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어릴적부터 영어에 매료되어 원서를 읽고 번역을 알바를 했던 하루키는 그당시 일본의 시대적 상황을 생각하면 상당히 앞서가는 언어적 센스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을 겁니다. 솔직히 말해 천재죠 뭐. 그가 쓴 글들을 보면, 호불호를 떠나서 그의 언어적 재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 그도 영어 때문에 고생이었나 봅니다. "슬픈 외국어" 라는 책을 쓴 걸 보면요.  



재미있는 건, 한국인의 경우 일본어의 경우 몇달정도 미친듯이 집중해서 공부하면 일상 회화는 지장 없을 정도로 가능해 집니다 (한국의 고3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할 겁니다...만 저는 경험한 적 없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면 의식의 확장 같은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다른 언어로 말하면서 이해하고, 그 언어 만으로 전달 될 수 밖에 없는 민족의 혼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근대 왜 영어는 안될까요;;  

가끔 이런 미친 짓을 왜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합니다. 호주에 온지 1년이 지났고,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한지 벌써 3년이 다 되어 가네요. 100년 남짓 사는 짧은 인생 속에서, 저는 이 미친 짓에 3년을 쏟아 부었습니다. 뭐, 전공 공부도 하고, 알바도  하고, 별별 일들이 다 일어나서 정신 없이 지나간 3년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건 진짜 미친 짓이라는 결론 밖에 안나옵니다. 



처음 영어공부를 시작했을 때 반드시 일어나 중국어 처럼 쉽게 공부할 나만의 공부법을 창조하리라 마음먹고 촘스키 부터 어원영어, 소리영어까지 별별 잡스런 책들을 다 읽어 봤지만 진정 인류에 공헌하는 길은 영어따윈 안쓰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원서도, 기술 문서도 왕창 왕창 번역되어 있고, 전문 번역인들도 많고, 통역인들도 많으니 불필요한 사람들에게 까지 영어로 시간낭비 하게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왜냐면 시간낭비이니까요. 장담컨데, 직장인이 주말 마다 영어 회화반을 다녀도, 대학생이 뒤늦게 취업에 대비하여 토익을 900을 찍어도, 그렇게 얻어지는 영어 실력은 스스로를 "상품화" 시킬 정도로, 다시 말해 기업이나 사회에 팔아 넘길 정도의 실력이 못될 가능성이 큽니다. 


마치 2주에 한 번씩 헬스 클럽에 가서 몸을 혹사시켜도 몸짱이 될 수 없는 것 처럼, 설령 몸짱이 되어도 한 두달 운동 안하면 배나온 아저씨가 되어 버리는 것 처럼... 



근대 왜 이렇게 사기꾼들이 판치고, 사람들은 계속 속고 또 속는 걸까요? 결국 최소 몇년간 영어에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데 현실적으로 이런 환경을 갖추기가 대한민국 성인에게는 거의 불가능 할 뿐만 아니라, 그 몇년의 투자 가치가 있는지도 정말 의문스럽습니다. 



쓰고 나서 보니 너무 화풀이 식으로 적은 감이 있네요. 요즘 너무 답답해서 그런 거니 양해를 바랍니다. - _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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