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빈 토플러의 이 말, 원전이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2011.05.28 13:29
민주화란 것은 산업화가 끝나야 가능한 것입니다. 자유라는 것은 그 나라의 수준에 맞게 제한되어야 합니다. 이를 가지고 독재라고 매도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앨빈 토플러
트위터를 하다가 위의 글을 읽었습니다.
누군가가 트윗을 했더라고요.
그래서 그 분께 원전을 여쭈어 봤더니 자신도 다른 데서 퍼온 거라고 하네요.
인터넷으로 잠깐 검색을 해보니 2001년, 엘빈 토플러 라고만 나오고 더 이상의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어디 책에 쓰인 것이던가, 아니면 어딘가에서 강연을 하면서 하신 말씀일텐데...
위의 글을 인용한 블로그, 웹사이트 등등은 대부분 박정희의 독재를 옹호하는 데에 사용했더라고요.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엘빈 토플러의 책을 몇 번씩 읽었고(원전은 아니고 번역본...ㅠㅠ)
그의 책에 꽤 깊은 인상을 받았거든요.
뭐랄까... 말을 쉽게 하지 않는 분, 참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이라는 생각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위의 글은 납득이 가질 않아서 말이죠.
특히 민주화가 산업화가 끝난 후에야 가능하다는 말은 참 거시기 합니다.
전세계에서 산업화가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가 있을까요?
산업화가 끝났다는 말은 말 그대로 성장이 멈춰버린 나라라는 말인데...
그렇다면 민주화는 죽어가는 나라에서나 가능하다는 말일까요?
제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엘빈 토플러의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아서 말이죠.
어쩌면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묘하게 비튼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원전을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코멘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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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나인
05.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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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영아빠
05.28 16:56
어디서 슬쩍 한말 같은데 원전이 있으려나요.
일단 번역자가 원하는대로 오해하기 좋게 번역한 듯 한데요.
엘빈토플러의 산업화는 제3의 물결입니다. 그리고 엘빈토플러는 진정한 민주화는 정보사회의 변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죠.
정보사회의 변역은 제4의 물결이고요.
토플러는 단지 1인 1투표를 한다고 민주사회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4의 물결이 최소한 시작이 되어서 시민의 사회/정책 참여와 견제가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할 때부터 제대로된 민주화라고 생각하죠.
위 말을 한번 그럼 토플러라는 사람의 성향대로 해석해보면요.
민주화는 산업화 이후에 가능하다 -> 당연하죠. 제4의 물결 시작이 진정한 민주화의 시작이라고 보는 양반이니까요. 최소한 제3의 물결(산업화)는 끝나야겠죠.
자유는 그 나라 수준에 맞게 제한되어야 한다. -> 역시 당연하죠. 토플러라는 사람 자체가 자유를 축소나 확장이 가능한 개념으로 보고 있는 사람인데요.
이를 가지고(자유를 제한 하는 것) 독재라고 매도하면 안된다.-> 위에 토플러의 자유개념을 보시면 국가사회에 맞춰서 자유를 축소했다고 독재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죠. 그리고 토플러의 생각에서 민주화는 위에도 말했지만 조금 복잡하면서 여러가지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1사람이 자유의지에서 1투표하는 것 만으로는 민주화가 아닙니다. 그러니 당연하지만 자유만(!) 국가와 사회상에 맞춰서 제한했다고 독재도 아니죠.
그리고 이 양반 개념이 조금씩 바뀌고 보충되요. 제3의 물결, 제4의 물결 어쩌고 하실 때 예상하신 것과 다르게 제4의 물결이 실제로 전개되고 흘러가는 걸 보시더니만 이제는 압솔로지라고(이 양반 이런 말 참 많이 만들어요. 인도애들이 발리우드라는 말 만드는 것 처럼요 ㅋ) 정보사회에서는 이제 또 정보를 잘 걸러야 한다고 그러시죠.
그리고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것. NGO나 정부 관련 발언이나 견해로 토플러를 진보적 정치성향을 가졌다고 하시는데요. 토플러는 정치적(!) 진보성향의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서 간혹 실망들 하시는데요. 그냥 미래학자이고 말하는 것들은 다 학자의 견해입니다.
책도 그러니 당연히 미래학적인 것들이고요. 책내용이나 말하는 것들이나 원하는 대로 가져다 쓰기 좋죠.
그래서 보수진영 인사들이 앨빈토플러 책이나 말들 가져다 쓰기 좋아합니다. 네임밸류 받쳐주니 설득력도 있겠다, 이런 사람이 보수층의 귀에 걸면 보수층 귀고리처럼 보이는 글들을 책에 쓰시고 말을 하시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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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sal
05.28 22:53
아놔 미치겠네요.
도저히 찾을 수 없습니다.
인터넷에 뒤지면 백에 백은 한국인이 영작한 내용 ㅋㅋㅋㅋ
도서관에 가서 뒤지든지 해야 겠네요.
아 그리고 출처 없는 글들은 쿨하게 씹어주면 됩니다. 제대로 인용도 못하면 애초부터 하질 말아야죠.
괜히 한시간 허비한 거 같아 속이 쓰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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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잠수함
05.29 22:36
아무래도 제가 엄청난 낚시를 한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ㅋ
사실 이 글 처음 볼 때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이건 분명히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저도 엘빈 토플러의 책을 (비록 번역서지만) 다 읽었고...
엘빈 토플러라는 양반이 저런 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단, 조금만 비틀면 저런 해석은 가능하겠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제 생각이 맞는 것 같군요.
클라우드 나인님, 가영아빠님, 맛살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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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슬리
05.30 10:18
영미권에서 앨빈토플러랑 민주화랑 관련해서 검색해보면 Anticipatory Democracy(예견적 민주주의?)란 말을 만들었다는 정도만 나오네요.
The Third Wave에 비슷한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고의적으로 저렇게 번역한게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