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뭐 이리 위험한(하얀 어떤 분들이 경기를 일으키는 단어 포함), 그러면서도 초 메이저가 아닌 살짝 마이너틱한 곡을 명곡 추천이랍시고 올리냐구요? 그리고 왜 하필 딴지 총수보다 입은 더 거친 폴리테인먼트의 곡이냐구요? 그런데 어쩝니까? 신해철, 그리고 N.EX.T라는 그룹이 우리나라 음악사에 남긴 자취가 그만큼 크고 깊은데 말입니다. 일부 락 마니아분들이라면 '신해철도 락커냐!'라고 하기도 하지만, 분명히 그의 음악의 주류는 락입니다. 또한 그의 독설도 락커 특유의 반골정신의 연장으로 생각해도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입 부드럽고 사회 체제에 순응하자고 하는 락커는 별로 없답니다.
신해철이라는 한 명의 가수, 그리고 그가 사실상 전권을 쥐고 흔드는 N.EX.T라는 그룹이 남긴 명곡은 많습니다. 어찌보면 서태지의 명곡보다 더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겁니다. 정치적으로 극렬 보수인 분 또는 락이라는 장르 그 자체를 싫어하는 분이 아니면 적어도 그의 곡 한두곡은 좋아하는게 다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보여준 충격적(?)인 대상 수상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당시 제 나이가 11살이었기에 완전한 꼬꼬마에 불과했습니다만, 그 충격적인(?) 데뷰는 지금도 기억합니다. 충격적이라고 해도 사실 대단한건 아닙니다. 대학가요제 사상 처음으로 '마지막 출전자가 대상을 차지'한 것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그 음악은 뻔한 가사임에도 강한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대상곡이 '그대에게'였고, 지금도 여러 번 리메이크가 이뤄졌습니다. 물론 당시 우승팀인 무한궤도는 공식 데뷰 후 멤버의 불화로 해체가 되었지만, 그 뿌리는 N.EX.T와 015B라는 90년대를 상징하는 그룹 두 개를 낳았습니다.
N.EX.T 1집하면 도시인과 인형의기사 Part 2를 먼저 떠올립니다. 참고로 인형의기사 Part 1을 들어보신 분은 앨범을 갖고 계신 분이 아니면 매우 드물텐데, 사실 그도 그럴법 합니다. 이건 '노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1집은 무한궤도 시절의 느낌을 꽤 간직하고 있습니다.
2집은 오히려 들을 곡이 훨씬 많습니다. 실제 타이틀곡인 날아라 병아리를 비롯해 이중인격자, The Dreamer가 무엇보다 유명한데, 개인적으로 날아라 병아리는 너무 아름답고 슬퍼서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고, 이 앨범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을 꼽으면 The Dreamer를 듭니다. 실제 좋은 곡이 많아 N.EX.T 앨범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들어갑니다.
3집은 대중적인 평가는 더 좋은 편인데, Money나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Komerican Blues가 유명합니다. 유명하기로는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가 가장 잘 알려져 있고, Money도 나름대로 애창곡입니다. Money는 제 노래방 레파토리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 앨범부터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Money야 배금주의에 대한 곡이며 Komerican Blues는 글로벌화에 따른 정체성 이야기를 합니다. 덤으로 가장 유명하면서 가장 덜 사회적으로 보이는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가 사실 가장 정치적인 곡입니다. 그냥 반대가 많은 사랑이 아닌 '동성동본'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인데, 사실 저도 이 곡을 처음 들을 때는 전~~~~~~혀 몰랐습니다.
드디어 N.EX.T 사상 가장 많은 돈을 쏟아 부은 4집이 하필 IMF 시절인 1997년에 나옵니다. 돈을 쓴 만큼 앨범의 퀄리티는 매우 높습니다. 이 때 너무 돈을 많이 썼다는 비판이 마음에 남았는지 5집에서는 철저히 돈을 안씁니다만, 영국까지 가서 만든 앨범이기에 편집 등 수준은 뛰어납니다. 아무래도 락 그룹 앨범이기도 하지만 애니메이션 OST도 겸하고 있기에 정치적인 표현은 매우 약해졌지만, 그 덕분에 대중적인 곡이 많이 나옵니다. 모 애니메이션(?)의 오프닝인 해에게서 소년에게, 엔딩곡인 먼 훗날 언젠가를 비롯해 역시 그 모 애니메이션의 악역을 위한 테마곡인 The Power등 들을 곡은 많습니다. 다 보통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곡이지만, 개인적으로는 The Power와 A Poem of Stars를 좋아합니다.
아이팟2세대부터 현재 아이폰까지 수많은 앨범이, 노래가 계속 저장됬다가 지워졌는데
한번도 지워야지 생각해본적이 없는 앨범이 N.EX.T 앨범들입니다. 모든 앨범이 다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