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어떻게 살고 싶나요?
2011.03.24 22:59
제가 좀 별난지 몰라도, 20대 즈음부터 은퇴 후의 삶에 대해 종종 생각하곤 했습니다. 덕분에 친구들 사이에선 애늙은이로 통했죠. 술 마시다가도 불쑥 그런 주제를 꺼내면 마치 밥먹다 밥그릇에서 구데기 발견한 듯한 친구들의 표정....ㄷㄷㄷ 덕분에 약간 따왕 끼가 있었던 것 같군요..쉽게 말하면 눈치가 좀 없고 공감능력이 떨어졌다고나 할까..ㅋㅋ (뭐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몇 년전 부터 인생 이모작이니, 퇴직연금이니 등이 이슈가 되었죠. 특히 working poor class에 대한 각종 보고나 무시무시한 내용의 책들을 보자니, 지하철에서 신문지 수거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더군요. 즉 폐지 수거라도 하지 않으면 당장에 먹을 것이 없는.....자꾸 영어로 표현해서 지송합니다만 전형적인 hand-to-mouth-life 인것 같아, 솔직히 그분들을 보면 너무 마음이 불편합니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르는 것 같군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2학년으로 올라가는게 그렇게 오래 걸렸는데, 30대 초반을 넘어 중반으로 접어드니 눈 한번 감았다 뜨면 한두달이 휘리릭 지나가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말을 밀리면 40대, 50대로 접어 들 수록 블랙홀에 빠져 드는 느낌이라는데.. 왜 그렇게 시간이 빨리 흐를까 생각 해 봤더니, 아마도 외부 자극에 대한 내성이 생겨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예를 들어 유아기, 소년기 시절엔 작은 자극에도 많은은 의미를 부여하고 그 자극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려는 시간을 자연스레 허락하지만(그렇기 때문에 어린 시절 성장 환경이 중요한 듯), 성년을 거쳐 이른바 아저씨가 되어 가면 갈 수록 자극에 둔감해 지고 그러다 보니 시간의 속도에 대한 인식이 점점 무뎌 저 가는게 아닐까요.
그렇다면 시간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겠군요. 하나는 나이가 들 수록 더 강하고 다양한 외부자극을 주는 것. 또 하나는 작은 자극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전자는 다양한 취미를 수반한 적극적인 삶이 될 것이고, 후자는 아기자기하고 비교적 소시민적인(?) 방식이 될 것 같구요.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 할 수 있겠네요.
에고..말이 좀 길어졌네요. 혹시 여러분들은 노년에 어떤 삶을 상상하고 있나요? 노년은 한 60세 정도로 가정 하기로 하고요.
코멘트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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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3.2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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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3.24 23:11
제 케이스는 좀 다르긴 한데....
강도가 장난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시간은 휘릭~ 어느듯 오십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쿨럭~
은퇴는 저 넘어에....은퇴하고 싶지 않아요. 건강하게 계속 뭔가 하면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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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저도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노는 방법도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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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웃기지 않나요?
60살에 은퇴하고 나면, 남은 30년간은 뭘 먹고 살라고.
의학은 나날이 발전하고, 일할 곳은 없고, 물려받은 돈도 없어, 자식키우느라 모아논 돈도 없어.
어찌어찌 모아놓았다고 해도, 그 돈으로 뭘할 수 있을까.
이런게 보통 사람의 생각이겠죠.
30년동안.. 몰하죠?
저도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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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 나날이 발전한다는게 좀 무서운 것 같아요. medically alive와 socially alive, 그리고 economically alive간의 접점을 찾는게 답 인듯...ㅎ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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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는 그날이 제삿날이었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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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나인
03.25 00:39
아직까지는 별 생각 안하고 살고 있습니다.
취직부터가 제게는 아직 먼 일이라서, 공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구요.
은퇴까지는 아니더라도, 40대의 일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젊을때만 가치있는 사람이 아닌, 나이 들어서도 가치있는 인재가 되고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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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죽을때까지 은퇴란 없습니다. 크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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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네기
03.25 00:49
놀고 먹으며 살고 싶습니다...? ;;;;;
말 그대로 배고프면 먹고 심심하면 놀고 잠오면 자고요... ^^;;;
하나도 걸리는 것 없이 유유자적 살고 싶습니다...
없으면 없는대로 안먹고 안입고 정 필요하면
그때그때마다 잠깐씩 일하고 돈이든 현물이든 받고...
그나이까지 일할 능력이 된다거나 아니면 나이 든 사람을 써준다거나
이렇게 상황이 제 입맛대로 될 턱은 없을 테니 그저 꿈일 뿐이죠...
나중에 놀고 먹으려면 역시 개같이 미리 벌어놔야 하겠지요...? ^^;;;
반백수인 지금도 은근슬쩍 놀고 먹긴 합니다만,
놀고 나서 후회하면서 또 놀아 버린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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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천문대를 지어보고 싶더군요....
일단 시골 사는 건 여친이 허락했긴 했는데....
책이나 보면서 똑똑한 어린애들 가르치는 일이나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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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천문대 견적 꽤 나올겁니다. 소규모 천체 망원경을 직접 제작해서 주택형태로 만드는것도 60-80만달러정도 든다고 하더군요. (10억정도라고 해야될까요?) 물론 그정도로 만든신다면 오히려 천문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도움도 줄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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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금액은 확인했습니다. 지금도 망원경 하나 갖고 있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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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3.25 01:05
바닷가에서 낚시와 농사를 소일거리 정도로만 항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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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패드패드
03.25 01:44
그땐 갑부가되어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선사업도하고 각국정상들도 만나고...쩝 -
도심외곽에 친구들 식구와 함께 집지어놓고 제가 모아놓은 lp틀어놓고 야외서 고기 구워먹으며 얘기나누는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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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3.25 09:50
저는 40대에 은퇴하려구요.. 이제 꼴랑 몇년 남았네요.. 시골에 집도 있겟다..
그런데 업무의 나선에서 빠져나올수 있을지 모르겟네요 (응? 베가본드? -_-)
나름 이미 은퇴후의 계획을 세웠습니다. 환경은 이미 만들어 놓았고..
1. 여행 사진 작가
2. 목수
3. 가죽 공예
그리고 은퇴후에 설렁설렁할수 있는 실버타운 관련 일을 준비 중입니다.
나중에 KPug 번개 할때 한번 인생 토론도 재미 있겟네요 ^^
아... 제나이가 이제 곧 40이군요.. 인생 무상..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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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kyll
03.25 10:40
저도 정원이 있거나 2층 베란다가 굉장히 넓은 집을 만들어서 가족 친구들과 고기 구워 먹고 살며,
취미(?)로 와우를 하며 사는게 꿈입니다;;
경제활동으로도 생각해 놓은 것이 있긴 한데.. 지금부터 시작해야 되는데..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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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25 10:47
조그만 시골마을에 집 지어놓고 친구들 불러 파티하며 살고 싶어요~ -0-
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감이 좀 있네요. 돈 열심히 벌어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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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빠이야
03.25 13:03
전 은퇴후엔 음대에 들어갈겁니다.
제 2의 인생은 딴따라로 살고 말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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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조금 벌면 바닷가에 집한채 지어 놓고 바다 보면서 낚시하면서 살고 싶네요
혹 아나요 바다 보다가 "노인과 바다" 같은 대작을 쓸지 (이건 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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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에는 돈 적게 들이며 지금보다 천천히 살고 싶어요.
현실은... 늦게 결혼했으니 직장에 오래도록 있어도 아이 교육비가 걱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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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은퇴를 안하는게 목표입니다.
제 인생의 가장 정점기를 60세 이후로 계획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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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죽을 때 까지 주욱..~
가끔 kpug 정모도 참여하고 그러고 살고 싶습니다. : )
아들나면 회원 가입도 시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