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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썼던 글 마지막에 살짝 보여드렸던...

딸아이 얼굴을 오늘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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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완성한 돌이고, 오른쪽이 그걸 종이에 찍은 겁니다.^^

뒷면에는 용그림을 넣었는데...

이건 한 시간 전에 겨우 완성했습니다.

그래서 종이에 찍지는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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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주변 부분을 좀 더 손보고 나서 찍어볼 겁니다.

 

그동안 전각하면서 손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물집도 잡히고 했는데...

오늘 이 두개를 새기면서 처음으로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전각 선생님께서 두어달 지나면 손에, 어깨에 힘뺀다는 게 무슨 말인제 알거라고 하셨는데...

오늘은 정말 신기할 정도로 힘이 빠지고 어렵지 않게 작업을 했습니다.

 

이제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다시 10주간 시작합니다.^^

주로 모각을 하게 될 것 같네요.

지난 10주 동안 4.5cm 크기의 돌 다섯개를 팠는데...

이번에는 한 주에 하나씩 모두 열 개를 완성한답니다.

이번 10주 진행하는 중에 5월쯤 전각선생님께 배우는 모든 사람들의 작품(?)을 모아 전시회도 한 번 하고...

 

그렇게 10주가 지나면 또 한 주 쉬고 다시 10주...

그렇게 다섯번을 하면 1년이 지나가는 거고...

또 다섯번을 더 하면 모두 2년, 정규과정 끝나는 거죠.

그때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시간을 비워둘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십대 중반...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그리고 정말 맘에 드는 좋은 취미를 하나 건진 느낌입니다.

 

흔히 말하는 장비욕심...

전각에서는 아무리 욕심부려도 돈 별로 나가지 않습니다.

물론 명품이라 불리는 어마어마한 전각칼도 있답니다. 그런 건 하나에 몇 백만원이라는데...

그래봤자 전각칼일 뿐이고...

돌도 중국산 명품 돌은 자그마한 게 아파트 한 채 값을 넘는 것도 있다고는 합니다만...

우리나라 국새도 제가 연습할 때 쓰는 해남석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지금 사용하는 걸 대강 값으로 따지면...

 

전각도(7mm), 벼루, 주먹(붉은 먹), 먹, 붓(세필) 두자루, 샌드 페이퍼 거친 것 한 장, 고운 것 한 장

여기까지가 필수 장비(?)입니다.

4.5cm짜리 해남석 전각돌 다섯개까지 합해서 모두 9만원 들었습니다.

해남석은 이제 구하려야 구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전각 선생님도 오래전에 거금을 들여 미리 사서 쟁여놓으신 걸 지금도 쓰고 계시는 거라고 하네요. ㅎ

 

강화유리 한 장(돌, 칼을 갈 때 수평을 맞추기 위한 것), 전각자전(전각한자를 위한 일종의 옥편), 4.5cm돌 9개를 넣을 수 있는 맞춤형 자작나무 액자

이건 전각 배우면서 필요하다 싶어서 동기들끼리 공동제작했습니다. 모두 합해서 15만원

 

그리고 개인적으로 구입한 게...

몽고산 전각돌여섯개 - 이 중에 용도가 애매한 걸로 맑은샛별님, 준용군님, 대머리아자씨님 전각해드린 겁니다. ㅋ

고정틀 (도장집에서 도장 팔 때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나무로 된 틀)

인주 (도장밥)

4mm짜리 전각도

붓 펜 - 검은색, 붉은색 하나씩

붉은색 먹물, 검은색 먹물

송곳

15cm 자

이것도 다 합해서 7만원 정도?

 

이 중에서 먹이나 센드페이퍼 같은 건 소모품이지만 워낙 적은 양을 사용하니까 그다지 신경쓸 것은 없고...

전각돌은 하나 새길 때마다 하나씩 쓰는 거니까 돈이 좀 들겠군요.

해남석은 아예 구할 수 없어서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나누어주시는 걸로 만족해야 하고...

싼 값에 맘 편하게 쓰는 걸로는 중국산 요녕석, 이건 비싸야 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처음 투자하는 비용은 대략 15만원 정도면 한동안 잊고 쓸만하고...

그러다가 돌이 떨어지면 인터넷으로 한 번에 2~3만원 정도 금액으로 주문하면 또 한 동안 잊고 쓸 수 있고...

 

이게 전각을 하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일단 한자 공부... 전각에 새길 한문을 찾아보고 전각자 찾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되죠.

전각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한문 전서체를 새긴다는 의미에서 전각으로 불리던 것이 고유명칭으로 굳어진 거라네요.

 

돌에 무언가를 새기는 작업이다 보니 전통문양, 고대 벽화, 문자형태 등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요.

 

좋은 뜻을 가진 구절을 새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 보니 사자성어, 속담, 짧은 싯구에도 관심을 갖게 되죠.

 

제가 요즘 인문고전을 읽고 있습니다만...

인문고전을 읽는 것도 알게 모르게 전각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마흔 줄에 접어들며 친구가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 나이에 뭔가 취미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겠냐?"

그래서 그 친구와 시작한 게 카메라였습니다.

 

작년 초, 집 길 건너 피아노 대리점에서 파는 중국산 싸구려 통기타를 하나 구입하면서 시작한 게 기타연주...

지난 가을부터는 전자기타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그리고 올 겨울부터 새로 시작한 전각...

 

나이를 먹으면서...

이렇게 일 이외에 무언가 몰두할 수 있는 게 생겼다는 사실이 참 즐겁습니다.

 

참!

저, 지난 일요일부터 기타 연주에서 새로운 곡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Deep Purple의 Soldier of fortune...

이거 또 한 동안 씨름하게 될 겁니다.

신중현의 미인도 무지 헤매며 시간 보냈는데... ㅋ

 

저처럼 새로운 취미 하나씩 가져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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