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vin'g Flag... 두 가지 다른 버전
2010.06.12 11:38
남아공 월드컵이 드디어 열렸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축구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으며, FC Korea 이외의 축구에 관심은 없으면서 축구에 관심이 많은양 행세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에 대해 비판적입니다만,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이니 우리나라가 좋은 성적을 거두길 원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감독이... 감독이... T_T
하여간 오늘은 축구 그 자체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시방새(SBS)에서 단독 중계하는 월드컵 관련 내용에서 자주 나오는 이 음악... 적어도 멜로디는 다들 귀에 익으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이 음악이 '월드컵'에는 맞을지 몰라도 '남아공의 현실에도 딱'이라는 해설에는 Feel이 잘 안올겁니다. 가사를 찾아봐도 좀 거시기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 넘은 '월드컵 전용 버전'이기에 원래 가사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괜히 Celebration Mix가 아닙니다. 원곡은 따로 있으며, 가사도 다르며 흐름도 다릅니다.
원곡 버전은 축구 경기 응원가의 가사라기보다는 오히려 'We are the World'나 'You're not alone'에 가깝습니다. 전쟁과 가난, 재앙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청소년, 그리고 미국이나 캐나다로 어떻게든 난민 이주를 하더라도 슬럼가에서 인생을 보내야 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노래입니다. 캐나다의 신진 가수들이 아이티 지진때 이 노래를 부른 것도 꽤 유명합니다.
여전히 큰 빈부격차에 시달리며 사회 통합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는 남아공에, 그리고 여전히 내전과 가난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 검은 아프리카에 힘을 주는 노래입니다. 월드컵용 편집 버전 말고 원곡을 듣는 것을 더 추천합니다. 월드컵같은 '겉으로 화려한 전 세계 화합의 장' 뒤에는 결코 숨길 수 없는 '빈부격차와 전쟁'이 있고,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겉으로만 화합하는 이벤트보다 더 중요할테니까요.
코멘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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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06.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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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석
06.12 14:24
어제 처음 들었는데 좋더군요.
쉬운 멜로디에 선동적인 가사.....
우리도 이런 음악가가 나올 때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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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6.12 14:51
염색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던 동남아 이주노동자가 벨소리 다운로드 1위의 가수가 될 수 없는 한... 이러한 음악가가 나오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K'naan이라는 가수가 소말리아 난민 출신에 미국과 캐나다의 슬럼가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성장사를 갖고 있으며 그리고 그러면서 깨달은 사회 운동의 필요성을 노래로 표현한 것이 메이저 음악 시장에 눈에 띄게 된 역사를 갖고 있기에 저러한 음악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냥 선동적이고 쉬운 음악은 만들기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지려면 그 사회가 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중독성 강한 쉬운 음악들은 걸그룹들이 열심히 찍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만 될 뿐 뭔가를 바꾸지는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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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6.12 17:14
감사합니다.. iris님...
첨들어 보는노래인데 좋네요.. 고맙습니다. ㅎ 저도 축구를 별로 안좋아해서.. 조용히 지내려구요..
우리팀이 이기는건 좋은데... 모든 매스컴에.. 축구얘기만할꺼 같아 그닥 반갑지는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