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 고생이 많겠습니다.
2011.07.28 15:08
먼저 대한민국의 모든 군인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수해가 발생하니 역시 나라 입장에선 만만한게 군인이라, 바로 끌어다 써먹는군요. 밥맛입니다.
그런데 웃긴건.. 52사단을 데려다 쓴다는겁니다.
52사단은 광명시에 위치하고 있고, 수도방위사령부 예하부대중 하나입니다.
올해 6월에 52사단에서 병장만기전역한 친구의 말로는 수도방위사령부 예하부대는 수해 등의 재해복구에 투입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나라가 재난에 빠졌을 때 수도를 방위하기 위해 설치한 부대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름이 수도방위사령부 예하부대이니까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명박 정권 이전까지 수도방위사령부와 그 예하부대는 대민지원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작년, 서울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상부에서 52사단에 내려온 명령은 대민지원.
대한민국 국군 역사상 최초였습니다.
친구 말로는 내부에서 말도 많았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대민지원을 나가야 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각종 대민지원에 52사단은 개같이 끌려다녔다고 합니다.
물론, 국가가 대부분의 군인을 마구잡이식으로 다루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52사단과 같은 수도방위사령부 예하부대는 함부로 대민지원을 나가면 안되는 부대입니다.
설치 이유가 수도방위이고, 이는 재난시 혼란을 틈타 수도에 위협이 가해질 경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수도권 대민지원에 52사단을 남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52사단은 우면산 산사태 뒷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조중동에서 말하길, 연평도 포격사태때 국민들이 직장에서 일 잘한다고 안전불감증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수도방위를 위한 부대를 대민지원으로 보내버리는게 훨씬 더 심각한 안전불감증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나름대로 기준과 원칙을 세웁니다.
그렇게 세워진 그 기준과 원칙은 지켜져야 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 그 기준과 원칙을 고집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설령 예외로 인정되어 기준과 원칙을 꺽었다고 해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면 다시 기준과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게 바로 기준과 원칙이기 때문이죠.
문제는 그 부대가 처음 참여한 대민지원이 폭설이라고 한다면...
그에 준하는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다시 그 기준과 원칙을 꺽어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이죠.
사실, 기준과 원칙을 세우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걸 꺽기는 쉽죠.
그리고 한 번 꺽인 기준과 원칙을 다시 세우는 건...
처음 기준과 원칙을 세울 때보다 몇 배는 더 어렵다는 게 문제입니다.
게다가 이 정부는...
기준과 원칙이라는 말조차 생소하게 들리는...
그런 상황인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