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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곡추천?] N.EX.T - 사탄의 新婦

2011.11.21 23:57

iris 조회:1593 추천:1

제목부터 뭐 이리 위험한(하얀 어떤 분들이 경기를 일으키는 단어 포함), 그러면서도 초 메이저가 아닌 살짝 마이너틱한 곡을 명곡 추천이랍시고 올리냐구요? 그리고 왜 하필 딴지 총수보다 입은 더 거친 폴리테인먼트의 곡이냐구요? 그런데 어쩝니까? 신해철, 그리고 N.EX.T라는 그룹이 우리나라 음악사에 남긴 자취가 그만큼 크고 깊은데 말입니다. 일부 락 마니아분들이라면 '신해철도 락커냐!'라고 하기도 하지만, 분명히 그의 음악의 주류는 락입니다. 또한 그의 독설도 락커 특유의 반골정신의 연장으로 생각해도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입 부드럽고 사회 체제에 순응하자고 하는 락커는 별로 없답니다.


신해철이라는 한 명의 가수, 그리고 그가 사실상 전권을 쥐고 흔드는 N.EX.T라는 그룹이 남긴 명곡은 많습니다. 어찌보면 서태지의 명곡보다 더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겁니다. 정치적으로 극렬 보수인 분 또는 락이라는 장르 그 자체를 싫어하는 분이 아니면 적어도 그의 곡 한두곡은 좋아하는게 다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보여준 충격적(?)인 대상 수상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당시 제 나이가 11살이었기에 완전한 꼬꼬마에 불과했습니다만, 그 충격적인(?) 데뷰는 지금도 기억합니다. 충격적이라고 해도 사실 대단한건 아닙니다. 대학가요제 사상 처음으로 '마지막 출전자가 대상을 차지'한 것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그 음악은 뻔한 가사임에도 강한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대상곡이 '그대에게'였고, 지금도 여러 번 리메이크가 이뤄졌습니다. 물론 당시 우승팀인 무한궤도는 공식 데뷰 후 멤버의 불화로 해체가 되었지만, 그 뿌리는 N.EX.T와 015B라는 90년대를 상징하는 그룹 두 개를 낳았습니다.


N.EX.T 1집하면 도시인과 인형의기사 Part 2를 먼저 떠올립니다. 참고로 인형의기사 Part 1을 들어보신 분은 앨범을 갖고 계신 분이 아니면 매우 드물텐데, 사실 그도 그럴법 합니다. 이건 '노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1집은 무한궤도 시절의 느낌을 꽤 간직하고 있습니다.


2집은 오히려 들을 곡이 훨씬 많습니다. 실제 타이틀곡인 날아라 병아리를 비롯해 이중인격자, The Dreamer가 무엇보다 유명한데, 개인적으로 날아라 병아리는 너무 아름답고 슬퍼서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고, 이 앨범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을 꼽으면 The Dreamer를 듭니다. 실제 좋은 곡이 많아 N.EX.T 앨범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들어갑니다.


3집은 대중적인 평가는 더 좋은 편인데, Money나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Komerican Blues가 유명합니다. 유명하기로는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가 가장 잘 알려져 있고, Money도 나름대로 애창곡입니다. Money는 제 노래방 레파토리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 앨범부터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Money야 배금주의에 대한 곡이며 Komerican Blues는 글로벌화에 따른 정체성 이야기를 합니다. 덤으로 가장 유명하면서 가장 덜 사회적으로 보이는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가 사실 가장 정치적인 곡입니다. 그냥 반대가 많은 사랑이 아닌 '동성동본'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인데, 사실 저도 이 곡을 처음 들을 때는 전~~~~~~혀 몰랐습니다.


드디어 N.EX.T 사상 가장 많은 돈을 쏟아 부은 4집이 하필 IMF 시절인 1997년에 나옵니다. 돈을 쓴 만큼 앨범의 퀄리티는 매우 높습니다. 이 때 너무 돈을 많이 썼다는 비판이 마음에 남았는지 5집에서는 철저히 돈을 안씁니다만, 영국까지 가서 만든 앨범이기에 편집 등 수준은 뛰어납니다. 아무래도 락 그룹 앨범이기도 하지만 애니메이션 OST도 겸하고 있기에 정치적인 표현은 매우 약해졌지만, 그 덕분에 대중적인 곡이 많이 나옵니다. 모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인 해에게서 소년에게, 엔딩곡인 먼 훗날 언젠가를 비롯해 역시 그 모 애니메이션의 악역을 위한 테마곡인 The Power등 들을 곡은 많습니다. 다 보통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곡이지만, 개인적으로는 The Power와 A Poem of Stars를 좋아합니다.



The Power는 모 애니메이션의 악역을 위한 테마곡이지만, 사실 이게 꽤 정치적인 곡입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 곡은 광주항쟁, 그리고 그 시절 독재자신 대머리 장군을 모티브로 한 곡입니다. 지금 가카를 대상으로 해도 좋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던져진 주사위 돌이킬 생각 없다, 저 강을 건너가라~'한 분이 대한민국 건국 이래 이미 두 분이 계십니다. 그 분들을 생각하며 들으면 됩니다.


기분파이신(?) 신해철옹(?)의 N.EX.T 해체와 외도로 N.EX.T는 잠시 사라졌지만, 2004년에 5집이 나오면서 4집에서 못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더 강하게 부활했습니다. 4집에서 너무 돈을 썼다는 비판이 마음에 남았는지, 락커의 고집이 이번에는 '초 저가 앨범'이라는 엽기성으로 부활했습니다. MIDI의 발전은 홈 레코딩의 수준을 상업적인 앨범 제작이 '대충은' 가능할 정도로 높였으며, 이 앨범은 철저히 '잡스님의 은총(?)' 아래 태어났습니다. 앨범 제작에 든 순수 비용이 300만원대에 불과했다고 알려질 정도이니 홈 레코딩의 비중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홈 레코딩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긴 하나, 여러 곡의 파괴력(?)과 엽기적인 궁상맨적 발상이 오히려 매력적입니다.


너무 사회적인 앨범이라 말도 많았는데, 방송 금지곡으로 넘쳐납니다.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격하게 꼬집는 아! 개한민국, 하얀색을 좋아하는 모 종교가 우리나라에서 극단적으로 세속화되었음을 불쌍히 여기는 Saving Private Jesus은 정부와 정치계, 주류 종교계 모두 거품을 물 정도였습니다. 보통은 이 곡과 미국의 탐욕을 비판하는 Dear Amerian까지를 대표곡으로 꼽지만, 이들 곡은 이 앨범의 표면적인 것일 뿐입니다. N.EX.T 5집은 CD로 두 장 분량인데, 두 번째 CD가 진짜 살펴볼만한 곡이 많습니다.



사탄의 新婦는 두 번째 CD의 타이틀곡입니다. 타이틀곡임에도 사실 널리 알려진 곡은 아닙니다. 5집의 정치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했을 뿐더러, 초 저가 앨범이라는 엽기성이 두 번째 CD의 곡들의 평가를 낮춘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번째 CD가 오히려 대중적인 곡들이 많습니다. 타이틀곡인 사탄의 新婦를 비롯해 Growing up, 힘을 내, 남태평양같은 곡은 밝고, 아름답고, 즐겁게 즐길 수 있습니다. 신해철이라는 가수가 머리에 뿔이 달린 좌파 빨갱이로 생각이 된다면 이러한 곡을 들으면 전혀 매칭이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러면서도 이 두 번째 CD 역시 사회적인 부분이 없지는 않은데, 아들아, 정치만은 하지마깉은 곡은 國K-1을 비꼬며, Laura는 80's Series라는 이름답게 1980년대의, 그리고 현재에도 이어지는 어떠한 어두움을 음악으로 표현합니다.


사탄의 新婦는 특정 종교를 가진 독실한 일부 사람에게는 거리낌이 있는 제목이지만, 사실 '악마적'인 곡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른들을 위한 동화적인 느낌을 주는 가사가 매력적입니다. 굳이 무언가를 비유하지도 않아 가사가 어렵지도 않습니다. 신데렐라 이야기도, 오히려 그걸 타파한다는 명목으로 넘쳐나는 역 신데렐라 이야기도 아닌, 굳이 말하자면 신데렐라 이야기의 다크 히어로 버전쯤 되는 가사가 오케스트라(를 가장한 MIDI)의 연주에 잘 녹아듭니다. 저는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강렬한 곡도, 눈물나게 서정적인 가사가 아님에도 그야말로 '번개가 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곡은 편곡에 따라서 표준인 Full bet mix와 String 파트를 빼고 담백하게(?) 편곡한 Royal alert mix로 나뉘는데, 전자가 듣기에는 더 좋습니다. 아무래도 Keyboard와 Percussion만으로는 너무 담백합니다.


이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다른 곡은 Laura입니다. 이 곡 역시 명곡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정치적이면서도 너무 직설적이지 않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강하지만 거칠지 않게 표현합니다. 80년대의 밤의 어떠한 모습을 아는 30대 이상의 사람들이라면 이 곡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이후 팬 서비스용이자 대부분 리메이크로 채운 5.5집이 나왔고, 2008년에는 6집이 나왔습니다. 6집의 대표곡은 물론 개판 5분전 만취 공중 해적단입니다. 한잔 걸친 뒤 힘차게 불러대면 스트레스가 빠질 것 같은 유쾌상쾌통쾌한 곡입니다. 그러면서도 Dance United처럼 사회적인 곡도 들어 있는, 듣기 좋은 헤비메탈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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