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좋은글 ㅎㅎㅎ 이라네요

바둑을 좋아해서 쉬는 시간마다 바둑판을 끼고 사는 아이가 있다. 
아이는 바둑선수가 되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그 아이의 엄마는 담임과 상담을 하다가, 그 아이가 집에서는 바둑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아이가 전엔 바둑을 좋아하는 듯 하더니 바둑이 너무 싫다고 하도 울어서 끊은지 꽤 되었다는 것이다.
집에서는 안하는 바둑. 그걸 학교에서는 한다는 사실을 안 엄마는,
아이가 바둑에 아직 흥미가 있다는 것을 기뻐하며 앞으로 다시 바둑을 가르치겠다고 했다.
아이는 그 뒤로 학교에서도 바둑을 가지고 놀지 않는다.

 
아이들의 행동엔 아이가 드러내고 싶어하는 자신의 열망이 담겨 있다.
아이가 엄마에게 바둑에 대한 자신의 호감을 보여주지 않은 이유는,
그동안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정도보다 훨씬 더 높은 강도로 바둑에 매진할 것을 요구받아서였을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렇다. 그들은 그것을 조기교육이라고 말한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느냐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왕이면 한글을 몇 살 때 떼었느냐에도 신경을 쓰는 부모들은
늘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시기보다 앞서 달리고자 한다.
 
그 부조리한 차이가 아이들과 부모의 간극일것이나 아이들의 생각은 잘 보이지 않는 까닭에
부모들은 자신이 앞서 이끌어줘야 자식에게 결국 도움이 될거라고 믿나보다.
 
엄마는 아이가 바둑을 좋아하고 제법 하는 걸 보고
그 쪽으로 더 투자를 하면 더 빨리 실력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개인지도를 시작했는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아이는 놀 시간이 줄어들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엄마는 아이가 처음이라 힘들어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될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밀어부쳤다. 아이는 심하게 저항했다.
 
엄마와 아이의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원래 크게 되는 사람은 다 위기가 있다고,
그 위기를 넘겨야 크게 된다고 믿었다. 그 믿음이 과했을까, 아이는 바둑 대회 전날 열병을 앓았다.
엄마는 바둑을 끊었다. 1년 간의 힘겨루기였다. 1년이면... 아이가 지치고도 남을 시간이다.

아이의 엄마가 아이의 흥미에 맞게 속도를 조절했더라면, 그 아이는 지금 더 높이 올라가 여전히 바둑을 좋아하진 않을까.
그러나 아이가 스스로도 좋아하고 재능까지 타고 났는데, 그래서 조금만 밀어주면 금세 영재성이 나올 것 같은데,
그런 아이의 속도에 맞게 느릿느릿 함께 가 줄 만큼 참을성 있는 부모가, 이 경쟁의 사회에, 얼마나 되랴.
아이가 스스스로의 재능을 포기하면서까지 부모와 맞서는 이면엔 일등에게만 성공이라는 훈장을 주는현실이 있다.



<멀리뛰기 연습을 하는 아이. 해보고 싶다고, 해도 되냐고 묻길래 그래라 했는데 작년, 그 무더운 여름 내내
혼자 펄쩍펄쩍 뛰더니, 급기야 대회 나가서 상을 받았다. 저 아이는 공부도 잘 하고 의젓하기까지 하다.
저 아이는 항상 뭔가 하고싶다고 시켜달라고 담임인 내게 와서 조른다. 그러니 모든 부모의 선망일 수 밖에.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하고싶다고, 시켜달라고 조를때까지 기다리고 참을 수 있는 부모였기에,
아이 스스로 하늘을 나는 것을 보는 축복을 받았을 것이다.>
 
 
#

공부보다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 아니, 놀기 좋아한다기보다 공부를 싫어한다고 해야겠지.
달리기를 잘 한다. 친구와 주먹다짐이 가끔 있다. 가끔 여자 아이들에게 지탄의 대상이다. 담임인 나와도 서먹하다.
담임인 나는 그 아이에게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낸 적은 없지만 그 아이는 알아서 나를 피한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그 아이에게 별다른 관심을 준 적도 없는 것 같다. 아이의 장난기가 있지만
내가 개입해야 할 만큼 친구들에 성가신 정도는 아니고, 아이들 또한 그 아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담임에게 대신 혼내달라고 이를 정도는 아니다. 그 아이는 그저, 존재감이 없는 그런 아이다.
 
그런데 그 아이는 방과후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야구하는 걸 좋아한다.
어른인 내가 봐도 아이가 투수로서의 재능이 뛰어나다.
난 가끔 아이에게 야구선수 하면 좋겠다고 권해보았다. 아이가 말했다. 저는 힘이 약해서 야구 못해요.

존재감이 없는 아이들을 두고 부모는 자기 아이가 아무런 특기가 없다고 염려한다.
그러나 그런 아이들은 스스로 존재감 없는 자신의 상태를 즐긴다.
아이들의 그런 상황은 본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자기 아이가 뭔가를 할 수 있는데도 그걸 하지 않으려 한다고 답답해 한다.
 
아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자기도 뭔가에 흥미를 보일 줄 알고 그것에 빠져들고 싶어하는데
그걸 교사나 부모가 알게되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에 관한 소질조차 숨기고 있다.
무언가에 밀려 스스로 원하지 않는 걸 하는 아이들도 힘들지만,
하고는 싶은데 그걸 함으로써 지금 누리던 걸 포기해야하는 두려움도 아이들에게는 크다. 
아이는 내게 말했다. 부모님이 아시게 되면 야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가라고 할지도 모르잖아요. 난 가기 싫은데.
어쩌다 이 아이는 부모에게 말조차 하지 못하고 미리 오지도 않은 걱정을 하게 되었을까. 아이의 한숨이 가엽다.
이 아이는 그래도 시간이 더 지나 야구에 대한 열정이 더 커지면 기꺼이 야구의 길을 선택할 것이다.
그 점에서 이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이미 강하다. 이 점은 또 다른 아이들의 부모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 부모들은, 자기 아이는 뭔가 특출난 것이 없다며 한숨을 쉴 것이다. 아이들은 그러나 이런 한숨 속에서도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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