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아시안인 교수? 수업을 포기하는 미 대학생들
2011.05.06 23:35
다음(Daum)에 있던 글인데 미국에서 발음때문에 대학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해서 관심이 가서 퍼 왔습니다.
교수와 제자,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인종차별주의자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학교에 약간 문제가 있어 이 글을 적어봅니다. Hussard
가고 싶어하던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들어간 첫 수업. 그런데 교수님은 외국인. 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수준의 나쁜 한국어 발음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교수님은 분명히 열심히 한국어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못알아듣겠다며 고개만 갸우뚱합니다. 여러분께 만약 이런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미국 대학, 특히 공대에서는 수년 째 이런 상황이 흔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미국인 누리꾼의 경험담을 통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글쓴이: FadieZ
작년에는 그래도 운이 좋았어요. 수업을 들어가지 않고 교재를 토대로 독학, 큰 어려움 없이 평점 3.02를 받았거든요. 제일 점수가 잘 나온 수업은 팔레스타인계 교수와 파키스탄 교수의 수업이었는데 이들 경우엔 둘 다 영어 소통에 문제가 없었고 저도 열심히 수업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은 수업은 혼자 듣기엔 벅찬 수업들이었습니다. 역학, 기계 설계, 전기공학의 원리 등등이었죠. 그런데 수업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 언어 때문에 수업을 진행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결국 역학은 낙제. 그리고 대부분의 다른 수업은 C에 머물렀습니다. 선생님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포기하고 유튜브의 MIT공대 동영상을 보며 독학한 수업이 그나마 B+를 유지했습니다.
여름에 재수강을 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들을 수업의 교수진 6명 모두 ratemyprofessors(교수평가 웹사이트)에 계속해서 영어를 못하니 듣지 말라는 평가가 올라오는 교수들입니다. 그런데 안 들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이 수업을 가르치는 유일한 교수진들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 하겠습니다. 대학에서 영어를 할 수 있는 선생을 뽑아야 하는 건 대학의 기본 도리가 아니던가요? 이걸 학교 불만신고센터에 이야기 하기도 뭐해요. 하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이루어진다면)교직원의 절반이 짤리겠죠? 아니면 대학을 옮겨야 하는데, 우리동네에 다른 괜찮은 공대는 수업료가 터무니없이 비쌉니다.
한줄요약: 공대생인데 교수진들이 영어를 배울 생각을 안하네요? 어쩌죠?
출석도 안하는 학생이 1등하는 현실
미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이쪽 계통에선 비일비재한 일이야. 해결할 방법은 다른 학생들과 스터디 그룹을 짜는 거야. 그것도 안되면 조교랑 친해져서 시험 족보를 구하던가 해.
Zergling_Supermodel
맞아맞아. 정말 심각한 문제야. 뉴욕타임즈에서도 이 문제를 몇년 전에 심각하게 다룬 적 있어. 그 글에 따르면, 학교측에서 노력해서 외국계 교수진의 영어를 개선하고자 하기도 한대. (후략)
MDKrouzer
알아둬야 할 사실이 있는데, 학교가 그 교수진을 고용한 이유는 연구(성과)때문이야. 교육은 두번째라구.
cuntcorp
(교수진 영어를 이해하기 힘든 것)그것도 문제지만, 니가 만약 경영쪽으로 가게 된다면 저 아시아계 사람들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거야. 내가 제안을 하나 하자면, 미국식 영어와는 다르게 엉뚱한 발음을 삽입한다던가 잘못된 말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잘 분석해내야 할거야. 의외로 규칙성이 있어.
snackdrag
웃기는 소리다. 중요한건 (영어라는)언어를 잘하는 능력이지, 언어를 잘 해독하는 능력이 아닌데. 만약 필수사항이라 할 수 있는 영어를 잘 못한다면 차라리 그만둬야지. 소통이란 건 기본으로 필요한 기술인데, 능력이 좋다해서 다른사람들한테 (영어실력때문에) 피해가 가서는 안된다고 봐. 이건 accent(국가마다 고유한 영어 스타일)문제가 아니고 영어를 근본적으로 말하고 이해하는 수준의 문제야.
steve-d
미적분 선생님이 일본인이었는데, 대학원 연구생이었어.
사람은 진짜 좋았는데, 영어에 일본식 발음이(thick accent) 강했었지. 내 생각에는 그 선생님은 우리가 말을 하면 50% 정도만 이해했던 것 같아. 그는 칠판에 가르칠 내용들을 한가득 적고(역자 주: 동아시아식 교육방법, 미국인들에게 매우 생경한 모습) 우리가 알아서 이해하길 기다리곤 했어. 그리고 누군가 질문이라도 던지면 우리를 한 10~15초간 어색한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다시 판서를 계속하곤 했었지 왜냐면 우리 말을 못알아들었으니까. 완전 웃겼는데, 좀 실망스럽기도 했어.
Yoter
서툰 영어를 쓰는 교수들 문제는 심각한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만약에 공학 계통에 계속 몸담을 거라면 계속 너를 괴롭힐 문제이기도 하다. 니가 대화하는 엔지니어가 영어권이 아닌 사람일 수도 있을텐데, 그냥 (지금처럼) 영어가 서투르던 말던 (그쪽 사람들이 여기로) 이민을 와서 어설픈 영어라도 하는게 낫다. 그렇지 않으면 (네가 이민을 가야할 테고)너한테 '저놈은 왜 한국말도 못해?'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거잖아. 훈련하면 나아진다. 받아들여라!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학생도 있어
뉴저지 Rutgers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던 Lisa(가명)양의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외국인 교수들 중 유독 그녀는 한 한국계 교수의 발음 과 영어 구사 능력의 문제로 수업을 전혀 알아듣지 못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학과장을 찾아가 항의도 해 보았지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포기. 독학으로 그 수업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습니다. 교수의 영어 의사소통 문제를 가지고 학교의 카운셀러와 상담하던 중 '학교에서 대학 교수를 임용하는 과정이 교수의 능력이나 업적이 가르치는 능력보다 우선시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현실에 순응하기로 마음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오히려 '말이 안통하는 외국인 교수진 덕에 혼자서 어려운 과제들을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었다. 솔직히 영어를 못하지만 실력이 뛰어난 교수가 영어 잘하면서 못가르치는 교수보다는 훨씬 나은 것 아니냐'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실력은 Good, 소통은 Bad, 미국의 아시아계 교수
코멘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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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하고 다툼이 있다는 건 그 학생이 교수님하고 대화가 적어도 통한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거구 선생님하고 다투는 것도 뭘 좀 알아야 다투지 않나요. 참 기특한 학생일텐데 오히려 학점을 더 줘야 될 듯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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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냐;;; 이런 문제도 있군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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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 때문에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 같은 건 없나요? ㅡ.ㅡ;
전 어릴 때 여행다니다가 응급실에 갔는데 닥터한테 설명잘 못한다고( 발음 + 신체부위 명칭모름 + 아픈정도 설명힘듬 = 총체적 난국)
Stupid!! 소리까지 들어봤는데요. ㅡ.ㅡa
그래도 Stupid!!하면서도 제 설명 하나하나 다 이해하려고 애쓰는게 보여서 화도 못 내겠더라고요 ㅡ.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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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au
05.07 01:21
아... 제 박사과정 저년차때 이 얘기 하면 정말 눈물로 24시간 채울 수 있습니다.
물리학과 같은 경우는 TA는 많이 필요한데 아시안들이 입학생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과라서 저도 미국 가자마자 첫학기부터 학생을 가르쳐야 했습니다. 대학 졸업해서 학생 가르치는 것도 안해봤고 새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을 새로 시작하는 것도 버거운데 언어까지 영어니까 죽을 맛이더라구요. 학생들 앞에서 설명하다 보면 학생들이 듣는 척만 하고 실제로 듣지 않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질문이 있으면 조교인 저한테 묻지 않고 지네들끼리 토의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더라구요. 정말 제 인생 최고로 굴욕적인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영어 못하는 강사를 만난 저네들 사정도 안되고 해서 나름 최선을 다하고 하나하나 잘 가르쳐주려고 노력하고 햇습니다만 강의평가에서 영어 못한다는 지적 듣는거는 어쩔 수 없더라구요.
그러기를 한 서너학기를 반복하고 나서야 이제 좀 영어가 되는구나 싶은 단계가 됐습니다. 언젠가였나, 드디어 강의평가에서 '영어 문제있다'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조교평가지를 받고 나서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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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5.07 01:58
와우. 정말 감동적입니다. ㅎㅎ 아찔 하셨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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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언덕
05.07 11:18
얼마 전 뉴스거리였던 카이스트의 영어 강의가 생각나는군요.
적어도 전 또박또박 영어를 말하는 습성이 있어서 소통하는데는 지장이 없는데 (그래봤자 콩글리쉬지만) 그렇지 못해서 스트레스 받는 TA나 교수들 많이 봤습니다. 저 같은 경우 학생들하고 다툼이 좀 있었던 부분은 성적짜게 주는거 였는데 그래봤자 나중에 course coordinator들이 알아서 점수 올려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