개를 하니 영혼이 탈출하는걸 느꼈으며 지금은 한번에 30개씩 수시로 하루에 200회 이상 하고 있습니다
달리기 20분만 해도 숨이 차는게 아니라 몸이 못달리는걸보고 좌절 하고 있습니다
체중이 엄청 늘어서 무릅아작날까봐 경보속도로 일단 20분이상 달리고 있습니다
진짜 운동해야 합니다 ㅠㅠ -
나도조국
03.31 11:43
저는 한손 턱걸이는 해봤어도 한손 팔굽혀펴기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네요. ㄷㄷㄷ 뭐 전부 소싯적 얘기고 지금은 두손으로도 덜덜덜..
가벼운 산보 이상의 어떠한 운동도 장수에 도움이 안된답니다. 살살 하세요.
찌찌 얘기하시니까 갑자기 심슨즈 만화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바트 (심슨씨 아들)에게 친구 여친(!)이 상을 준다고.. 짜잔 가슴을 보여주었는데 눈이 확 커진 바트.. 우리 아빠랑 똑같네.
사실 꽃소년 준용군님은 키가 커서 97키로 자체가 문제가 되어보이지는 않습니다. 근육운동으로 체중을 늘려보시는 건 어떨지요. 아 물론 움직일때 발목이나 무릎이 아프다면 체중을 줄이는게 우선이겠고, 그 경우에는 신고 다니시는 신발을 바꾸거나 깔창을 알아보시는 것도 강추입니다. ㄷㄷㄷ 상상이 안가네요. 하얀 꽃소년이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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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3.31 16:03
헬창으로 거듭나볼까요 ㄷ ㄷ ㄷ -
해색주
03.31 19:36
결국 먹는 걸 줄여야 하더라구요. 어제 10년만에 곱창+막창 먹고 반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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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조국
04.01 01:43
곱창+막창은 참으실 수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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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준용군
04.01 19:28
일단 먹고 보는겁니다 +_+ -
요즘 일(공방창업) 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더니...
회사 그만 두자마자 완치(?) 되었던 역류성 식도염이 재발 되었네요..
회사 다닐 때만큼의 스트레스는 아닌데..사실 선택에 대한 고민에서 오는
스트레스인데... 그나마 강아지 산책겸 걷기 운동을 해서 잠은 잘 자는 편인데, 예전만큼 수면의 질이
좀 떨어지고... 다시 정신과 약을 좀 먹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해 봤지만..당분간은 운동으로 어떻게
해결해 봐야겠습니다..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그 좋아하는 샤워후 가끔 마시던 맥주도 포기하고... 저녁 먹고 간단하게
먹던 야식도 포기하고... ㅠㅠ 커피도 하루 샷 4잔 마시던 것을 2잔으로 줄였네요.. 지금 커피도 잠시
끊어야 하나 고민중이지만... 커피 끊으면 인생에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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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4.01 00:11
전 커피는 하루 한 잔만 그리고 녹차/보이차/둥글레차를 돌아가면서 마십니다. 언젠가부터 녹차는 써서 멀리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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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트레스로 인한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2년간 커피를 한방울도 안먹었었습니다. 그덕에 요즘은 반잔만 먹어도 잠을 못자요. 완치는 아니지만 90%이상은 호전된거 같아요. 스트레스받으면 증상이 간혹.... <br />암튼 역류성식도염의 적 은 카패인 입니다. (커피만 끊고, 녹차 콜라 먹은건 비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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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ㅠㅠ
저도 사실 건강관련 나름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지만, 곧 받아들이고 친구처럼 함께 살아보기로 했답니다.ㅎ
뭐 사실 다른 대안도 없더라구요..
님들도 힘 내시고, 종로 치킨 번개는 네 명 선착순으로 한 번 추진해 보심이..^^
저 최근에 SK 본사 앞 자주 지나갔습니다.
벚꽃은 여기도 흔한데, 진달래, 개나리가 그립네요. ㅠㅜ
우리나라는 무한경쟁사회라 꿈도 못 꾸지만, 여기는 아무 생각없이 한동안 놀다 오는 사람도 제법 보입니다. 애들도 공부하다가 한두해 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요. 부럽긴 한데 저는 적응이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