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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해철 마왕의 노래를 들으면서 수학책을 잡고 공부하던 고딩이 이제 대학생 아빠가 되었습니다. 성당 수련회에서 처음으로 헤비메탈을 접했던 시골 소년이 서울에서 살기 시작한지 벌써 20년이 넘었다는 이야기인거죠. 급하게 결혼한 아내를 따라서 시작했던 서울 생활이었고, 좀더 핫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청년은 이제 세상 살이에 찌들은 배나온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대학생때에는 정말 운동만 했고 군대에서도 계속 운동하면서 나름 괜찮은 몸매였지만, 이후 육아와 회사 생활에 지쳐서인지 그냥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아내가 떠오릅니다. 이렇게 같이 일상을 함께 했으면 하는 소망을 20대 중반에 품었는데, 나이 많던 누나는 이제 나이 많은 아내가 되어서 소파를 차지하고는 리모콘을 꼭 쥐고 있습니다. 저랑 참 많이 다른 그러면서 닮은 아내입니다. 제 감성을 가장 많이 공유하는 사람들은 고등학교 친구들인데 육아와 회사 생활에 치여서 못만난지 오래 되어서 이제는 참 많이 멀어졌습니다. 제가 연락하면 다시 반갑게 만나주기는 할 것 같습니다.


 재작년에 정리해고 비슷하게 회사 그만두고 급하게 이직하면서 많이 지쳤고 새로운 회사에서 적응하고 업무가 익숙해 지니까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뭔가 안정적으로 하나의 일을 하기에는 전문계약직이라는 계약 형태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큰애가 대학교 들어가고 아직 아이들이 자사고 등록금이며, 학원비며 돈 들어갈 곳이 참 많습니다. 능력도 안되는데 4형제를 부양하려니, 아내나 저나 참 죽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아래 가사처럼 함께 일상을 하고 차를 마시고 길을 걸을 수 있는 아내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아내나 저나 늘 바빴고 조금은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그나마 유치원비가 안들어서 경제적으로는 괜찮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학원비가 꽤 들더라구요. 뭔가 트레이드 오프라는게 존재하는구나 생각이 들기 시작했던 것이 그때쯤이었죠. 이제는 아이들이 다 커서 부모와 여행을 다니지 않거나, 공부나 시험 준비로 바쁘네요. 덕분에 작년부터 아내와 휴가를 보내거나 휴양소에 가서 여유롭게 밥먹고 차마시는 일을 하고는 합니다. 그전에는 아이들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조용한 가게에서 밥먹고 차마시고 책을 보는 그런 휴가를 보내고 있지요.


 오랜만에 신해철 옹의 노래를 들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들이 사준 M1맥북에어는 이제 봄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차가워서 깜짝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작년에 노트북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면 (맥북 프로 2014) 뜨거워서 켜기도 싫었는데 맥북은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코딩하는 환경 때문에 고사양의 노트북을 사고 싶었는데, 이제 파이썬 코딩을 대부분 코랩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코딩 공부도 대부분 가벼운 것다보니 이제는 좋은 노트북이 필요하지는 않더라구요.


 M1 맥북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개발 환경 구성이 안된다고 했는데, 저처럼 데이터 분석을 주로 하는 경우에는 쓰기 쾌적합니다. 이런저런 검색을 많이 해서 크롬 탭 숫자가 많이 늘어나는 것 말고는 없네요. 방송대 다닐 때에는 과제물로 ppt나 엑셀 그리고 워드를 많이 사용했는데, 작년 하반기 졸업하고 나서는 그런 일들도 모두 바이바입니다. 좀더 쉬고 나서 건강이 회복되면 방송대 대학원을 졸업해볼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좀 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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