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직장에서 짤리는 경우

2011.09.19 12:40

minkim 조회:2004

  새로 두 사람을 채용한 지 결국 6개월만에 B에 이어서 R도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R은 병원 생기고 처음으로 Probation 기간중에 짤린 Civilian employee가 되었습니다. 주어진 복도 제대로 찾아먹지 못하는 어리석은 R입니다. 이로서 새로 뽑은 두 사람을 모두 보내기로 하고 다시 두 사람을 뽑을 예정입니다. 이미 한 사람은 확정이 되었고 나머지 한 사람도 인터뷰한 세 사람 중에서 고를 것 같습니다.

B의 경우는 다시 외래약국으로 돌려 보냈었고 이미 Probation기간이 지나서 퇴직은 당하지 않고 아마 계속 4-5 군데의 부속 약국을 떠돌 지 싶습니다. 나이가 60이 넘어서 한 명 처방 10개 입력하는 데 5분 짜리 일을 한 시간씩 걸리니 어떻게 할 수 가 없더군요.

그래도 지금 있는 육군병원이 엘파소에서는 제일 큰 곳이라 약사만 한 30명 됩니다. 문제는 Inpatient에 근무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이 채 10명이 안 됩니다. 현재 Inpatient내 9 명 약사중에서 한국사람이 4명입니다. Outpatient를 조금만 하다보면 다시 Inpatient를 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B의 경우는 서로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우리한테 온 경우인 것 같구요.

문제는 R의 경우인 데 짤릴 수 있는 경우가 어떠하다는 걸 보여주는 전형적 경우입니다. R은 Probation기간 중이라 퇴직을 당하는 경우입니다. 아마 여기서도 짤리면 다른 곳에서는 거의 힘들 것 같아 안 된 마음이 듭니다. 취직되었다고 새 집도 도 샀다는 데. 될 수 있으면 좋게 해결할려고 outpatient manager에게 R의 transfer를 부탁하니 벌써 이 매니저(한국사람 대위)가 소문을 듣고 거절을 하는 군요. R 스스로 자초한 경우이니까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요.

R의 경우뿐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짤리는 사람들의 몇 가지 유형을 한 번 적어 볼 까 합니다.

1) 능력이 안 됩니다. R은 나이 50에 Pharm D가 되어서 경험이 없으면서 컴퓨터에 능숙하지 못합니다. 컴퓨터로 처방을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타자가 필수입니다. 비슷한 옆 병원의 다른 나이드신 초보약사분의 경우는 30분 일찍 출근, 점심시간 10분, 남들 귀찮아하는 것 다 처리하기로 버텨 나가시더군요.

2) 게으릅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있으면 항상 자기는 쉬운 파트만 하고 어려운 건 남에게 미루거나 다음 쉬프트로 넘깁니다.

3) 꼼쟁이입니디. 이제까지 그만 둔 사람들의 공통점인 데 남에게 베풀 줄을 모릅니다. 월급 받아서 테크니션들에게도 좀 베풀어야 잘 해 주는 데 지금까지 그만 둔 네 사람중에서 남들 밥을 사 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묘한 공통점이네요. 저나 다른 약사님들은 종종 같이 일하는 테크니션들 식사도 사 주고 Thanksgiving이나 Christmas에는 음식이나 선물을 사 가지고 와서 휴게실에 둡니다. 한국산 컵라면도 다들 좋아합니다. 테크니션 생일때는 케익도 한 두어 번 씩 사 주구요. 테크니션 딸이 애기를 놓아서 한국음식을 한 일주일 분 사다 주기도 하구요. 애들 졸업식에 Gift Card도 보내주곤 합니다.

4) 3)에서 이어지는 문제인 데, 꼼쟁이짓을 하다보면 주위에 가까운 사람이 없어서 정보에 취약합니다. 병원 policy는 참 자주 바뀝니다.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없으면 이 정보를 잘 알지 못 해 실수를 하게 됩니다. 더불어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보호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전 웬만하면 다른 사람실수도 큰 일이 아니고 제 선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 덮어줍니다. 물론 다른 약사분들도 저에게 그러하리라 생각합니다. R은 어리석게도 그 보호막에 들어설 줄 몰랐습니다. 주위에 자신말고는 다 적으로 돌려 놓았어니까요. 신참이고 잘 모르면 부지런 하든지, 사교성이라도 좋아야 하는 데 초기에 남들이 자기 큰 실수를 리포트한 데 앙심을 품고 다른 사람의 작은 실수도 일일이 다 리포트합니다. 문제는 자기가 잘 모른 상태이기 때문에 리포트하는 자기가 틀린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5) 책임감이 없습니다. 약사인 자기 잘못을 준비 잘 못한 테크니션이나 같이 일한 다른 약사의 핑계를 됩니다. TPN 만들 때 mmol을 mEq로 계산을 실수하고 mmol을 ml로 환산 해 준 제 탓을 하더군요. 어제는 TPN에 insulin 기재를 누락하곤 다른 약사 핑계를 되더군요. 최종 사인은 분명 자기가 했는 데. 이런일이 반복되니 R이 하는 일은 같이 근무하는 약사가 다시 check를 해야 하는 일이 되더군요.

결국 일을 시킬려고 뽑은 사람이 더 일을 만드니 보내는 방법밖에 없더군요. 9명 다른 약사중에서 R의 해고를 반대하는 분이 아무도 없네요. 처음 2 달 간 교육시킨 저를 포함해서.

그래도 처음 왔을 때 아무것도 모른 사람을 2달 간 열심히 가르쳤는 데, 더 나아지지 못하고 이렇게 끝이 나니 영 마음이 안 좋아서 다른 분들에게도 참고가 될 듯 해서 적어 보았습니다. R만 빼곤 테크니션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다 R의 진로에 관해서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든 것 같습니다.

제가 위에 명기한 것들만 명심하셔도 직장생활 하시기가 좀 편하시기를 기대하며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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