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부터 걸려온 전화
2010.08.02 13:32
참 아끼던 과 후배가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살다가.. 박사하고 미국에 와 있는데 이 녀석이 근처에 유학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뭐 별로 챙겨주지도 못하고.. 가끔 논문냈다 뭐 그런 소식만 듣고 있었는데. 학위를 곧 받는다 하고 있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버렸습니다. 나쁜 녀석. 장례식을 한다고.. 다들 가는데 저는 못 가겠더군요. 장례식 있는날 아예 장례식과는 근처에도 안갈 황당한 복장을 하고.. 그냥 일했습니다.
그러고는 몇년이 흘렀는지 모르겠네요. 한 십년쯤 되었을라나. 이녀석 동기들이 곧 모인다고.. 방금 전화가 왔습니다. 형도 오세요.
이젠 이녀석 생일도.. 간 날도.. 문득 생각이 나면 써느름 합니다만. 명복을 빌어봅니다.
코멘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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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필
08.02 20:27
가는날은 정해지지도 순서도 없다는 어른들 말씀이....
아마도 내가 불려 가는 그날을 안다면 세상 이리 살지 않을거라고 생각을..
고인이 이세상에 남긴 그 무언거가 뜻있는 일이 있겠죠..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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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V
08.02 22:38
저도 대학 전공교수님이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을때,
군대에서 친한 병장이랑 몇명 사고로 사망했다고 들었을때 등
묘하면서 아쉬우면서 그리운 기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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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8.03 23:40
힘 내시길... 요즘...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러는지... 세상 버린분들이... 남 같지 않습니다..
글 읽으면서... 숙연해 지네요.. 화 이 팅 외쳐봅니다...
저도 친한 교회 후배가 먼저 세상을 등진 적이 있습니다.
그 참, 기분 묘하더군요. 외아들에 그렇고 그런 집안에서 나름 기대되던 자식이었는데...
왕초보님 글 읽고 갑자기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