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 파이어 이후 가능한 아이티 산업 판도
2011.10.04 00:47
확실히 아마존 킨들은 아이티 산업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아래처럼 조금 우울한 그림을 그리고 있네요:
1. 태블릿 제조업의 사양화, 또는 최소한 수익 감소.
2. 태블릿 앱 마켓의 폐쇄화.
3.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포킹가능성.
4. 구글의 안드로이드 개발 동기 저하.
5. 아마존의 웹오에스 인수 가능성.
6. 마이크로소프트 모바일 운영체제의 부활가능성.
첫째, 킨들이 제조 가격 이하로 팔리는 이상, 하드웨어 판매수익 외의 다른 수익원을 가지지 못한 많은 타 제조업체들은 시장에서 밀려나겠죠. 특히, 확실한 퀄리티로 차별화를 할 수 없는 중저가 업체들은, 타격을 많이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국 제조업체들도 미국 시장에서는 많이 매력을 잃을 것이고, 자국이나, 우리 나라같은 개발도상국, 또는 아마존이 진출하지 않은 국가들로 시장이 한정되겠죠.
둘째, 아마존이 바보가 아닌 이상, 킨들에서는 지들 마켓에서만 앱, 이북, 영화, 게임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단도리를 할 겁니다. 물론 구글 마켓 등을 사용하기 위해 계속적인 해킹이 이뤄질테니, 해커들과 아마존 사이에 기술적, 법적 줄다리기가 계속되겠죠. 어쨌든 킨들 사용자들이 어느 정도 아마존 마켓에 묶이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혹시 독점금지법에 따라 아마존에 대한 조사나 제재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물론 아마존 측에서는 여기까지 계산하고 대책을 세워놨겠지만요.
세째, 이미 킨들에 내장된 앱 마켓, 브라우저, 뮤직 스토어 등은 자사의 것으로 되어 있을 겁니다. 또 앞으로도 지속적인 커스터마이징이 이뤄질테니, 킨들이 성공한다면 안드로이드의 실질적인 포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에이피아이 호환성은 유지하려 하겠지만, 완벽할지는 아무도 모르죠. 개발자 측으로써는 사실상 새로운 운영체제가 등장하는 난감함이 있을 것입니다.
네째, 최근 모토롤라 인수 이후, 구글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죠? 가장 큰 우군이라는 삼성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라이선스를 내기로 한 사건을 제일 먼저 들 수 있겠는데요. 삼성이 이런 판이니 중소제조사들로서는 5불이 아니라 대당 10불 이상을 마이크로소프트에 가져다 바쳐야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겠죠. 여기에 킨들이 미칠 영향을 생각해 보죠. 태블릿 시장의 큰 부분을 아마존이 가져가는 것은 기정사실이 될 텐데, 과연 킨들에서 발생하는 광고수익을 아마존이 선선이 구글에게 넘겨줄까요? 또, 구글도 일단 수익 사업체인데, 돈 들여서 개발한 안드로이드가 다른 회사들의 이익만 올려주는 상황이 된다면, 투자를 계속할 마음이 들까요?
다섯째, 위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아마존 측으로서도 캥기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왠만큼 큰 회사면 모르겠지만, 아마존 정도 공룡이면, 구글이 만든 인프라에 무임승차하는 것은 욕 먹게 되어있죠. 따라서 자체 운영체제를 쓰거나,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수익을 나눠먹으라는 유무형의 압력이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영리사업체의 생리상 전자일 가능성이 큰데, 최근 아마존의 hp웹오에스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여섯째, 이처럼 안드로이드 진영이 내홍을 겪으면, 마이크로소프트 측에서는 이때다 하고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을 재탈환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겠죠 그렇지만 최근 윈도우즈 8을 태블릿과 피씨 둘다에 쓰도록 한 것은 여기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가격정책 때문에 그렇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태블릿 시장에서는 시장확보를 위해서 라이선스료를 최대한 낮추려고 할 것이고, 피씨 시장에서는 수익 보전을 위해서 받을 돈 다 받으려고 하겠죠. 그 경우, 당연히 피씨제조사 측의 불만이 있을 것이고, 태블릿과 피씨의 경계선을 어디에 그을 것이냐는 문제도 생길 겁니다.
이상이 제가 생각하는 향후 5년간 아이티 사업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들인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코멘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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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이아빠
10.04 01:48
좀 검색해보니 제가 올린 글과 상당히 비슷한 아티클이 나오는군요: http://www.guardian.co.uk/technology/2011/oct/03/kindle-fire-google 인상깊은 문장들을 조금 번역해서 인용합니다: "킨들이 강력한 상품이 될수록,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대해 가진 비전은 훼손되고 말 것이다. 구글은 공개성과 자유를 말하지만 사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이유는 자사의 광고와 서비스를 배달하기 위한 플랫폼을 창조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아마존은 광고를 디스클레이한다는 구글의 필요성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사실 아마존은 그 자체의 광고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구글의 성공적인 휴대기기 광고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고 있다. 아마존은 중국의 바이두가 구글에 대해서 신경쓰는 만큼이나 구글에 신경을 써 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아마존은 구글이 잘못되기를 바라고 있다." 원문: "...And the stronger the Kindle Fire is as a product, the more damage it will do to Google’s vision of Android. Google talks about openness and freedom but the real reason it began work on Android was to create a platform it could use to deliver its ads and services. But Amazon doesn’t care about Google’s needs to display ads. In fact, Amazon has its own competing ad platform it hopes to use to muscle into Google’s aspiring mobile ads business. Amazon cares as much about Google as China’s Baidu cares about Google, which is to say, a value in the neg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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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
10.04 10:53
뭐 가격빼고는 새로울게 하나 없는거라서, 제가 보기엔 그냥 신제품초기의 분위기일뿐 실제로 써보면 많이 느낌이 다를거 같네요.
아마존스토어에서만 구입가능하다면 태블릿이 아니라 그냥 아마존단말기가 되버려서 태블릿pc와 비교 안될거 같습니다.
탈옥해서 얼마나 쓸만한지가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1번의 경우 중국산이 아니라 한국산이나 대만산 혹은 프랑스산과 같이 중저가 타블렛을 만드는 회사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중국산의 경우 킨들 파이어정도는 못하지만 갤럭시 탭 7.0 인치급의 타블렛을 감압식이지만 킨들 파이어 발표하기 전에 80달러선으로 끌어내렸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공구하는 정전식의 7.0인치 타블렛은 100달러입니다. 아마도 킨들 파이어가 발매되서 배송되기 시작하면 그 이하의 가격경쟁력으로 밀어 붙일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게 또 문제가 되는건 텔레칩스같이 저가칩을 만들던 한국계 CPU회사들 역시 가격 경쟁력때문에 살아남기 힘들어질수 있다는 것이죠. 결국 최저가엔 중국산, 보급형엔 아마존 파이어, 고급형엔 삼성이나 모토롤라같은 대기업만 살아남을 겁니다.
2번의 경우 구글을 인증을 받지 않은 많은 중국계 타블렛이 마켓을 사용해도 구글측에서 대대적으로 뭐라고 하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마켓을 불법으로 올린다 하더라도 그냥 넘어갈 가능성이 높겠죠.
3번의경우 아마존측이 기존의 안드로이드 마켓에 있는 개인프로그래머들을 대대적으로 스카웃해서 지지고 볶고 하지 않는한 조금 힘들지 않을까요??
4번째역시 2번과 비슷하지만 아마존이 자사의 어플의 많지 않는한 장기적으로는 모르겠지만 단기적으로 어디까지나 구글 마켓에서 어플을 다운받아서 써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