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8MB USB 메모리다.
2011.07.20 11:41
나는 8MB USB 메모리다.
8GB도 아니고 8MB다.
나도 처음 나왔을때는 초 거대용량이었고, 8MB나 되는 용량을 뭘로 채우나 고민했었고,
그리고 지금의 16GB 애들보다도 더 비쌌었다.
아아...
세월 무상이라던가...
언젠가부터 컨텐츠 사이즈가 커지고, 엄청난 용량과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애들이
너무나 저렴한 가격으로 팔리기 시작하고
나는 그저 인터넷 뱅킹을 위한 인증서 전용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런데 인간사 새옹지마라던가...
요즘 구름서비스란 애들이 생기고
여기저기서 수십GB의 용량을 공짜로 쓰게 해주는 서비스들이 생기더니
나의 주인은 그렇게 애용하던 초거대용량 USB 애들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웹하드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애들 뱃속을 채우던 내용도 중요한 데이터에서
그저 심심풀이 야동과 한두번 보고 말 아이돌 동영상으로 바뀌었다.
용량 큰 애들은 중고시장에 팔려나갈 지도 모르지만
나는 여전히 중요한 인증서와 주인의 비밀정보(?)를 보관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주인한테 사랑받고 있다.
나는 8MB USB 메모리다.
코멘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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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7.2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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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축제
07.20 13:41
뭐 현역 2MB도 있는데요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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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이
07.20 17:47
저용량이 그래서 좋아요..인증서나 ..중요한 파일만 들어가는 크기라서 ..딴짓도 못하고 딱 고정사용
저도 32메가 인증서등 넣고 고정으로 씁니다.
이상하게 몇기가 짜리는 용량이 모자라서 고민하는데 ..32메가는 오히려 용량이 남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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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7.20 19:16
저용량... 예전에 다 처분해버리고 남아 있는 게 없네요.
찾아보면 메모리 스틱16M짜리는 하나 있을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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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메가 메모리 정말 지금도 잘쓰고 있습니다. 급하게 PPT 할때 가져가면 정말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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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
07.21 15:37
글내용과 별개로; 혹시 이런 글 스타일이 어디서부터 유래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분명 언젠가부터 나는 ... 이다 라는 식으로 글들이 나온 것 같은데, 그 유래가 궁금하네요.
독서량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봐놓고도 잊어먹어서인지... 그도저도 아니면 중고교 국어교과서를 보지 않은지 오래되어 잊어먹은건지;; 모르겠네요.
Dos를 쓰는 LX에서는 아직도 널널한 용량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