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란 의미
2023.10.22 23:46
나의 아저씨를 보면서 참 마음의 위로와 슬픔을 모두 얻었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어른이 되고 싶었고 막상 어른이 되어서 결혼과 출산/육아의 길을 지나면서 어른의 무게에 정신없이 살다보니 40이 되었고 벌써 5년이 지났네요. 40을 넘으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저를 보고, 출세를 하겠다는 야망도 없고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면서 어떻게든 길을 만들어보려는 아저씨만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아저씨도 아니고 아재고 되었고 조만간 할배가 될 수도 있는 어중간한 나이지만, 가끔은 사람들이 많이 그립네요.
어른이라는 무게에 하루 하루 짓눌려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인생의 가장 빛나던 시기라고 생각했던 고2시절인데, 이미 첫째, 둘째는 너무 커버려서 어른처럼 되었고 셋째, 넷째는 학원과 학교를 오가며 어두운 얼굴로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네요. 반짝이는 별처럼은 아니더라도 나름 자기 길을 걸어가면서 자신감 있게 살줄 알았는데, 이직 하고 나서 자신감을 모두 잃은 것 같습니다. 아직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요즘에는 좀 지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쉬면서 체력을 키웠는데 다음주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어른이면 다시 웃으면서 출근해야겠죠. 그나마 출근해서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있으면 회사 그만두려고 사표 내고 구직활동 시작한지 2년이 지난 시점이 됩니다. 참 그때에는 출근해서 일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약직 생활 2년에 많이 지쳤나 봅니다. 온실 속의 화초에서 벗어나서 살아가는데도 살만 하더군요.
얼른 자야겠습니다.
코멘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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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돌아빠
10.23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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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10.23 21:28
14년이라는 시간을 지나서 미국으로 이주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외국계 금융 회사 다니다가, 작년에 이직해서 아직 적응중인 40대 중반 해색주입ㄴ다.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지만, 그만큼 손도 머리도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서 보조를 맞추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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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돌아빠
10.24 12:27
운이 좋아 스타트업 업체에 1년 4개월 동안 일하다 짤려서 한 3개월 쉬다가 다행히 계약직으로 나름 이름있는 업체에 취직해서 하루하루 쳇바퀴 돌듯이 살고 있네요. 언제까지 갈런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ㅋ 요즘 젊은 친구들 따라가기 힘드네요. 언어 장벽, 세대차, 문화차 ㅋㅋ "뭐 어떻게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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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10.24 01:36
자식이 있으면 그 자식이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뒷바라지 하는 게 어른이 하는 일 같습니다. 이제 7개월 후 둘째가 졸업하면 28년 간 해 왔던 뒷바라지가 끝나게 되네요. 갑자기 어떻게 무슨 목표로 살아가야할 지 좀 생각을 해 보아야 할 듯 하네요. 우리 아빠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
아람이아빠
10.24 09:49
지금 까지 봐 왔던 드라마 중에서 손 꼽을 정도로 잘 만든 드라마라고 생각 했었던 나의 아저씨...
그 아저씨의 최근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앞으로 다시 보기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가끔은 친구들 만나서 애들처럼 놀 때가 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나이에 비해 백발이 다 되어
나이보다 늙어 보이고.. 아직 장가 안 간 저는.. 청바지에 후드티 입고 다니면서 아직 20대인줄
착각하면서.. 친구들 만나면 한 40년은 뒤로 돌아간 느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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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10.25 08:17
늘 화이팅입니다.
PDA를 통해 만난, 젊은날을 넘어
30, 40, 50대....아재...할배가 되는 나이...
/ 생각해보니....건강을 위한 노력들을
순간의 즐거움, 유익한 즐거움을 위한, 노력과 행동이 필요한 50대의 삶인것 같습니다.
힘내어, 다가오는 이순간, 나름 열심이 하다보면 좋은날 올거라 는 막연한 힘..꿈. 희망. 내어 보시지요.
나의 아저씨....생각하니...
지금. 나의 모습에서, 이웃과 사회에 세상에 무언가 하나라도 봉사 할 수 없을까, 나눌수 있는것이 없을까 생각해보고, 조그만것이라도 행동해봐야겠습니다.
글 감사드립니다.
p.s 아직도 우리나라, 복지는 신청주의인것 같습니다. 배우 이선균도 아쉽네요 ㅜ.
해색주님의 글에 깜짝 놀랐습니다.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에 놀랍네요.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저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안도감과 같은 편이 있을 수 있다는 안심도 드네요.
모든 가장들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저도 2년 전에 한국에서 잘 다니던 회사를 나와 14년 만에 다시 미국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가족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아 느리지만 멈추지 않으려고 계속 걷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제 월요일로 넘어가는 시간이겠군요.
편히 주무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다시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시고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남들이 꼭 보라고 추천하던 "나의 아저씨" 드라마를 안보다가 몇 달 전에 처음으로 보고 한 동안 헤어나오지 못했었네요. ^^;
"네 멋대로 해라" 이후의 제 인생 최고의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음악을 들어보니 드라마를 보며 푹 빠져있었던 몇 달 전으로 돌아간 듯하여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