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중심형 교수들 이해가 갑니다.
2010.12.30 02:47
요즘 내년에 처음으로 가르칠 강좌의 주간 일정을 다듬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가 있는 곳은 교과과정 & 교수법 학과입니다. 번역하면 말이 이상하지만 흔히들 말하는 교육전문 대학원이죠. 4년 대학 졸업하고 교사 되고 싶은 사람들이 들어오는 대학원 입니다. 석사 논문을 쓰고 나가는게 필수 입니다.
이곳에서 다양한 과목의 교수들이 있다보니 참 충돌이 많습니다.
영어 교육하는 사람들은 우선 말이 잘 되니, 말로 밀어 붙이고 제가 영어로 말 실수 조금하면 하나하나 지적해서 알려줍니다. ㅠ_ㅠ 얼마나 논리적으로 말하는 가가 그사람들 평생 해 온 거라서 말싸움에서는 이길수가 없습니다. 그냥 메일로 간접적으로 이야기 하거나 쉬쉬 하고 있습니다.
역사 교육 하는 사람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기 때문에 티타임 할때 자주 만나려 하고 있습니다.
수학 교육 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말이 좀 통하는데요. 대학원 과목 중에서 수학이 들어가는 과목은 모두 정통 대학 수학과 수업인 양 가르치려 합니다. 저는 듣도 보도 못한 공식들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저는 교육 통계 연구법 담당인데 저도 당연히 그 공식들을 다 배워서 가르쳐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ㅠ_ㅠ
과학 교육 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할텐데요. 아직은 생물 밖에 없고 그 다음이 물리하는 저네요. 이 사람들이랑은 이야기가 잘 통합니다만, 아직은 세력이 매우 미비합니다.
의지가 꺽인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커리큐럼에 써 있으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고, 통계책도 누군가가 골라준 걸로 하라고 합니다. 내일 디렉터 만나서 정하는데요. 뭔가 기존 교수들한테 반발 안 사고 내가 가르치고 싶은 방향으로 갈 수 없을 지 꾀를 내봐야 겠습니다.
각 나라에 유명한 연구 중심형 교수들이 왜 학생 지도는 포기(?)하고 자기 하고 싶은 연구에만 몰입하는 지 알 것 같습니다. 답답해요.
코멘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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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포기는 김장 담글 때나 쓰라는 말을 되새기며 꾹 참고 해쳐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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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중심 대학도 있지만 대부분 미국 대학 (잘 나가는) 들은 연구 중심입니다. 하지만, 강의도 상당히 중요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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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여기가 사립대학이라 그런지, 연구는 말로만 열심히 하라고 하고 지원을 잘 안해줍니다.
반면에 학생들 강의평가에는 정말로 목을 메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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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한박스
12.30 16:31
어질어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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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질어질 합니다. ㅠ_ㅠ
오늘 디렉터랑 1시간 정도 회의 했는데요. 주된 내용은 학생들 강의평가로 호되게 당할 수 있으니 기존에 검증된 빡센 통계 수업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고대로 따라하라고 하시네요.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도데체 이래서 뭘 하려는 생각인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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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 좋은것은 teaching과 research간의 균형을 맞추는거겠죠.. 대학원생 중심으로 소규모 teaching을 하면서 research idea generation을 하고, 그것을 저널에 등재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내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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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보면 앞으로 여기서 할 일이 많은 건데요. 아직 과학교육이 매우 미비합니다. 장래에 물리교육을 개설할꺼라는 계획만 있습니다. 단, 저의 파트너가 될 과학 교수는 잔뼈가 굵은 중견 교수님이시고 성격도 매우 좋으셔서 같이 지내기 매우 즐겁습니다. 우리 외국인 디렉터 보다도 연배가 위에 있으십니다. 영어 전공 교수들도 이 과학교육 교수님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네요.
뭔가 돌파구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분이랑 로비를 잘 해 놓아야 겠어요.
하는 만큼 돌아오는 법이더라고요 포기하면 포기하는 만큼 돌아오고요..
항상 힘내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