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개 또 사고 났습니다.(이번에는 뺑.소.니~)
2011.07.27 02:27
똥개가 감자에게 폭행당해 안면 함몰이라는 중상을 입고 치료되어 나온게 2주전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원치 않게(하루는 가족 서비스로 대관령을, 다음날은 생일 축하 때문에 대전에 갔다왔습니다.) 멍멍이 부상 회복 시험까지 하여 준 극한 상태에서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정확히는 어제) 또 똥개가 폭행당했습니다. 이번에는 '소'에게 폭행당했습니다.
이번에는 그냥 잘 직진하는데 미친소 한 마리가 머리로 멍멍이 엉덩이를 가격했습니다. 안그래도 비 퍼붓고 막히는 대학로 한가운데서 폭행을 당하고 말았습니다.(왜 대학로를 갔느냐 묻는다면... 부친을 모시러 방학동에 가야 하는데 동부간선도로 통제로 어쩔 수 없이 시내를 통과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멍멍이는 약간 엉덩이 함몰되는 준 경상을 입었습니다. 그래도 몇십만원 코스는 되겠죠.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좀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목 이하 왼쪽 전부가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또한 오른쪽 발목 역시 피해를 봤습니다. 내일 병원을 가서 진단을 받고 입원 여부를 결정해야 할 듯 합니다. 제가 며칠 글도, 답글도 없거든 병원에 누워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까지가 그냥 사고 보고인데... 이게 단순한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의 '소' 주인장이 뺑소니를 쳤습니다.
당시 소 주인장은 약간의 음주 상태로 추정되며(인사불성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대화에서 알코올기를 느낄 정도), 보험 처리를 계속 거부하고 자리를 이탈하여 했습니다. 또한 현장의 훼손까지 시도했습니다. (합의 없이 소를 옮겼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형사처벌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였지만 보험 접수 및 멍멍이 보험사 직원과 합의조차 피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명함만 준다고 뺑소니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 구난조차 하지 않았으며 그에 대한 최소한의 의사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황당함에 보험사 직원과 상의 후 혜화경찰서를 찾았으며, 그 사이에 계속 소 주인장과 통화하여 경고를 하며 보험사에 연락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전화를 안받는거 아니면 계속 회피. 결국 경찰서에 사고 접수를 했습니다.
더 재밌는건 이 소 주인장이 '음주운전 후 그것이 무서워 도망친 사람'의 전형적인 패턴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점입니다. 보험 접수를 거부하고 대충 돈으로 합의보려 한 것(당시에는 그것조차 하지 않고 말로 때우고 도망치려 했습니다.), 현장을 훼손하고 피해자 구난 없이 도주한 것도 그렇지만 담당 경찰의 전화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장 경찰서로 출석하라는 요구에 대해 '손님이 있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출석을 회피하려 했고 다시 그에 대해 담당자가 경고하자 출석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묵묵무답. 다시 담당자가 전화했을 때는 '부인이 운전했다'는 거짓말까지 했습니다. 당시 소 등에는 소 주인장 한 명만 타고 있었는데 어딜 그런 바로 탄로날 뻥을 치는지... 경찰서 출석을 회피하고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는 거짓말까지 하는 것은 음주운전 사고 피의자의 대표적인 패턴입니다.
결국 자정까지 소 주인장은 출석하지 않았고, 사건은 소 주인장 차적지 경찰서로 이관되었습니다. 술이 깬 다음에 출석해서 술을 안마셨다고 잡아 뗄 생각이겠지만, 벌린 일이 많아서 최소한 형사입건에 면허취소는 기본 코스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 저쪽에서 보험 접수고 뭐고 하지 않았기에 모든 사고 수습은 일단 제 지갑으로 하겠지만, 어떻게든 민사 보상을 받을 수는 있을 것으로 보며, 다만 저쪽에서 형사 합의를 요구하면 '凸 凸'를 날릴 생각입니다.
추신: 경찰서에서 1시간동안 택시가 안잡혀 결국 한 블럭 전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버스 내리니 비 쏟아집니다. 쫄딱 맞았습니다.
업데이트: 혜화경찰서 뺑소니 전담 부서에서 공식적으로 조사에 들어갔고, 가해자는 현재 경찰과의 통화/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잠적 상태입니다. 그리고 저는 자손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똥개는 자차를 안들어 제 지갑에서 일단 고치고 저쪽이 붙잡혀 보험 처리를 하게 되면 그 때 받을 예정입니다.
코멘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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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7.27 02:34
사고 뒤에 '나 운전 안했3' 하는건 드라마, 만화에서도 자주 나오는 패턴 아니겠습니까? 사람이란 존재는 그러한 통속적인 패턴이 너무 흔해서 안먹힌다는걸 왜 모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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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ser
07.27 03:52
제가 사고 당했을 때도 차안에서 자리를 바깠다고 진술하더군요;; 결국 음주로 처리 됬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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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7.27 11:49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것을 이렇게 활용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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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조리 잘하시고 사고처리는 법 대로만 하시면될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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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야
07.27 06:21
몸회복 잘하시길요. 정말 음주운전은 무섭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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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07.27 10:05
애고고... 큰일당하셨네요.
몸조리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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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7.27 11:48
헐...
iris님 보험으로 수리를 하시면, 보험사에서 상대방에게 구상청구 들어갑니다...
음주운전, 뺑소니는 운전면허를 영구히 못 따게 했으면 하네요...
iris님 // 절대로 합의해주시지 마세욧...
병원에 입원하셔서 치료 받으세욧...
뺑소니라도 인사사고 아니면 뺑소니가 아니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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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7.27 15:01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쪽 보험사와 이야기를 하여 일단 제 보험 및 제 지갑에서 치료 및 수리를 하고 있으며, 저쪽이 붙잡히는대로 그 보험사쪽에서 다시 보상을 받을 계획입니다. 무보험차면... 그 때는 민사소송으로 가야겠지만, 일단 차적 조회 결과 무보험은 아니고 차주 신원 조회를 했을 때 가해자 본인과 같았기에 일단 '사람만 잡히면'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이미 인사 사고이기에 뺑소니로 처리가 되어 경찰에서 조사중이며, 서류 접수도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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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비오는데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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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록알밥
07.27 13:56
차도 차지만, 몸이 안 상하는게 중요한데 말이죠. 몸조리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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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07.27 16:44
안다치시는게 최선인데, 어서 나으시고 잘 해결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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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7.27 22:21
치료 잘 받으시고 꼭 제대로 보상 받으세요~~~
에고 몸조리 잘하세요.
그러고보면 세상에는 벼라별놈이 다 있네요. 아니 혼자타고서 마누라가 운전했다니.. 이게 무슨 신귀생뎐에나 나올법한 아수라 빙의하는 소리란 말입니까 ㅡ.ㅡ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