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의 SEC
2018.12.06 01:51
미쿡에는 SEC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증권감독원 정도로 해석되는 조직인데요. 이 기관에서는 증권 거래 관련된 비리를 수사하고 실제로 처벌도 합니다. 어떤 법적인 효력이 있는지 모르지만 법원이 아닌데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 세습 방지 만큼이나 증권 거래의 비리를 방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것은 두가지 모두 많은 돈이 걸려 있고, 인간은 돈에 관한한 무한히 사악하기 때문에 어떠한 법의 허점이라도 찾아서 악용하기 때문이죠.
거기다 법의 허점을 고치는데는 국회를 거쳐야 하고, 국회는 어느 나라나 어느 정도는 썩어있고, 또한 이런 허점을 이용하는 쓰레기들이 상당수 그런 썩은 국회의원 (미국 얘기입니다!)들과 연계가 되어있어서 고치는 법안이 올라오더라도 소위를 통과하기조차 힘든게 현실입니다. 아무리 당연한 일이라도 자기 돈이 걸린 곳에서는 국회의원들이 개가 되는 것이죠.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국회의원들이 하는 회의 내용을 국민이 보지도 못하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속기록 조차 남기지 않는다니)
그런데도 SEC는 잘 운영을 하고, 증권 거래를 잘 단속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거래가 일어난 뒤에 결과를 보고,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또는 알려진지 3일 이내의 정보로) 실제 이익을 얻었느냐를 보고 실제 이익을 얻었다는 결론을 얻는다면 유죄라고 판결하는 것이죠. 여기서 SEC가 증명해야 하는 것은, 거래로 이익을 얻은 사람이 그런 부정 정보를 간접적으로 얻을 만한 충분한 개연성이 있느냐 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법을 만들려고 하면 국회가 다 뒤집어 질 겁니다. (아마 하루라도 빨리 만들려고 뒤집어 지리라고 믿습니다) 이런 이유로,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 즉 그 회사와 관련된 주요 정보를 알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은 주식 거래를 조금 특이하게 합니다.
일단 저렇게 SEC에 의해 유죄라고 판명이 나면, 토해내야 하는 금액이.. 일단 벌금 백만불 입니다. 까잇거 1조 해먹고 벌금 백만불 내면 살만한 세상 아니냐. 사기 조장하는 거냐. 그게 아니고.. 일단 벌금만 백만불 내고요. 추징금이 SEC가 추정하는 부정이익의 3배 입니다. 1조를 해먹었으면 보통 SEC는 1조 이상을 해 먹었다고 추정을 하고요 그 돈의 3배를 내야 합니다.
거기다 IRS(국세청)에 낸 세금(원래 소득에 대한 과세)을, 벌금 냈다고 돌려받지도 못하고, 저런 추징금은 원래 세금과 무관할 겁니다.
대략 부정을 저지르면 부당이익의 4배 정도를 토해내고 벌금 백만불 추가. 이게 SEC의 심기를 거스르면 생기는 일입니다.
삼바의 분식회계를 미국의 Enron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두 경우는 매우 다른 경우라 간단히 비교하기는 힘듭니다. 그런데 사기 규모만 비교하면 Enron보다 삼바가 대략 10배 이상 크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번에 4.5조의 분식회계에 대한 벌금이 수십억 수준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사범을 위한 나라라, 사기 죄에 최대 형량이 있어서 아무리 많이 해쳐드셔도 그 최대 형량만 복역하고 추징금은 돈 없네 하고 배째면 되는 좋은 나라이기는 합니다만, 4.5조 해쳐먹고 수십억 내라는 (법정 최고 벌금이 7천만원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ㄷㄷㄷ) 얘기는 못 해쳐먹는 니가 ㅄ 이라는 얘기라 웃기기는 합니다.
다만.. 미쿡의 SEC가 하는 짓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 벌금 수십억은 참을만한 액수고요 (7천만원은 좀 너무하고요) 추징금이 SEC처럼 4.5조의 3-4배를 징수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삼바가 단순히 삼바의 분식회계에서 끝난게 아니라 삼물을 통해 삼전, 나아가 부정 승계과 관련이 있는 만큼 정당한 추징금은 4.5조의 3-4배가 아니라, 전체 시장가치의 3-4배가 되어야 정당할 것입니다.
거기다 Enron의 사장은 그런 부정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었다는 혐의로 24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실은 11년 복역하고나서 14년형으로 감형되어서 올해 출소했습니다) 미국은 범죄의 크기와 형량이 정비례하는 재미있는 사법체계를 갖고 있는데 삼바 관련자는 미쿡이었다면 아마 200년이상의 징역형도 보너스로 받았을 겁니다.
뱀발. 삼*는 가상의 이름이고 만약 현실에 비슷하게 들리는 이름이 있다면 우연의 일치일 뿐입니다. 미쿡의 SEC와 엔론에 대해 얘기하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주어는 없습니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미쿡은 꽤나 정의로운 나라처럼 들립니다만, 미쿡이 자본주의의 끝판왕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딱히 그렇지도 않습니다. 마피아나 마약카르텔이 판을 치지는 않는 정도이긴 합니다만 아마 다른게 더 돈이 잘 되기때문일 것이고요.
코멘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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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LPHY
12.06 15:55
제목만 보고 Samsung Electronics Company인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글 내용과 연관이 있네요.. ^^저는 삼바를 좀 다르게 보는 입장입니다.삼바의 회계는 다른 그룹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잘 세탁되어 있습니다.그동안 전문가들이 달라붙어도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짚어낼 수 없을 정도로 회계를 잘 (세탁)해 뒀고,그래서 그간 문제 없이 투자받고 상장할 수 있었습니다.삼바를 보고 우리나라 제도가 완전 엉망진창이라는 글을 너무나도 많이 봐왔는데...삼바정도로 깨끗하게 세탁된 회계에서 문제를 찾아내는건 왠만한 전문가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삼바 회계의 문제점을 잡아낸 홍순탁 회계사도 내부 제보가 없었다면 찾아낼 수 없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들켜도 처벌이 약하니 시행한 것은 맞긴 한데,전체적인 그림이 그저 기업을 인수하는 그림입니다. 문제가 될게 없죠.다만 인수하고 가치평가 재산정을 너무 빨리한 것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었고요.항간에는 다들 짬짜미해서 좋게좋게 넘어간거 아니냐인데, 현실은 아니다에 가까웠습니다.엔론의 경우에는 일종의 폰지사기처럼, 돌이킬 수 없는 회계분식이었다면(이 회사는 허위실적을 만들어내는 등 실제로 사기를 쳤죠)삼바 회계의 예술성은 시간이 흘러 기업가치 산정을 다시 했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는 것에서 차이가 큽니다.실제로는 너무나도 조급하게 기업가치 재산정을 했죠. 왜 이렇게 조급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사실은 전 국민이 압니다.)삼바가 회계를 할 때 특정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두 번 시행했습니다.기업 가치는 평가하는 시점과 방법에 따라 차이가 매우 크고, 어떤 방법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기업을 청산할 땐 NAV를 쓰고, 계속기업의 경우 영구채 계산법을 쓰는 등 측정 방법이 다양하고 방법에 따라 가치가 크게 바뀌는데요.삼바는 이 부분을 잘 이용해서 기업가치를 크게 바꿨습니다.문제는 기업가치를 재산정할 때 너무 큰 수준으로 가치가 바꼈는데,재산정한 주기가 너무나도 짧았습니다.모든건 재산정 주기가 너무 짧았다는 것 때문에 발생했습니다.만약 기업가치 평가를 몇년 뒤에 했다면, 지금 나스닥 언급하며 문제삼는 옵션도 문제가 안 됐을텐데요.아마 원래의 삼바 경영권 이행 전략은 아주 긴 시간을 두고 진행하려 했을겁니다.10년 정도로요. 아니면 그 이상이거나. 그 시간이면 기업가치가 조단위로 바껴도 다들 납득하지 않겠습니까?이렇게 치밀한 전략을 막판에 엎어버린건 누구냐.이재용이겠죠..너무 급했어요. 이걸 몇년 텀을 두고 했으면 아무런 문제도 안 됐을겁니다.기업 인수 과정에선 흔하디 흔한 일인걸요.삼바가 긴 시간을 두고 진행했다면 문제가 될 사안도 아니었을거구요.SKT가 멜론 팔고 카카오가 멜론 인수할 때, 중간에 낀 사모펀드의 시세차익만 1조2천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되나요?기업 인수에선 너무나도 흔한 일이라, 시세차익이 발생해도 중간에 몇년 끼어있으면 아무도 문제삼지 않습니다.그 시간 동안 기업가치가 그만큼 변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가치평가라는게 그모양이죠.이걸 잘 이용한 삼바의 회계가 그래서 예술작품이라 불리울 뻔 했습니다. 지금은 유작이 되는 느낌인데... 아무튼 한때는 유망한 예술작품 후보였지요.삼성그룹과 연관된 국민연금 사태에서도 이재용 특유의 조급함이 보였죠.당시 국민연금 참여한 총회에서... 삼성측 대상으로 '당신들 너무 서두르는거 아니야'라는 얘기가 육성으로 오갔을 정도로 급했습니다.국민연금건도 이렇게 급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었거든요.우리는 여기서 인생의 철학을 배울 수 있습니다.조급하면 망한다. -
왕초보
12.07 04:04
본문과 전혀 무관한(!) 얘기를 하시는군요.. ( '')
사실 ㅅㅅ는 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씨의 선친께서 살아계실때 일궈놓으신 그룹을 들키기 전에 승계했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그전 정권에서는 선친께서 살아계신지 돌아가셨는지 감사가 나올 가능성은 0 이었지만 지금 정권은 맘만 먹으면 할 수도 있어보이거든요. 지금도 조마조마할 겁니다. 들키면 국민연금 받아쳐드시고 계시던 것도 날라갈 것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