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세부전공 선택 고민.

2010.12.20 00:32

cloudn1ne 조회:1188 추천:1

2년전, 당시의 지도교수님께서 컴퓨터공학(학부/석사)과 영상처리(박사)를 전공하셨었습니다.

'학부'4학년 1학기때 CPU를 설계해서 FAB에 맡겨서 실물을 만드셨었고(요즈음엔 잘 안하는 EECS를 수학하셨습니다.)

석사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컴퓨터공학 전공을 하셨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박사과정때 이미지프로세싱으로 전공을 바꾸었다고 하셨습니다.

박사까지 와서 컴퓨터공학->이미지 프로세싱으로 바꾼건.. 꽤나 큰 차이죠..

 

저는 2년전 당시만 하더라도(아주 최근까지도 마찬가지로)

컴퓨터공학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당시에 이미지처리 관련 전공이었는데, 컴퓨터공학 전공을 하지 못했던 것이 한스러울 정도였구요.

컴퓨터공학전공이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거든요.

 

교수님께 여쭈어보았습니다. 왜 그 재미있는 컴퓨터 공학을 안 하시고 이미지 프로세싱을 하시냐구요.

'컴퓨터 공학은 사람이 너무 많다'라고 하셨습니다. 레드오션이라는 말씀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미 컴공에 꽂힌 제 귀에 저 말이 들릴 리가 없었습니다.

분명히 들었고, 기억하고 있는데도, 2년간 머릿 속에서 완전히 지워져 있었습니다.

 

지난 2년간은 방황도 많이 한 시기였지만

컴퓨터공학 전공을 위해 나름의 노력도 한 시기였습니다.

(저는 20대의 초반을 방황으로 보냈습니다. 20대 초반중 3년이 방황기간입니다..;;;)

 

 

내년에 복학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컴퓨터공학 전공을 할 생각이 더 이상 들지 않네요.

레드오션에 뛰어드는 일인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전공이지만,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2년간 성격도 좀 바뀌었습니다.

예전엔 하드웨어쪽을 파는 것이 좋았는데

지금은 complicated algothrim을 만드는 쪽에 더 큰 매력을 느낍니다.

하드웨어는 되도록 안 건드렸으면 좋겠고요.

 

예전엔 HDD에서 보내주는 데이터를 bit단위로 읽어보고 싶어했던 저인데

지금은 그냥 운영체제가 알아서 잘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하드웨어를 다루는 것 보다는 수학적으로 복잡한 수식을 다루는게 더 매력이 있다고 느낍니다.

영상처리가 여기에 잘 부합합니다.. 

 

생각이 바뀌게 된 데에는 주변 친구들의 경험(취직한 친구들이나 대학원에 진학한 친구들)도 영향을 미쳤는데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친구보다는 영상처리를 전공한 친구들이 몸값이 더 높네요. 하는 일도 실제 전공에 보다 더 잘 맞구요.

그리고 영상처리를 전공으로 하는 친구 중, 대학원에 간 친구는 세계적인 컨퍼런스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컴퓨터 공학에서 이 정도 권위를 가진 컨퍼런스에 참여하기는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자신의 실력이 뛰어나면 뭐든 어떻겠느냐'라고는 하지만, 사실 경쟁률이라는게 무시할게 못되더라구요.

저와 같이 평범한 두뇌의 소유자는 경쟁률이 낮은게 큰 도움이 됩니다.

 

 

 

고민은 간단합니다.

영상처리를 할 것이냐

컴퓨터공학을 할 것이냐.

 

선택은 어렵지 않습니다.

마음은 영상처리로 기울었습니다.

 

그런데 영상처리를 선택하게 되면,

지난 2년간 방황했던 시기가 정말 방황으로 끝이 나는 것입니다.

2008년에 영상처리 전공을 그대로 유지했다면 2009년 2010년 방황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개인적인 문제로 방황을 했는데, 전공을 바꿀 생각이 없었다면 이 방황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컴퓨터공학 전공을 선택하게 되면,

똥꼬집....인것 같습니다....ㅜㅜ

2년을 위해 또 다른 몇년을 버리게 되는 것 같달까요...

 

 

 

 

영상처리.

하면 됩니다.

그런데 2년이 너무 아깝습니다...ㅜㅜ

저는 그 중요한 2년간 무얼 한걸까요?

 

영상처리 할 때는 컴퓨터공학이 이뻐보이고

막상 컴퓨터공학 하려니 영상처리가 이뻐보이네요.

저는 청개구리인가요?

 

2년전 지도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하나하나를 새겨들을걸.. 후회가 되기도 하네요...

되짚어보면, 지도교수님께서 제게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제대로 주워먹지 못한 제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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