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속의 韓流
2010.06.09 02:59
안녕하세요. 우산한박스 입니다.
오밤중에 '꽃보다 남자 OST'를 듣다가 문득 이곳 카자흐스탄에서 느낀 한류에 대해 글을 써보자~ 하는 생각이 들어서
늦은 밤에 끄적여 봅니다. 더불어 오랜만에 카자흐스탄에 관한 글을 끄적입니다.
여러분께서는 韓流(한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뭐.. 겨울연가, 배용준, 권상우, 이병헌, 대장금, 이영애, 열성적인 일본 주부들 등의 단어 들이 떠오르시겠지요?
한류는 일본이나, 동남아에서만 불고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4,000여 킬로미터 떨어진 이곳 중앙아시아의 한복판 카자흐스탄에서도 거세게 한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전에 방영된 드라마로는 주몽, 천추태후, 풀하우스 등이 있고,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에는 선덕여왕, 꽃보다 남자가 있습니다.
의외지요? 주몽, 천추태후, 선덕여왕 등의 사극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전파를 타고 있다는것이.
요인으로는 몇가지를 꼽아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유목민족의 피가 진하게 흐르는 이곳 카작의 특성상 '~칸'등의 초원을 질타한 '영웅'에 대한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래서 주몽, 천추태후, 선덕여왕 등 영웅 캐릭터가 강한 사극들이 먹혀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구 공산권의 특성상 그런지 아니면 문화가 상대적으로 덜 발달해서인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드라마, 영화의 극적 흐름이
밋밋합니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밋밋하게 진행되고, 일방적인 복수에 관한 이야기 랄지. 극이 재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는 뚜렷한 캐릭터, 뚜렷한 극적 흐름(권선징악 같은)이 있습니다. 이에 이곳 사람들이
흥미를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풀하우스나 꽃보다 남자와 같은 트랜디 트라마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TV를 보면 여러 프로그램들이 밋밋합니다. 색깔이 없지요. 하지만 풀하우스나 꽃보다 남자와 같은 드라마들은
아주 총천연색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러니 카자흐스탄 젊은 여성들의 방심을 흔들만 하지요.
이런 드라마들이 카자흐스탄의 전파를 타면서 한국, 한국어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 무척 친숙하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10대 청소년들 특히, 여자아이들은 '안녕', "감사합니다." 정도는 기본으로 합니다.
한국인인 제가 동네를 어슬렁 거리면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네곤 합니다.
드라마를 많이 보거나, 한국어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은 '안녕, '감사합니다.'에 이어 '사랑합니다.', '예쁘다.'
'바보' 등 드라마 대사에 자주 나올만한 한국어에 익숙합니다. 저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지요.
저는 카작어로 '바보' 같은 단어는 모르거든요.
한류는 왜 중요한가?
저도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우물안에 있을 때는 몰랐습니다. TV에서 한류~ 한류~ 떠들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남의 이야기로 여겼지요. 하지만 밖으로 나와보니 달랐습니다. 피상적으로 접했던 '한류'의 실체를 접할 수 있었고,
그런 한류들이 우리 한국인들에게 호감으로 작용하고, 비지니스 꺼리를 만들고 있다는 것에 묘한 감흥을 느꼈습니다.
이 호감들이 우리나라 상품 구매나, 한국 관광 등으로 이어지겠지요.
홍콩영화가 아시아를 장악했던 세월이 대략 10년여라고 알고있습니다. 그후엔 그들이 매너리즘에 빠져서 도태되었다고
알고 있구요. 한류는 그렇게 되면 안되겠지요.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우리나라에서 위에서의 압박(일본), 아래에서의 치고
들어옴(중국)을 이겨내고 세계에 우뚝 서려면 그들이 갖고 있지 않은 '한류'라는 무기를 적극적으로 써먹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족.
동네 꼬맹이들(10대 여자아이들)이 한국어 가르쳐달라는데, 너무 어렵네요.
교재 좀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게 쉽게 손댈 수 있는 물건이 아니로구먼요.
한쿡어 너무 어려워욧. 네이티브 스피커래도 별 수 없구먼요 ㅋㅋ
국위선양(?) 하시는 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