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의 의미가 생각 보다 크네요
2010.09.13 10:03
아이들이 고슴도치 두 마리 키우다가,
3주전 쯤에 우연찮게(?)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다는 얘긴 했었습니다만,
며칠전부터 새끼 두 마리가 움직임이 적고 또 젖도 잘 먹지 않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예전에는 자주 나와 쉬던 어미도 이젠 나오지 않고 새끼 옆에 바싹 붙어 있을 정도였지요.
갑작스런 기온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그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픈 것 확실해 보였습니다.
고민하다 결국 어미를 잘 먹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많은 시도를 했는데,
아직 눈도 안뜬 새끼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더군요.
갈수록 힘이 없이 늘어지는 새끼들을 보면서 집사람이 애들을 불러 놓고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새끼들의 '죽음'에 대해 미리 받아들이는 연습(?)을 시켰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만약 새끼들이 살아나지 못하더라도 그건 너희들이나 도치어미나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원래 모든 생물은 나서 죽는 것이 자연의 이치 아니겠느냐고요....
평소 감정 표현에 서툰 큰 놈(초딩6, 남)은 그 자리에서는 이해한 듯 하더만
자기 방에 들어가서는 고슴도치 집 옆에서 목 놓아 울더만요. 꺼이꺼이.. 무슨 통곡 비스무리...
깜짝 놀랐습니다~... 요새 키는 좀 컷지만 그래도 어린애였는데 저렇게 슬퍼하다니...
아니할 말로, 부모가 죽더라도 저 놈이 저렇게 통곡을 할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 정도로....
여하간 현대사회의 속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언급한 그런 통속적인 표현은 사용하지 않더라도,
갈수록 개인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애완동물은 현대인에게 남다른 의미인 듯 합니다.
안타깝게도 가축 외의 동물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하고 커온 저에게는 100% 이해되는 건 아니지만....
** 애완동물에 반려동물이라고 하는 표현이 요샌 대세더군요
** 다행히도 어제부터 도치 새끼들이 기운을 차리고 젖도 빨면서 활성도가 높아 졌습니다.
아이들이 애완동물(반려동물) 키우면서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가는 것 같아요.
기쁠 때는 웃고 슬플 때는 울어야 정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