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치킨이 오지 않아서 알게 된 것
2011.08.17 12:41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 것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는군요.
프랜차이즈 00치킨은 튀기지 않고 구웠다고 해서 인기를 끈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저도 기왕에 치킨을 시킨다면 그곳으로 주문을 했죠. 쿠폰으로 주문한 적도 있으니 꽤 많이 먹었나 봅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구역이 분명해서 지정된 영업점이 아니면 주문을 아예 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제 …
일이 있어 가족들과 밖에서 만났고, 저녁을 못 먹었습니다.
거의 45분이 지났는데 안 오길래 전화 했습니다.
출발했다고 하더군요. (치킨 집에서 집까지 오토바이로 오면 5분도 안 걸릴 겁니다)
15분이 또 지났습니다. 안 옵니다. 또 전화했습니다.
출발했다고 곧 도착할 거라고 하더군요.
10분 또 지났습니다. 또 전화 했습니다. 이번엔 따졌죠. 확인전화 한지 20분이 넘었다니까 그제서야 다시 확인하더니 미안하답니다. 주문이 누락되었다고.
주문서가 겹쳐져 있어서 누락 되었다고 …
그런데 고픈 배를 참으면서 기다린 저와 아이들은 그냥 미안하다는 말만 듣고 말아야 하는 건지 …
실수로 주문 누락된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중간에 두 번이나 확인전화 했을 때, 출발했다고 건성으로 대답한 것은 용납이 안 됩니다.
싫은 소리 좀 하고 끊었습니다. (저는 절대로 욕설 비슷한 말도 하지 않습니다.)
본사에도 연락해서 항의할 거라는 말도 했습니다.
라면 끓여 먹었습니다. ㅎ
이 회사 구역을 확실하게 정하고 영업을 합니다.
자기 구역이 아닌 곳에는 절대 배달 안 합니다.
담당 지점으로 전화를 돌려주거나, 번호를 알려줍니다.
이게 직접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사에 항의 전화해서 상황을 이야기 하고, 이런 경우에는 영업점에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주의를 주고 교육을 다시 시킨다고 하더군요. 좋습니다.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기다리고 화나고, 배고프고 한 건 어떻게 할 거냐고 했더니, 이해해 달랍니다. 그렇게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 영업점과는 감정이 상해서 더 이상 그 곳에서 주문해 먹고 싶지 않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라고 물었더니, 방법이 없답니다.
앞으로 잘 하라고 할 테니 거기서 계속 주문해서 먹으라고 합니다.
계약이 그렇게 되어 있어서 이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답니다.
내가 그 집과는 싫은 소리를 해서 앞으로는 불편하니, 다른 영업점에서 주문해 먹겠다고 하니 안 된답니다. 시스템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는 거죠. 그 영업점을 잘 하도록 바꿀 테니 그냥 참아달랍니다.
아무 문제 없을 때는, 영업 구역을 보장해주는 시스템이 좋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고 나니, 그 시스템이 불편하게 하네요.
안 먹으면 그만이겠지만, 아이들도 저도 그 치킨을 좋아하거든요. ㅎㅎ
결국 앞으로 00치킨은 포기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고선 전화를 끊었습니다.
다른 치킨 찾아봐야겠네요. (치킨 때문에 이사할 수는 없으니..)
코멘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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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좀 애매한 상황이긴 하네요.. 싫은 소리한데다가 시키면 왠지 좀 찝찝할것 같기도 하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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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통조림
08.17 14:57
치킨집은 모르겠지만 피자같은 경우에는 배달이 안오길래 전화했더니 죄송하다며 무료로 주던데요
물론 그동안 배고팠던건 어쩔수 없는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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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프랜차이즈마다 다르더라고요...
저희 동내 교촌은..
3곳에서 배달와요...-_-;;;;;;
(그래서 그중 양 제일 많은곳에서 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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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8.17 17:40
음.. 울 동네도 아무 번호로나 전화해도 오던데요.
따로 구역이 없는 건지.. 아니면 무시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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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닭집...
그냥 동네 닭집이 옛날처럼 많았으면 좋겠는데
그넘의 프랜차이즈 닭집이 초반엔 닭값 이름값으로 쫒아내더니
이젠 통큰닭이 위대해 보이는 세상이 왔네요
저게 닭집이 문제인지 프랜차이즈가 문제인지
아니면 둘다 문제인지...
확실한건 열받는다는거고
더 확실한건 소비자는 진짜 봉이라는거더군요
저도 한번 당해본지라...
그래서 프랜차이즈 닭집 끊었습니다.
그냥 동네 반마리 닭집으로 갑니다.
그냥 정말 상식이 통하는 평범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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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18 02:35
조금만 더 진상을 떨면.. 공짜 치킨이 오긴 할텐데.. 침을 잔뜩 발라서 오겠.. ㄷㄷㄷ
닭한마리 때문에 이런 얘기까지 하기는 그렇지만
헌법에 행복추구권에 위배되는 사규라 해서 위법 행위고 고소 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비용이 닭 한마리 값 보다는 더 들어가겠지만
행복에 대한 값어치가 그보다 상회 한다면 충분히 해 볼만 할 것 같기도.....
안그래도 프렌차이즈 닭집들 작태 맘에 안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