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하던 날 공항에서 만난 귀여운 꼬마아가씨...
2010.11.15 21:10
예전에 닷넷 시절에 인순이씨 관련해서 글을 올린 기억도 납니다만, 그 연장선상의 게시물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요일 새벽에 홍콩에서 밤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새백 5시 쯤에 도착했습니다.
대전으로 내려오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데 정말 귀엽게 생긴, 제 딸아이 또래의 여자아이와
그 동생으로 보이는 꼬마, 그리고 엄마가 카트를 끌고 지방행 버스 기다리는 부스로 들어왔죠.
사실 어둡고 해서 저는 얼굴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는데, 들어올 때 눈이 마주쳐서 씨익 한번
웃어주긴했습니다. 애기들 엄마가 표 사서 올 테니 꼼짝하지 말고 있어라..하고 매표소로 가는데,
제 딸아이 생각 나서 "밖에 추우니까 아저씨랑 있자."라고 말하며 웃어 주었죠.
(하도 돌아다녀서 그런지, 직전에 있었던 곳이 홍콩이어서 그런지 애들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그때까지도 인식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어딘가 출장갔다 오신 것 같은 분들이 "어디서 왔니? 할머니 만나고 왔니?" 라고 하는 소리에
응??? 하고 자세히 봐도....뭐지?? 그러고 보니 애기들 엄마가 나갈 때 했던 말의 발음이 좀
부정확했다...라는 생각이 얼핏 들더군요. 이때까진 그냥 뭐랄까 수줍어하는 꼬마 아가씨였죠.
그냥 새침하게 외면하며 눈치만 보는...
그리고 그분들 께서는 "필리핀 갔다왔니?" 라고 하시는데..(마닐라발 비행기도 그시간에 있었죠.)
(물론 그분들 악의는 전혀 없으셨습니다. 말투도 귀여워하는 마음이 묻어나는 따뜻한 말투였고요.)
그 어린 여자아이가 하는 말이 가슴을 확 후벼 파버렸습니다.
정말 처연한 표정으로......."저 한국사람이예요."
얼핏 봐도 5살 정도 밖에 되어 보이지 않은 아이가, 어떻게 누군가 자신에게 한국이 아닌 국명을 말했을때
반사적으로 나는 한국사람이다...라고 강변하게 됐을까요.
그 말을 딱 듣는 순간 눈앞이 확 흐려지더군요.
뭐 혼혈이고, 다문화 가정이고 뭐고 다 떠나서, 저 어린 가슴에 뭐가 맺혀있을까...를 생각해 보니,
그 마음이 아파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 꼬마아가씨는 왜 그런 대답을 했을까요...
그러게요.
벌써 한이라는 게 가슴에 박혀있군요.
잘 자라야 할텐데~
두 분다 토닥~ 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