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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지독스럽게 타는 체질인지라, 눈 근처에는 얼씬도 안하고 살아왔습니다만...초5 올라가는 딸아이가 친구들이 방학때 스키장 다녀와서 째더라는(자랑한다) 말이  '나도 가고 싶어요' 로 들려서, 폐장을 코앞에 둔 비수기에 더욱이 울산 근처의 스키장은 빙판이라는 현실을 외면하고, 그길로 달렸습니다. 

3월 학기가 시작되면 친구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라는 선한 의도에서 출발하여, 인증샷은 물론, 강습도 받았습니다.

딸아이에게는  '전문 강사에게 강습받고 탄 친구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너도 학교가면 꼭 째야한다' 라고 말하면서 나름 뿌듯했지요.

 

요새는 보드가 대세라는 말에 보드를 렌트하고 강습을 받는데...지상 훈련을 완벽하게 해내고 말았다지요.

강사가 저에게 시키는 대로 다 따라하는 강습생은 처음 봤답니다. 운동신경이 완벽하다네요. 보드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합니다.

강사의 저질 발음에도 개의치 않고 정말 열심히 보드 용어도 배웠습니다.

그런데...지상 강습이 끝나고  슬로프에서 내려오는 강습이 시작되면서부터 식은땀+비지땀+눈물+콧물이 비오듯 흘러내립니다.

강사가 흠칮 놀라며 '울고 있습니까?'하고 물어보는데, 사실 울고 있었지만  '땀입니다.'라고...ㅠㅠ

 

리프트타고 올라갈때도 무서워서 눈물이 줄줄 흐르고....강사는 당황해서 농담이라고 던지는 말들이 바이킹 타봤느냐, 놀이동산이 어쩌고...제일 싫어하는 것들만 골라서 3종 세트로...

초보자용 슬로프에서 내려오는데만 30분 걸렸답니다. 중급자 코스에서는 1시간...

강사가 중간에서 저를 세워놓고 심각하게 한마디 하는데, 이제껏 들어보지도 못했고, 저도 생각하지 못했던 거라 당혹감을 감출수가 없었다지요. '운동 신경은 보드타기에 최적인데, 가장 중요한 한가지가 없습니다. 겁이 많습니다.'

 

아아...보드는 성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운동이었군요. 미처 몰랐다는...

수많은 적성 검사에서 소심함, 조심성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 공통 분모 였지요. '이 사람은 겁쟁이 입니다.'라는 뜻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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