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대시보드 만들었네요.
2010.10.19 07:21
모니터 하나랑 오래된 노트북 하나랑 구석에서 썩고 있는 것이 아깝고, 요즘들어 약속을 잊어서
낭패당한 적이 있는지라 기억력 강화를 위해 거실에 정보 일람이 가능한 대시보드를 만들었습니다.
거실 벽에다 월마운트로 22인치 모니터를 먼저 달아주고, 선 처리해서 노트북에 연결하는 식으로
조작하기 보단 오직 보기만 하는 단말기 입니다.
주로 표시할 내용은 1. 날씨 및 시간 2. 메일함 최신 제목 3. 가장 중요한 각종 장기 일정 및 약속의 메모 표시입니다.
아직까지 썩 맘에 드는 위젯이나 메모 프로그램이 있는 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기능적으로는 만족할만 하네요.
특히 나가기 전에 날씨 부분 살짝 들여다보고 우산 준비하는게 도움이 됩니다.
내용의 수정은 노트북 열기 귀찮아서 본체 컴에서 전부 합니다. 원격 조정으로 직접 메모 내용을 넣는 거죠.
터치스크린 모니터였다면 나름 몇가지 기능 더 넣을 수 있을텐데 돈 아깝고,
입력하는게 좀 복잡하긴 해도 이게 가장 제 생활패턴에 근접한 방식 같네요.
그런데 쓰다보면 좀 찜찜한 것이, 액정을 항상 켜두어야 한다는 겁니다. 어짜피 남아도는 놈이니까
1~2년 쓰고 버린다 치고 써도 되겠지만 그보단 번인 현상이 더 무섭던데요. 그래서 밝기를 줄여보니
이번엔 가독성이 떨어지구요. 결론은 제가 대시보드 근처에 있을 때에만 화면이 켜지면 된다는 겁니다만...
시범삼아 키보드를 땅에 두고 살짝 밟으니 괜찮긴 합니다만 그래도 밟기 귀찮고 나중에 가면
귀찮아서 밟지도 않게 될 것이라 우려하여 다른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뭐냐 하면 당연히 모션 인식 센서지요.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 건지 시중에 쓸만한 센서 같은 건 없고, 웹캠을 이용한
모션 인식 프로그램이 좀 있더군요. 그래서 어딘가에 박혀있던 PS2 아이토이 카메라를 꺼내서
모션 인식 대시보드를 DIY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카메라에 비춰지면 자동으로 인지하여
모니터 절전 모드를 해제하여 화면에 비추다가 10분 후에 자동으로 꺼지게 만드는 거죠.
필요한 것들
1. 웹캠 (저렴한 거 아무거나)
2. 웹캠 모션인식 반응 및 어플리케이션 실행용 프로그램
Yawcam
http://www.yawcam.com/
3. 모니터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트리거 프로그램
AutoHotKey
http://www.autohotkey.com/
말그대로 모션 인식을 위한 것이고 24 시간 항상 켜져있어야 하는 웹캠은 그냥 초저렴한 거나 옛날 30만 화소짜리
중고 써도 무방하지요. 중요한 건 윈도에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웹캠 프로그램은 적절한 걸 찾는데 좀 고생했습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모션 반응에 따른 이벤트가
사진 캡춰나 동영상 캡춰 밖에 없었거든요. 외부프로그램 exe를 실행하는 걸 찾는 건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요캠의 경우 공짜 소프트웨어지만 자바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자바 런타임까지 설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모니터 절전모드를 해제할 외부 프로그램이 필요하지요. 이건 무척 간단했습니다.
AutoHotKey 라는 걸출한 만능 마크로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죠. 스크립트도 무척 간단히 만들었습니다.
Send, {Ctrl}
이제 요캠에서 모션 인식을 반응하여 AutoHotKey 스크립트를 실행하면, AutoHotKey 스크립트는
키보드 Ctrl 을 한번 눌러주는 기능을 하고 종료됩니다. 요캠에서 계속 카메라에 반응하여
1초 단위로 Ctrl 키를 눌러주는 셈이 되므로 키보드 입력시 방해받을 수 있겠습니다만
어짜피 자료 입력은 제 방의 메인컴에서 하니 카메라 모션 센서가 작동할 일은 없지요.
이렇게 해서 모니터 번인 현상 걱정도 없고, 제가 앞을 스윽 지나치면 모니터가 자동으로 켜져서
각종 날씨 및 약속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대시보드가 완성되었습니다.
여기서 약간 더 발전해 나간다면... 일단 모니터와 카메라의 일체화겠지요.
요즘 모니터는 웹캠 내장한 경우도 있으니 카메라까지 설치하느라 골치아플 일은 없을 겁니다.
또한 터치모니터라면 즉석에서 더 많은 정보를 인터렉티브하게 조회할 수 있고요.
하지만 둘 다 비싸다는 게 문제네요.
전원소비 측면에선 별로 효율적이진 않습니다. 원래는 적외선 센서를 사용하는게 당연
전력소비가 낮은데, 웹캠을 써서 24 시간 돌려야 하니까요. 더더구나 컴퓨터도 항상 켜둬야 합니다.
요즘 잘 나오는 얍사리한 ATOM 넷탑이라면 전력소비 걱정이 덜 듯 합니다. 모니터 뒤에 달 수 있을정도로 작고요.
그래도 몇몇 대형 메이커 (소니 등) 에서 나오는 디지털 프레임을 보면 비슷하게 위젯 같은 걸 깔 수 있고
모션 인식하는 놈도 있습니다. 그런 놈들이 월등하게 전력은 덜 소모하겠죠.
뭐.... 그냥 남아도는 부품이 있으니까 만들었을 뿐입니다. 별로 남에게 추천할 생각은 없네요.
특히 저희 집같이 전기세 무료인 곳은 드무니까요. 그래도 22인치 화면으로 시원하게 표시해주는
일정 정보를 보면서 나름 성취감이 느껴집니다.
코멘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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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웹캠을 적외선 인식이 가능하도록 개조하고 윈7을 이용한다면 멀티터치가능한 입력도구를 만들어서 달아 볼수도 있어 보이는데요.
그럼 일일이 노트북을 안열어도 또 쉽게 조작이 가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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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공높은 Kpuger가 많음을 알지만.... 역시... 공력이 장난이 아니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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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10.19 09:05
아이디어로는 저런 상상 자주 하는데, 실행할 능력이 부족하네요...
대단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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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록알밥
10.19 09:11
딴 나라..
아니, 딴 세상 이야기같아요. ~ 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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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0.19 12:02
딴나라 맞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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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워~ 실제로 저런걸 구성하시는분이 계시군요... ㅎㅎ
설명 읽으면서... 제 머릿속에는 계속 '전기세'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지막 반전이군요.... ㅡㅡ;
저도 해보고 싶네요... 재밌겠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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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모션인식을.. 저는 개인용 방범 컴퓨터를 만들었을 때 썼는데요. (ㅎㅎ)
결국 나중에 집어치웠습니다... 제가 가진 구형 컴퓨터의 신뢰성이 꽝이고.....
내 컴퓨터를 몰래 쓰는 내 주변에 못 믿을 사람은 없다. 정도로 요약이 되어서... ;;;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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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네요. 이런 거 해보면 좋겠어요.
아파트 현관 안쪽에 조그만 LCD가 달려있는데 이걸 이용해도 좋겠군요.
물론 저는 능력자가 아니니 못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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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영
10.19 13:53
존경스럽습니다.... 능력이 안되는 저는 그냥 Palm을 자주 들여다보는 습관을 들이는 쪽으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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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10.19 20:20
대단하시네요 ^^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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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인터넷에 연결하셨다면, 메모 입력같은 것도 구글이랑 연동해서 가능하겠네요.
전기세...아니..전기요금 무료의 위엄~ ㅋㅋ
그나저나 잼있게 사시는거 같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