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이 원전 산업의 종말 ?
2017.07.07 02:30
지금 우리나라 원전의 상당수가 수리/보수 때문에 전력공급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만, 살짝 실망이긴 합니다. 그렇게 많은 수가 수리/보수 중이라니. 그걸 보면서 원전이 정상운전되는 비율은 어느정도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여기서 얘기할 내용은 아닙니다)
다만, 저만큼은 없어도 별 문제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후쿠시마 이후에 개발되고 있는 최신형 원자로의 안전성은 더 개선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옛날 원자로는 유지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제가 알 정도로 잘 알려진 대형 사고는 대략:
1. 드리마일
2. 체르노빌
3. 후쿠시마
이 세개 정도 입니다. 이 중 3번은 그거야 자연재해 때문이니 논외 아니냐 라고 하실 수 있지만, 실제로 사고가 저렇게 커지게 된 (아직도 엄청난 양의 오염수를 뿜어내고 있고 전혀 복구가 안되고 있는데, 완벽한 언론 차단으로, 시야에서 사라졌죠) 이유가, 초기에 원자로를 없애자 (대량 붕소/콘크리트 투입)는 의견을 무시하고 살려볼려고 하다가 복구 적기를 놓쳐버린 것이라, 결국 인재입니다. 일본은 극우정권이 무너지지 않는한 (즉 절대 일어나지 않죠) 후쿠시마의 진실은 절대 밝혀지지 않을 겁니다. 어디까지 진행할지 알 수가 없네요. 상황을 파악하려고 드론을 (날으는 드론은 물론 아닙니다) 진입시켰지만 실패했다는 얘기를 들었네요.
드리마일과 체르노빌은 후쿠시마에 비하면 훨씬 낫지만 (일단 더 심각해지는 상황은 아님 -_-) 많은 교훈을 주었고 많은 피해자를 낳았죠. 드리마일과 체르노빌 사고는 현존 원자로 설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원자로 종류 나름입니다만)
이런 얘기만 보면 원자로는 당장 없애야 할 것 같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전력이 부족해진다 이건 사실 그냥 위협용이고 실상을 까보면 그리 큰 위협도 아닙니다. 진짜 위협은, 원자로를 없애는게 그냥 쓰레기통에 넣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겁니다. 종량제 봉투를 쓰면 되지. 정도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것은 폐기물 때문이고, 전세계가 원자력 폐기물 처리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좋은 결과가 나올지는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하기는 합니다. 어떤 사람은 핵융합 만큼이나 어려울 거다 라는 얘기도 합니다. (이건 거의 안된다는 얘기 -- 핵융합은 잊어버릴 만 하면 상당한 진척 이란 얘기가 나옵니다만 아직도 거기서 거기 -_-;;)
이 폐기물 처리가 원전 산업의 새 금광인듯 합니다. 탈원전을 하건 않건, 40년 정도를 쓴 원전은 폐기를 합니다. 또 원전 폐기를 하건 않건, 원전이 생산하는 폐기물은 늘 나옵니다. 이걸 처리해서 안전하게 만들거나, 양을 극도로 줄여서 저장을 쉽게 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이것 하나로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산업이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 얘기하는 탈원전 정책이 원전 산업의 새로운 탈출구가 될 뿐만 아니라, 개발만 잘 진행된다면, 원전을 마구 지어도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안전하고 폐기물 걱정을 전혀 할 필요가 없게 된다면 말이죠. 그런 측면에서 지금 논의되기 시작하는 탈원전 정책은 제대로 밀어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 원자력 잠수함 논의와 맞물려서, 상용 소형 원자로의 개발 또한 매우 의미있는 기술이라고 봅니다.
뱀발. 프랑스가 남태평양에서 핵실험을 하면서 매우 안전하다 라고 설레발을 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자끄 시락) 그때 사람들이 시위를 하면서 내건 표어가, "그렇게 안전하면 빠리에서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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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바스코
07.0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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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사랑
07.08 00:55
원전, 매우 비싼 에너지입니다.. 그런데 대안이란게, 에너지 절약 말고는 별로 없다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어차피 화석연료는 청정에너지는 아니고, 태양에너지 밖에 없는데 (풍력도 사실 태양에너지) 이 에너지를 100% 사용한다고 해도 그렇게 많은 에너지가 아니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온난화는 두가지 원인이 있는데요, 대기 오염으로 인한 온실효과가 그 주범이긴 한데 이 주범을 해결한다는 전제하에,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와 지구가 복사하는 에너지 둘의 평형이 깨어져셔 생기게 됩니다. 그렇다면 현재 태양에서 들어오는 에너지 그 이외의 어떠한 에너지원도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됩니다. 즉 원자력도 그 중 하나입니다. 화석연료도 과거에 지구에 들어온 태양에너지이긴 하지만 현재 들어오는 에너지가 아니기때문에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죠. 지구에 입사하는 태양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으니, 지구만한 태양전지를 지구궤도에 만들어서 무선으로 쏴주면 되지 않냐라는 아이디어도 있었는데요 (물론 지구 궤도보다 태양에 더 가깝게 만들면 같은 전지로 훨씬 발전을 많이 할 수 있지만 지구와의 상대위치가 바뀌기때문에 문제라고 합니다.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있는 어떤 점에 두는 것도 한 방법인데 그건 지구의 기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하고.. 말들이 많습니다) 그것 역시 현재 지구에 입사하는 태양에너지가 아니기때문에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게 됩니다.
즉 답은.. 에너지 절약 밖에는 없습니다. 지구에 들어오는 태양 에너지 중에서 실제로 기후에 영향을 안 주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10% 내외라고 합니다. 그게 전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총량이라고 가정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야 하겠죠.
원전 산업은 핵폐기물 처리만으로도 먹고살 걱정은 없는데 핵피아들은 사실 정상적인 산업으로 먹고사는게 아니라 사기치고 부정부패해서 먹고 사는 족속이라 그게 안되는 현 정권하에서는 상당히 고생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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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hay
07.07 23:17
저도 탈 원전을 반대하지는 않습니다만 지금 문제인 대통령이 즉각 멈추라고 하는 것은 잘못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후화된 원전을 멈추는것은 찬성 / 현재 30% 정도 착공된 원전 공사 중지하는 것은 반대)
아래는 제가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1. 현재 전기 수급 원할하지 않음. (몇번씩 블랙 셧다운 문제 생김)
2. 전기 차량 증대 (몇년전부터 전기자동차가 국내에 점점 늘고있습니다. / 올해는 전기차 국내 보급량보다 대기자 수가 많습니다.)
3. 30% 완공되었다는 것은 건물로만 따지면 절반이상 지어졌다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많은 세금 버리는 격)
저의 생각은 현재 건설중인 원전까지는 건설 및 구동을 하고 추후 발전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은 사회에서 탈원전 협의만 20년 넘게 했다고 합니다. 이 문제는 장기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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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사랑
07.08 00:43
적절한 의견이십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ㄱ. 문재인 대통령이 저보다 현재 건설중인 원전의 상태를 더 잘 알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행태를 보면 잘못한 일은 없기때문에 공사 중단 조치 또한 적절할 것이라고 봅니다.
ㄴ. 한수원이 지금까지 보여준 말도 안되는 부정부패와 작태를 보면 지금 당장 모든 원전을 운전정지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엄청난 수의 부품이 가짜로 교체되었다는 현실 하나만으로도 어쩌면 지금 가동중인 원전조차 무조건 해체하는 것이 훨씬 쌀 수도 있습니다.
이건 지금 우리나라 원전의 상태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말씀하신 세가지 측면은 매우 타당합니다. 그런데 그 세가지 측면에 대한 해결방법은 다양합니다. 원전을 계속 건설할 수도 있고요, 세계적인 추세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으로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산업의 에너지 생산성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 이유중 하나는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가 말이 안되게 싼 탓도 있습니다. 산업용 전기 가격을 가정용과 맞추면 산업용 전기 사용량이 폭감 할 겁니다. 산업용 전기를 절약하는 산업이나 기술개발이 활성화되어서 새로운 먹거리 개척도 되고요. 전기자동차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미 수도권 인력수송의 절반 정도는 전기가 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또 어차피 전기차가 아무리 늘더라도 문제는 충전소입니다. 전기차 늘기 쉽지 않습니다. 또 많이들 간과하는 문제인 전기차의 배터리 사용후 처리문제도 심각합니다. IEEE Spectrum에서 나온 글에서는 전기차 30년 뒤에도 가솔린차보다 더 친환경적이지 않다. 보조금은 공짜 자전거 보급에 사용하는게 훨씬 환경에 도움이 된다라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이 글이 나온 다음달에 테슬라에서 전기차가 매우 친환경적이다 라는 광고글을 올리기는 했습니다) 또 전기차가 쓰는 전기는 여의도 면적 몇배 정도의 태양전지판만 있으면 (매우 큰거죠) 공급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믿지는 않습니다. 엔지니어는 자기가 계산해보고 만들어본게 아니면 절대 안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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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돈돈까스
07.08 01:52
항상 느끼지만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야간근무하다가 눈이 뜨이게 만드는 글이네요~원래 KPUG에는 제가 좋아하는 포터블기기 얘기만 주로 하려고 했었는데요.(별로 애사심이나 직업의식 없는 샐러리맨입니다만...그래도 한수원에 십수년째 적을두고 있고 십수년째원자로 및 기계공학, 배전, 전력계통을 공부하고 있는 학도이자...회사에서는 간부입장에서...)간단한 팩트는 집고 가야할것 같습니다.1. "지금 우리나라 원전의 상당수가 수리/보수 때문에 전력공급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말씀이지요. "알고 있습니다"라고 적으셨으니 일단 원자력관련 내지는 전력계통쪽에 업무를하시는분은 아니시겠지요^^당장에 한국수력원자력 포털에 입력하시고 들어가시면 실시간으로 국내 발전소 현황을 보실 수 있습니다.현재 국내 가동중 원전은 총 24기이며 계획예방정비(핵연료의 교체 및 정기적 정비)기간에 있는원전이 6기...그리고 기기고장에 의해 발전이 정지된 원전이 1기입니다.그리고 전력거래소(KPX) 포털에 입력하시고 들어가시면 국내 전력계통 및 원자력발전비중...(약간의 수고를 거치시면...) 원자력발전소가 공급하는 전력량대비 실시간 전력판매금액까지알수 있지요.2. "한수원이 지금까지 보여준 말도 안되는 부정부패와 작태를 보면 지금 당장 모든 원전을운전정지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엄청난 수의 부품이 가짜로 교체되었다는 현실 하나만으로도어쩌면 지금 가동중인 원전조차 무조건 해체하는 것이 훨씬 쌀 수도 있습니다.": 국가의 수장께서도(저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입니다~!!) 공식행사장에서 핵발전소라 하시고...국민여론이핵피아라고 하는 등 회사 윗분들의 과오때문에 벌써 몇년째 무기력+자괴감가득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일단 엄청난 수의 부품이 가짜로 교체되었다는것은 사실이 아니죠...(그리고 원전무조건 해체라는것도 본문에 적으셨다싶이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이건 발전소 부품의 수급, 자재관리, 시공 등의 프로세스를 설명드려야 하나...여기서 그런것을구구절절하게 설명하는것은 의미가 없는것 같고요) 부품을 가짜로 쓴게 아닙니다. 부품은 같은자재를 썼지만 그 부품에 해당하는 품질서류를 위조했던것이지요...(잘못하지 않았다는게 아닙니다.)게다가 (제 친한 선배가 그 당시 품질서류 위조 뒷수습을 일선에서 처리했던터라)그 품질서류 위조 대상 부품들도 발전소의 안전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부품들(예를 들면 램프나 LED...)이대부분입니다.사실...(품질서류 인증도 용역을 주었던터라...) 잘못은 잘못인지라 국민들의 질타와 걱정은 너무나도당연합니다만 제가 자주가는 커뮤니티(루리웹같은...)나 포털에 원자력발전 관련 뉴스만 게재되면마치 국내 원자력발전소가 가짜부품으로 만들어져서 안전성에 위험이 있고...심지어 폭발하는것 아니냐 식의 댓글들이 올라오고...그게 사실인양 호도되는게(종사자로서...) 좀 씁쓸하더군요. (아니면 말고...식?)뭐...제가 적을 두고 있어서 원자력 발전 옹호하려고 적은것은 아닙니다.^^일전에도 원자력발전관련해서 자유게시판에 댓글을 달았는데요...그때도 지금도 여전히...여러분의 밤낮을 아름답게 해드리기 위해서(돈받고 하는거지만...) 365일 쉬는날 없이 발전소에서는 노력들 하고 있습니다.서울이 고향인데...명절에 서울 안올라가본지가 5년은 넘은것 같네요...쩝.PS.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궁금하신게 있으시면 쪽지 보내주시면자세히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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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사랑
07.08 02:30
핫 주옥같은 팩트 첵크 감사드립니다. 이런 글들이 많이 올라와야 인터넷에 균형잡힌 제대로 된 의견들이 생기게 되죠. 사실 현장에 있지 않는 한 기레기 들이 적은 기사를 바탕으로 생각을 정리하게 마련이죠.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쉽지 않은 용기에 더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데요.. 만약 이게 핵발전소가 아니고 일반 사무실이라면 LED등 같은게 그리 중요하지 않은 부품이라 테스트 자료 같은 문서 정도는 위조했다고 큰 범죄가 아니다 라고 넘어갈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일단 핵발전소에 들어간다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발전소 입구에 밝히는 등이라고 합시다. 이게 톡 꺼졌다. 만약 문제가 생겨서 발전소에 급히 들어가야 하는데 불이 꺼져서 1분 늦어졌다.. 조그마한 재해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심각하게.. 똑같은 등이 문제 생기는 것을 알리는 등 자리에 꽂힌다면 ?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등이 안 켜져서 진짜 심각한 재해가 생기기까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 역시 핵발전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는 견해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수류탄과 핵폭탄은 다루는 규정이 전혀 다르듯 (예 수류탄은 보병에게 지급되지만 핵폭탄 스위치는 대통령이 가지죠) 똑같은 전구라도 가정용 전구와 핵발전소용 전구는 완전히 다른 요구조건을 가진다고 봅니다.
사실 군용이나 핵발전소 등 극한 조건에서 사용되는 물건들에 대한 비리 의혹중 상당수는 말씀하신 것처럼 일반인의 무지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에 구닥다리라서 구하기도 힘든 4gbyte짜리 USB가 백만원이라니.. 뭐 그런 것도, 군용으로 가면 백만원이 쌀 수도 있는게 현실입니다. 핵발전소도 일반 군용이라고 하는 기준보다 더 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사소한 것은 괜찮다는 마음가짐 또한 굉장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발전소에 근무하시는 분 한분 한분이 전체 발전소 설계 규격을 훤히 외고 계실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설계에 참여한 분도 전체 규격을 혼자 훤히 외는 분이 드물 겁니다. (저는 원전의 복잡도가 어느정도인지 전혀 모릅니다만 제 직업에 비추어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일반 상식을 가지고 이건 사소한 일이니 괜찮아 라는 것은 실은 상식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소한 문서 하나 위조한거 가지고 무슨 설레발이냐 라는 의견이 위험한 것입니다. 사소한 문서하나로 수백만이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전소 문 (자꾸 문 얘기합니다만)에 들어가는 볼트 하나가 있다고 합시다. 이 볼트.. 문에 들어가는 거니까 하고 원래 규격 무시하고 일반 볼트로 납품하고 서류는 적당히 꾸며 넣읍시다. 실무자도 이거야 정말 문인데.. 군용 볼트라니 말이나 되 하면서 예산도 절감하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어쩌면 물량은 부족하고 할수 없이 하나 사넣는데 열개 와서 하나 쓰고 아홉개는 창고에 넣어둡시다. 문인데요 뭐.
그런데 원래 이거 설계한 사람은 똑같은 볼트 주문해서 여러 곳에 써서 원가 줄이겠다고 넣은 거고 같은 볼트가 원자로 내부에서도 쓰인다고 합시다. 볼트는 자재 관리에서 분류가 잘 되어 있고.. 원자로 내부의 볼트가 교체되어야 해서 문에 쓰이던 규격 미달 볼트가 원자로 안에 들어가게 되면.. 난리 납니다.
똑같은 일이 이렇게 다르게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역시 문과 원자로입니다. 문에 쓰이는 볼트가 망가졌습니다. 앞서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고자 원자로 내부에 쓰이는 볼트와 문에 쓰이는 볼트는 맞지도 않게 설계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문에 쓰이는 볼트는 주문을 해야 하는데.. 마침 원자로 내부에 쓰이는 매우 비싼 볼트가 많이 있습니다. 너트도 바꾸면 대략 맞기는 하단 말입니다. 그래서 일단 문에도 그 볼트를 써서 고쳤습니다. 그 볼트가 다음에 망가졌습니다... 문에 쓰이는 볼트가 망가진 것이죠. 그래서.. 같은 규격의 부품을 구매합니다.. ㄷㄷㄷ
비슷한 일들이 항공산업에서도 왕왕 일어납니다. 보통 사소한 실수에서 사고까지 몇년씩 걸립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엔 문제를 저지른 분은 퇴직하시고 몇대 후임이 그 책임을 지게 되죠. 어디서 잘못 되었는지는 파악이 불가능합니다. 수백만개 볼트중에 어느 것이 규격미달인지 알 수도 없습니다. 항공산업도 원전산업처럼, 일단 사고가 나면 대형재해라서 여러겹의 안전장치를 합니다. 원전도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런 여러겹의 안전장치가 다 망가지는 경우가 꼭 생겨서 가끔은 대형사고가 납니다.
그때마다 항공산업은 법/제도를 바꾸어서 같은 원인에 의한 사고를 방지하려고 노력하죠. 원전 산업도 과거의 대형사고를 통해서 설계까지 영향을 받으며 비슷한 원인에 의한 사고는 방지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양쪽 모두 항상 큰 구멍은 사람입니다. 이정도는 괜찮겠지. 항공산업과 원전산업에 이정도는 괜찮겠지는 없습니다. 100% FM으로 하더라도 지금까지 보지 못한 원인으로 대형사고가 터질 수 있습니다. 확률이 아무리 낮더라도 피해가 워낙 심각해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100% FM이 아닌 것은 무조건 틀린 겁니다. 만약 FM이 잘못 되어서 제대로 따라할 수 없다면 FM을 고쳐야지 FM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엔지니어지만 원전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 그렇지만 제 상식으론 원전은 FM대로만 운영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잘못도 매우 큰 잘못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 없더라도 매우 큰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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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돈돈까스
07.08 03:13
^^ 짧은 순간에 긴호흡의 댓글을 쓰셨네요. 말씀은 100번 맞는 말씀이시고... 그 당시 품질서류 위조 대상 부품들은 전부 다 품질인증을 다시 받은 부품들로 전량 교체해놓은 상태입니다. 예시하신 상황이 실무자로서는 확 와닿지는 않으나 우리종사자들이 항상 견지하는게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판단과 실행입니다. 좋은지적 감사드립니다^^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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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사랑
07.08 03:20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실무하시는 분들의 사기에 영향을 드렸을까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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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7.09 17:13
원전에 대해서는 좀더 전문가분들의 의견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원전 마피아도 있겠지만 사실 그 분야를 가장 많이 아는 것은 그들이니까요. 금융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따로 있는데, 정부 관료들이 가장 설레발 치면서 망쳐놓고 있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한국은 전문가 행세하는 사람들이 참 많고 가장 많은 곳이 "사학계"이죠. 제대로 공부도 안하고 TV에 나와서 자기 아는대로 말하고 항의해도 듣지도 않고 말이죠.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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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사랑
07.11 01:18
맞습니다. 지금은 원전을 조금이라도 극비관이 아닌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오면 일단 비난부터 하고 보는 상황이라 이런 의견을 제대로 개진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입니다. 이 모든게 ㅀ 때문에죠. ㅠㅜ 그래서 돈돈돈까스 님의 댓글이 참 감사합니다.
핵폐기물 반감기가 10만년이라더군요 원전마피아들은 먹고살 걱정은 없죠? 다만 지금세대가 후손에게 10만년간 관리비용을 떠넘기는거죠 결코 원전이 싸고 좋은 에너지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