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밑장빼기의 추억

2010.02.19 13:22

Mito 조회:1261

 

대학교 다닐적에 친구&후배 들과 함께 3~5명이 모이면, 게임방에서 워크래프트3, 당구, 땡이(섯다와 비슷하지만 족보가 빠져있죠) 를 많이 했습니다.

 

 

다들 잡기에 능한녀석들이라 워3은 제가 제일 못하고, 당구는 엎치락 뒤치락, 땡이는......... 제가 호구였습죠.

 

 

따기는 커녕 오링이나 안당하면 다행이었죠.

 

 

 

당시 타짜에 심취했었던지라 다들 밑장빼기를 흉내내보곤 했지만, 쓰는 녀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모르죠. 누가 썼었을지도.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그날도 밤은 흘러 동이 틀 무렵. 반지하 하숙방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4인의 대학생(이라 쓰고 폐인이라 읽는다.) 들은 땡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 자본은 어느새 1/3으로 줄어든 시점.

 

 

오랜만에 제가 선을 잡았습니다.

 

 

바닥에 널부러진 패를 휘휘 저으며 전 결심 했습니다.

 

 

 

'밑장빼기다~!'

 

 

 

휘휘 저으면서 장(10) 두장을 맨 아래로 모았습니다.

 

 

그리고 말에게 퉁을 치라고 주문을 외며 패를 내밉니다.

 

 

제 생각이 전달 됐는지 퉁을 칩니다.

 

 

 

 

'이때다!'

 

 

 

패를 섞으면서 맨 아래의 장 두장이 도망가지 않게 잘 섞습니다.

 

 

아무도 눈치 못챕니다. 동틀 무렵이라 다들 피곤한게지요.

 

 

패를 돌립니다.

 

 

 

'위에서 한장... 위에서 한장... 위에서 한장.... 나는 밑에서 한장... 위에서 한장... 위에서 한장... 위에서 한장.... 나는 밑에서 한장... '

 

 

 

성공합니다.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요.

 

 

 

 

 

저는 장땡을 들었습니다. 기술이 미천한지라 다른 사람에게, 8땡, 9땡을 주지는 못합니다.

 

 

판돈을 올립니다.

 

 

두명이 낚였습니다. 무언가 들었나봅니다.

 

 

터지는 미소를 참으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합니다.

 

 

바닥에 배춧잎도 한 장 보입니다.

 

 

이번에 따면 본전이 될듯합니다. (가난한 학생들인지라 자본금이 2~3만원이 max였죠)

 

 

 

 

드디어 패를 오픈합니다.

 

 

 

 

2땡 한명... 표정이 안좋습니다.

 

 

 

5땡을 내밀며 이야기 합니다.

 

 

 

 

"6땡이면 먹어"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_-

 

 

 

오땡이 판돈을 쓸려는 순간 전 외칩니다.

 

 

 

 

 

'잠깐!!!!!'

 

 

 

 

 

전 장땡을 내밉니다.

 

 

 

 

Play of today 였죠.

 

 

 

 

전 본전을 회복합니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5땡은 멍해집니다.

 

 

 

 

 

그렇게 또 하루의 해는 뜨고 있습니다.

 

 

 

 

 

 

 

 

 

 

뒷 이야기....

 

 

 

 

 

 

 

 

결국 몇판 더 하다가 전 오링을 하고 맙니다( ㅡ_-)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KPUG 운영비 모금. 안내 드립니다. - updated 230805Sa [26] KPUG 2023.08.05 8010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30638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40882
29767 펌/ 무거운 침묵 by 추미애 newfile 맑은하늘 05.04 3
29766 시민들이 모여있네요. 조국 장관 이후.오랜만에 서초역 왔네요 [7] update 맑은하늘 05.03 38
29765 비가 오네요. [2] 해색주 05.01 63
29764 손수건 만들기.. [10] file 아람이아빠 04.28 91
29763 추천 가전제품 (비데랑 정수기) [4] file minkim 04.19 291
29762 오랜만에 등산화 신고 천마산역 가는길이네요 [9] 맑은하늘 04.13 596
29761 10년 넘어서 노트북 바꿨습니다. [14] file matsal 04.12 614
29760 전 이 시국에 미싱.. 갤럭시탭 케이스 리폼.. [2] file 아람이아빠 04.11 559
29759 이 시국에 팜 =) [7] 왕초보 04.11 565
29758 윤석렬 대통령 파면 [11] 해색주 04.04 569
29757 Palm M505/M515 [7] 라이카 04.04 265
29756 현재 00시 27분 시민들과 안국역에 있네요 [10] file 맑은하늘 04.04 245
29755 희망은 있는걸까요 ? Hope... [18] 맑은하늘 04.03 278
29754 항상 집이 쵝오 라고 느끼는 이유가 [13] file 바보준용군 03.31 323
29753 털찐 강아지..새 옷 입고.. [9] file 아람이아빠 03.28 276
29752 경북 산불이 엄청나네요. [6] 왕초보 03.26 323
29751 연금 개혁에 말이 많군요. [6] 해색주 03.22 318
29750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군요. [17] 해색주 03.20 328
29749 하하하 제감자탕 뼉다구가 말입니다 [16] 바보준용군 03.20 297
29748 다들 하고 싶은게 있으신가요? [5] 해색주 03.19 254

오늘:
1,949
어제:
1,923
전체:
16,236,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