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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곡추천?] Queen의 Flash / A kind of magic

2011.09.13 19:24

iris 조회:1763 추천:1

이번 연휴동안 귀성을 하지 않았기에(잠시 외출을 나갔다 시속 1.5km의 지옥을 7시간동안 겪은 것은 제외합니다. 아산시 인주면... 다시는 가지 않으리다.) 대부분 집에서 음악 감상과 소일(사이트 이전)을 하며 보냈습니다.

 

오늘 소개할 Queen의 Flash와 A Kind of Magic은 Greatist Hits 앨범에도 들어간 곡이지만, 사실 다른 곡들에 비해 지명도는 낮은 편입니다. 보통 Queen하면 Bohemian Rhapsody,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s, Radio Ga-Ga를 먼저 떠올리고, 그 다음이 Don't stop me now, Under pressure, Want to break free, Another one bites the dust, Killer queen같은 곡을 생각할 것입니다. A kind of magic은 그런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Flash정도가 되면 도대체 이게 핵심만 모은 Greatist Hits에 들어간게 맞냐 할 정도의 낮은 지명도를 자랑합니다.(프레디 사후 발표한 Too much love will kill you가 훨~~~~~씬 유명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두 곡을 오늘 추천하는 이유는 'Queen의 OST'이기 때문입니다.

 

Beatles의 Yellow Submarine처럼 유명 가수/밴드가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적극적으로 참여해 만든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가수들이 OST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영화에 참여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로 전임 음악 감독을 두고 가수가 한두곡정도의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흔하지만, Queen이 참여한 두 영화는 대부분의 곡을 Queen의 멤버들이 썼습니다. 문제는 두 영화 모두 지금 우리의 시각으로는 '컬트 영화'라는 것이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Queen은 1980년에 판타지 영화, Flash Gordon의 음악을 만듭니다. 원작이야 1930년대의 만화이기에 꽤 오래된 것이지만, TV 시리즈로는 몇 번 리메이크를 하고, 2007년에도 리메이크를 할 정도로 지명도를 가진 것입니다. 영화화도 역시 몇 번 이뤄졌는데, 가장 마지막이 1980년에 한 것입니다. 시나리오만 따지면 리메이크보다는 리부트(인물 등 주요 설정만 가져오고 배경이나 스토리는 새롭게 만드는 것)에 가깝지만, 스토리라는 것을 따지는 것이 우스울 정도로 내용은 빈약했습니다. 액션도 사실 그저 그랬으니 B급 액션 영화로도 거시기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엉망일지라도 뭔가 불쌍해 보이는 게 있다면 컬트 영화가 될 수 있듯이 지금 이 영화는 컬트 영화의 대표작으로 올라 있습니다. 이 작품에 나온 유명한 배우라고 해도 우리가 보통 아는 것은 '역대 최악의 007'로 불리는 티모시 달튼 정도일 것입니다.

 

Flash(이건 싱글 버전 제목이며, OST의 제목은 Flash's theme입니다.)는 이 영화의 오프닝곡입니다. 위에 올려둔 것은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닌 Queen의 뮤직비디오인데, OST 버전과 흐름이 다릅니다. 정식 뮤직비디오(싱글) 버전이 영화 중간에 대사가 들어갑니다.

 

이 곡이 Queen의 음악적인 부분에서 차지하는 것은 기껏해야 '그 전까지 신시사이저를 거의 쓰지 않았던 Queen이 신시사이저 남발(?)로 방향을 바꾼 최초의 곡'정도입니다. 실제로 1980년 이후 곡들은 신시사이저를 적지 않게 활용합니다. 80년대 FM방식 신시사이저가 지금보다 소리가 좋을 리 없겠지만, 당시로서는 다양한 폼 나는 소리를 들려주는 제우스의 선물이었습니다.

 

가사는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80년대 판타지 히어로물 영화에서 볼법한 것입니다. 어렵지도 않고 단순합니다. 하지만 판타지 영화에 어울리지 않을법한 강렬한 Queen의 사운드와 프레디의 보컬은 어색하면서도 이 영화의 OST가 Queen의 것임을 보여줍니다. 보통 이러한 스페이스 오페라하면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OST를 떠올리기 쉽지만, Queen의 락 OST는 강렬하면서도 이질적입니다. 이 OST가 망한 영화를 컬트 영화의 반열에 올려두게 만든 또 하나의 힘이기는 합니다만, 이 OST는 Queen다우면서도 영화에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줍니다. 대충 이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YB가 태권V 주제가 및 OST를 만드는 것' 

 

그럼에도 이 곡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1. 어렵지 않고 꽤 명확하지만 마음을 잡는 가사

2. 파워풀한 보컬 및 코러스, 매우 적절한 반주

3. 일부 멤버에게만 맡기지 않는 작곡

 

3분도 안되는 짧은 곡이며, 가사 역시 짧지만 그 내용은 이 노래가 의미하는 바를 매우 충실하고 정확히 전달합니다. Beatles의 가사는 아름답지만 사실 해석이 꽤 어렵습니다. Norwigian Wood같은 곡은 여전히 그 의미가 무엇인지 논란이 분분합니다.(노르웨이산 가구설이 대부분이지만 노르웨이의 숲부터 마약까지 이설은 넘칩니다.) 그에 비해 Queen의 가사는 대부분 가사의 뜻이 명확합니다. 초창기에 그 어려운 곡인 Bohemian Rhapsody조차 코러스 부분을 빼면 가사의 뜻은 명확합니다. 그러면서도 가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듭니다. Flash의 가사는 'Flash라는 넘이 대단한 넘인 모양이구나'하게 만들며, Radio Ga-Ga는 라디오에 대한 추억과 애정을 바로 느끼게 하면서도 그 감정을 듣는 이에게 이입시키기에 충분합니다. Love of my life는 피아노 연주와 함께 들으면 애절함이 사람을 전율하게 만듭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의 오프닝으로는 너무 강렬하지만 그 강렬함은 Queen의 강렬함이기도 합니다. ABBA의 노래가 가벼움과 즐거움이라면 Queen의 노래는 락밴드 특유의 힘입니다. 보컬부터 기타, 베이스, 드럼까지 모든 것은 힘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결코 남는 힘을 낭비하거나 폭주하는 힘이 아닌, '필요한 만큼 쓰는 강렬한 힘'에 가깝습니다. 보컬을 뺀 반주만 들어도 Queen의 음악은 강하고 멋집니다.

 

Flash Gordon OST는 총 18곡이며 그 가운데 오프닝인 Flash와 엔딩곡인 The Hero를 뺀 나머지는 연주곡입니다. 물론 이 곡들 모두 Queen 특유의 강렬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곡들이 특정 멤버 한둘이 다 만든 것은 아닌 것에서  Queen의 음악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보통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만 생각하기 쉽지만, Queen은 네 명의 멤버 모두 싱어송 라이터로서 손색이 없었기에 다양한 곡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프레디 역시 많은 곡을 썼지만, Queen의 명곡 가운데 많은 수는 기타리스트이자 Queen의 사실상의 브레인인 브라이언 메이 CBE에게서 나왔습니다. 또한 많지는 않지만 드러머인 로저 테일러와 베이시스트 존 디콘 역시 앨범에 작사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Flash Gordon OST 역시 이 네 명 모두 작곡가로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보통 리드 보컬, 아니면 밴드의 리더에게만 모든 것이 몰리는 대부분의 밴드와 다른 점입니다.

 

 

활동이 뜸해지며 슬슬 해체설까지 나오기 시작하는 1986년에 Queen은 다시 영화 음악에 나섭니다. 그런데 또 어쩝니까? 이번에도 결과적으로 컬트 영화가 되어버린 Highlander입니다. OST 전체를 관여한 것이 아닌 주요 곡에만 참여해 비중은 낮지만 결과적으로 Queen이 참여한 영화는 컬트 영화가 되어버린 꼴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은퇴한 션 코너리 영감님을 빼면 눈에 띄는 배우도 없고, 중세와 현대를 연결하는 판타지 액션이되 내용은 강렬하지 않았기에 흥행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영화로는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비공식 OST'인 A Kind of Magic을 낳습니다. 원래 공식적으로 영화에 쓰인 곡은 'A kind of magic'  이외에 Who wants to live forever'와 'Princes of the universe' 등 일부지만, 이 앨범의 곡들은 원래 Highlander에 쓰려고 만들었거나 쓰인 곡들입니다. 또한 이 앨범에는 Queen 후기 명곡이 많습니다. 첫 번째 영화인 Flash Gorden의 곡들은 1980년대 초반 이후 콘서트 등 연주가 거의 없었을 정도로 묻힌 반면, Highlander에 쓰이거나 쓰일 예정이었던 곡들은 오랫동안 남습니다. A Kind of Magic이나 Who Wants to live Forever는 물론이고 공식 앨범 타이틀인 One Vision, Friends will be Friends같은 곡이 공식 앨범에 등장합니다.

 

이 앨범에도 다양한 멤버들의 곡을 들을 수 있습니다. A Kind of Magic은 로저 테일러가, Who Wants to live Forever는 브라이언 메이가,  Princes of the Universe는 프레디가, Friends will be Friends는 존 디콘이 프레디와 함께 썼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삶에서 영감을 얻은 One Vision은 로저 테일러가 쓴 곡에 멤버 전체의 아이디어로 곡을 붙였습니다.(그 결과 작곡 중 지겹게 먹은 치킨에게 경의(?)를 표하며 가사 맨 끝에 'Fried Chicken'이 붙는 만행(?)이 벌어집니다만.)

 

이 앨범은 Queen 최초로 CD 디지털 녹음을 했다는 것이 음악적으로 다른 것이지만, 주요 곡 자체로도 할 말이 많습니다. A Kind of Magic은 Highlander의 이미지와 중첩이 되는 노래, 그리고 정규 뮤직비디오의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하며, Who Wants To Live Forever는 무엇보다 영화의 주제에 맞으면서도 '매우 드물게' 브라이언 메이의 보컬을 들을 수 있습니다.(뒷부분의 힘있고 고음 영역대를 보이는 프레디의 보컬과 달리 앞부분의 잔잔한 보컬은 곡의 느낌을 훨씬 잘 살려줍니다.) 노래 제목과 대충 해석하는 가사만 보면 기독교 찬양가로 들릴만한 One Vision은 상업적인 기독교가 만연한 우리나라나 미국에서도 홍보용으로 써먹지 않듯이 오히려 평등과 인권을 강조합니다. 보수 기독교에서 혐오하는 킹 목사를 모티브로 했으니 당연히 노래에서 킹 목사의 사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Queen이 참여한 영화는 참으로 안타깝게도 싸그리 컬트 영화 취급을 받았지만(Beathes도 사실 마찬가지긴 했습니다. 고 마이콜 잭슨옹같은 분이 예외인 것입니다.) 거기에 나온 곡들은 Queen의 성격을 무엇보다 잘 보여줍니다.

 

추신: 어떠한 가수나 밴드의 음악을 바탕으로 뮤지컬을 만드는게 유행인 모양인데, Queen도 'We will rock you'라는 뮤지컬이 있습니다. 물론 원조라면 ABBA의 Mamma Mia일 것입니다. '프레디가 없는 Queen은 Queen이 아니다'라고 2인자, 브라이언 메이가 공언하면서도 해체가 아닌 '영구 휴면' 상태인 Queen과 달리 ABBA는 완벽하게, 깔끔하게 해체하였습니다. 지금은 그 멤버들이 서로 얼굴을 보지도 않을 정도로 서먹해졌지만(사실 의학적으로도 어려운 일입니다. 절반은 기억상실인 사람까지 있으니까요.) 그들의 음악은 남아 있습니다.

 

보통 ABBA하면 전성기인 1970년대 중반의 밝고 화려한 곡을 떠올리기 쉽지만, 저는 오히려 멤버들의 불화가 심했던 후기의 곡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후기의 유명한 곡들은 너무 밝고 빠른곡보다는 훨씬 차분한 것들이 많은데, I have a Dream, Super Trouper, The Winner takes it all같은 곡을 좋아합니다. 어찌보면 이 시기가 음악가로서 성숙할 시기였으며, 이러한 후기 곡들은 성숙의 좋은 모습이었을지도 모르는데, 그 진화를 보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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