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의 강아지가 천국으로 갔습니다.
2011.06.27 08:14
결혼하기전 제가 직장 그만두고 시험 준비를 하던때 어머니가 친구분네 집에서 데리고 온 못생긴 강아지
강아지를 정말 좋아하지만 첫대면은 정말 못생긴 녀석이군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강아지를 준 집에 두마리가 있는데 못생겼지만 대소변을 가린다는 이유만으로 데리고 온 녀석이니까요
아주 새끼도 아니고 약간은 어설픈 나이에 조금은 눈치밥에 그렇게 저희집에 왔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시험이 안되서 다시 회사를 다니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서 결혼도 하고 애도 태어나고 해도
늘 반기고 본가에 전화라도 하면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제 소리를 듣고 현관문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던 강아지였습니다
토요일 잠시 본가에 갈일이 있었는데 아파트 계단의 제소리를 듣고 너무 좋아 날뛰더니, 제가 들어오니 갑자기 제 앞에서 푹 쓰러져서
정말 깜짝 놀라서 보니 애처로운 눈빛으로 한참을 못 일어나더군요. 그때 병원을 데리고 갔어야 하는데 조금있다가 일어나서 괜찮아 진
줄 알았는데, 제가 다시 간다고 하니 가만히 않아서 애처로운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더니 일요일 아핌에 본가에 전화를 했더니 어머니가
알려주시더군요. 강아지가 새벽에 자기 자리에서 이제는 다시 못일어난다고. 5시쯤에 잠시 방에 들어와 왔다 갔다 하더니 7시쯤 거실의
자기 자리에 가 그렇게 우리를 떠났습니다.
나이가 9살이라 아직 우리를 떠날떄가 아닌데 제가 그때 병원만 데리고 갔어도 살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글을 쓰는 지금 회사에서도 눈물이 나네요. 비가 많이 내리네요.
본가의 아버님, 어머님도 마음의 상처가 크신지 별 말씀도 없으시고, 일요일 식사도 저녁만 드셨다고 하네요.
비가 많이 오네요. 내동생 푸들이 좋은 곳에 가 있길 기도 합니다
코멘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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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슬퍼도 힘 내시구요.
같이 생활했던 부모님이 적적하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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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힘내세요. 참 생명이란 소중한걸 다시 느끼게 되는 글이네요. 참고로 저 어릴 때 말 잘 듣던 총명한 병아리가 있었는데요. 방바닥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부르면 주인을 알아서 잘 따라오고 귀여웠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학교 갔다오니 옆집 애기가 밟아서 죽였다고 하네요. -_-;; 남동생이랑 둘이서 병아리 부리 안으로 밥알 넣어보고 먹으라고 다그쳐봐도 그냥 있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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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이유 때문에 동물을 못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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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daisy
06.29 01:52
다른 동물은 길러보질 않아서 모르겠는데요.
제가 느끼기에 개들은 사람에게, 많이 사랑받고 싶어하고,
또 멍멍이도 자기 사랑을 몽땅 표현해줘서 더 정이 가는 거 같아요.
말은 못하지만, 좋으면 좋다고 온 몸으로 있는대로 (눈과 귀와 혀와 꼬리로) 다 표현하는 게 말도 못하게 이쁘죠.
우리 폴리는 이제 꽉 채운 10년을 살았는데요. 앞으로 몇 년은 충분히 더 살꺼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이가 있어서... 혹시나... 죽을까봐 걱정이 되요.
아침에 출근할 때 제가 마지막으로 나가는데, 현관 나서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쓰다듬어주고 인사하고 나갈라고
"폴리야~ 우리 개~, 내 새끼야~" 하고 부르면서 찾으면,
보통은 침대에 한가롭게 누워서 꼬리를 살랑 거리면서 저를 빤히 보고 있는데
가끔, 불러도 쳐다도 안보고, 자기 자리 방석에 웅크린 모양으로 엎드려 꼼짝도 안 하고 있을 때면
"설마..... 죽었나 ... ;;;?" 하는 생각이 들구 그래요. ㅠ_ㅠ
(실상은 저만 두고 다들 나간다고 삐져서 시위하는 거.)
아, 그렇군요. 추억을 함께 했던 식구가 곁을 떠나는 건 슬픈 일이예요.
마음 잘 추스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