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가영아빠님의 글에 이어..
2011.04.19 01:21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예전 제가 살던 동네에 큰 사거리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그 사거리에 버스를 타고 지나가던중, 4거리 건널목에 아빠(인지, 그냥 서 있던 아저씨인지..), 엄마, 유모차를 탄 신생아, 푸들 같은 개가 있었습니다.
4거리 보도는 자전거를 위해 경사진 형태로 도로에 이어져 있었죠.
그 모습을 보고 뭔가 불길한 징조가 들더군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건널목은 여전히 빨간불인데 갑자기 개가 도로로 뛰어들었습니다.
아줌마는 유모차를 버려두고 개를 잡으러 반사적으로 도로에 뛰어들었습니다.
유모차는 경사를 따라 역시 도로로 유유히 미끌어져 들어갑니다.
제 입에서 헉소리가 났습니다.
아줌마는 개를 서둘러 안고 보도로 들어왔습니다.
그 사이 유모차도 보도로 어떻게 들어왔습니다.
다행히 지나가는 차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큰 일이 날 수도 있었습니다.
워낙 그 길은 우회전차량이 정지하지 않고 가는 경우가 많아 위험하거든요.
버스안에서 제 입에 저 뇬이...라는 말이 나더군요.
그 순간 유모차를 버려두고 개를 잡으러가는 반사신경이 뭘 의미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아줌마에겐 개가 먼저일까요 아기가 먼저일까요?
전 제글에서 언급한 3번 케이스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아마 개에 대한 사랑이 아이와 동급이거나 그보다 커서 자기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아이를 잊어버리고 몸이 반응한 것이라고요.
그나저나 세상에 왜이렇게 불쌍한 애들이 많을까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