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사케 예찬

2010.02.25 04:33

대박맘 조회:2632

전. 사케를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겨울에 마시는 뜨거운 사케한잔의 따뜻함과 멋스러움에 겨울을 기다릴 정도지요.

겨울이 좋은 이유는 사케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애시절 지금의 남푠분과 오손도손 사케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사랑을 키우기도 했지요.

왜 그런지 사케를 따르는 그 손놀림이 전 참 멋스럽다고 느낌니다.

술병을 들어서 조그만 잔에 따르는 그 순간. 그리고 처음 입을 대었을때의 따뜻함. 가득찬 느낌.

정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느낌입니다.

 

아랫글은. 제가 어디서 퍼온 글입니다. 글 출처는 또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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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풍스러운 향과

부드러운 목 넘김,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술…. 사케가 주는 행복을

한두 마디의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장인의 정신으로 만드는 사케에는 술이 갖는 품격과

사람들과의 깊은 이야기,

계절의 정취가 모두 담겨 하나의 예술이 된다.

사케와 함께하는 겨울이 기다려지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긴 산행으로

목마름을 느낄 때 아무도 밟지 않은 계곡의 깨끗한 눈을

입 안 가득 넣어 녹여먹는 기분이란….

차가운 바람이 코끝을 발갛게 물들이는

겨울에 마시는 차가운 사케 한 잔은 나에게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그 눈과도 같은 느낌이다.



목줄기를 타고 넘어가는

사케의 시원한 느낌은

마치 사르르 녹아내리는 눈과 닮았다.

이것이 바로 겨울철에 즐기는 차가운 사케의 매력이다.

사람들은 흔히 추운 계절에는 뜨거운 사케를 먼저 떠올리곤 하는데,

사케의 매력은 뜻밖의 상황에서 더 빛난다.



싱싱한 생선회나 살짝 얼린 참치회에 얼려서

슬러시가 된 사케를 곁들여 향을 즐겨보자.

반대로 한여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삼계탕을 먹을 때는

체온보다 약간 높게 데운 사케 한 잔이 제격이다.

예상치 못한 그 매혹적인 궁합에 감탄하며 누구라도

사케 마니아가 될 것이다.

물론 겨울에 생각나는 뜨거운 사케도 있다.

도쿄의 어느 작은 복 요리 전문점에서 히레자케를

만들어주던 매력남이 문득 떠오른다.



히레자케는 말린 히레(복지느러미)를

노릇노릇하게 구워 뚜껑이 있는 도자기 잔에 넣고

사케를 100℃ 이상 끓여서 부은 다음,

불을 붙여 천천히 7번 정도 젖다가 뚜껑을 덮어둔다.

그리고 잠시 후 뚜껑을 열면 알코올을 태워버려

한층 부드러워진 사케와 히레의 구수한 향이

어우러진 히레자케가 된다.

보통 이 사케를 주문하면

직원이 불을 붙여주는데 그날은 일행 중 한 명이 직접 나섰다.

주전자에 담긴 뜨거운 사케를 마치 와인 디켄팅을 하듯 컵에서

약 15㎝ 정도 높은 곳에서 따르면서 불을 붙이자 모락모락 연기가 나던

술 줄기가 알록달록한 아름다운 불꽃 줄기로 변했다.

순식간에 시선을 집중시킨 그분은 그 순간 평범남에서 매력남으로 둔갑했다.



히레자케는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나 즐기는 사케라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 매력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면

한번 시도해볼 만한 멋진 술이다.

겨울에는 다마고 사케도 빠뜨릴 수 없다.

달걀노른자와 흑설탕 한 스푼을 넣고 저으면서 데운 사케를 채운다.

노란색으로 점점 변해가는 사케를 보면 마치 달콤한

바나나 우유를 보는 듯 침이 꿀꺽 넘어간다.

감기 기운이 내 몸을 덮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 때

한 잔 만들어 마시고 땀을 쭉 빼며 한숨 자고 나면

어느덧 머리가 맑아진다. 덩어리가 생기지 않게 열심히 저어야 하니

팔목이 아픈 게 흠이지만

그쯤이야 즐거운 고통 아닐까.

요즈음 사케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다양한 종류의 사케를 수입하고 판매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서 사케에 대한 정보와 지식도 점점 요구되어지고 있다.

앞으로 사케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한 가지만 이야기한다면,

사케를 마실 때마다 준마이(純味)라는 글자가 있는지를 보자.



준마이는 쌀로만 빚은 술을 의미한다.

그 외는 양조 알코올을 가미한 사케다.

준마이 표시가 있는 사케가 내 입맛을 사로잡는지

그렇지 않은지 알아가는 게임이 바로 사케에 입문하는 첫 과정이다.

사케는 어려운 술이 아니다.

그리고 술은 즐김이 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케와 음식의 궁합은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뉘고, 이에 따라 각각 어울리는 사케 종류가 있다.



.향이 짙은 유형에는 긴조나 혼조가 해당하며

어패류와 같이 재료의 맛을 살린 요리에 어울린다.



.상쾌하고 부드러운 유형은 붉은 살코기보다

어패류와 같은 유산이 적은 재료와 어울리고, 그

대표주는 나마사케(生酒)다. 이때 사케는 입 안의 유지류를 씻어내는 작용을 한다.

아미노산 함유량이 많은 요리에는 준마이가 대표적이고,

유산이 많은 고기류와 고단백질 요리에는

장기 숙성한 술인 고주(古酒)가 어울린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것이다.

분위기와 같이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맛깔스러운 음식이 있다면

크게 상관없다고 본다.

그러니 첫 느낌에 끌리는 사케를 찾으라고 권하고 싶다.

첫 잔에 반하고 둘째 잔이 배신하지 않고 셋째 잔도 끌린다면,

그 술이 바로 나의 술이다.



이번 겨울에는 사람이 없는 한적한 야간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와 살짝 얼려둔

사케 한잔을 밤하늘의 별과 함께 마시고 싶다.




글|김미정(롯데호텔 서울 ‘모모야마’ 사케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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