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해상도 1600x1023
2010.02.13 08:23
오타가 아닙니다. 제목만 보고 1600x1024를 생각하시겠지만, 절대로 오타가 아닙니다.
제가 지금도 현역으로 쓰고 있는 모니터중 하나가 바로 전설의 LG 285LT이죠. 이게 왜 전설이냐... 무려 10년전인 2000년에, 그 당시로는 정말로 광활한 22인치 LCD였거든요. 거기에 1600x1024 해상도라는 아주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으니 이건 뭐... 처음 봤을때 다들 놀랠 정도였죠. 거기에 TV튜너, S-VIDEO 입력이 가능했고, PIP로 TV를 보면서 PC를 쓸수 있었습니다. 가격도 신품이 250만원이 넘어갔지만, 뭐 제가 그 돈주고 산건 아니구요. ^^;; 등외품을 어떻게 구해서 쓰고 있죠.
또 하나 회자가 되는 이유가 바로 해상도 문제인데요. 당시 DVI 규격이 1280x1024밖에 지원이 되지 않는 바람에, D-SUB로 연결하면 1600x1024가 나오지만 DVI로 연결하면 1280x1024밖에 지원이 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더랬죠. 그걸 custom 해상도를 이용하여 DVI에서 1600x1024로 쓰기 위한 처절한 노력들이 계속되었습니다. 매트록스 G550에서는 되더라... 어디에선 또 안되더라... PowerStrip에서 어떻게 하니깐 난 되더라.. 따라해봤는데 난 안된다.. 등등..
저도 윈도우즈 새로 설치하고 나면 설치하는데 하루, 해상도 잡는데 3-4일 걸릴 정도로 까다로운 녀석이었습니다. 나중에 맥에 연결하니 맥에서는 정말로 정보가 전무하다시피해서, 모든 값을 하나하나 다 바꿔가면서 해상도 잡는데 한 보름은 걸린듯 합니다. -_-;; 그 당시 nVidia의 Vista 드라이버에 Custom Resolution이 빠져 있어서 어차피 PC에선 쓰지 못할거라 죽자고 했죠 뭐...
오늘 이걸 간만에 Windows 7이 설치된 PC에 코딩용으로 연결을 했습니다. 원래 물려서 쓰던 23인치 FullHD 모니터는 맥미니에 물려주었구요. nVidia의 Custom Resolution으로 잡는데, 정말이지 모든 값을 잡아줘도 죽어도 1600x1024를 못잡는겁니다. 에이 짜증나 또 왜 이래!! 하면서 해보다가 실수로 1600x800으로 잡았더니 잡히더군요... 2:1 해상도라.. -____-;; 그래서 주파수니 뭐니 그런건 다 그냥 냅두고 무작정 막 해상도만 바꿔서 해보니 아주 희한한 해상도들도 잘 잡히는더군요. 결국 1600x1023까지도 해봤더니 됩니다. 아래에 한줄만 이상하게 나오구요... 근데 절대로 1600x1024는 안되는군요. 뭐 한줄 정도야 까짓!! 하고 버리버리고 1600x1023 해상도로 사용중입니다.
지금 궁금해지는건, 가끔 프로그램을 만들때 해상도 값을 기반으로 계산하게 되면 반드시 2로 나눠질거라는 확신을 어느정도 가지고 만든 프로그램이 있을겁니다. 홀수 해상도는 들어본적도 없으니... 그런 프로그램들이 있으면 과연 어떻게 동작할것인지 궁금해집니다. ㅋㅋ 개발자에게 도발을 하는 해상도 사용자....
ㅎㅎ VESA 스펙에 의하면.. HSYNC, VSYNC는 pixel clock의 매 네번째 edge에서만 토글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2의 배수가 아니고 4의 배수입니다. 재밌네요. 그런데 수평으로 흰줄 까만줄 번갈아가는 패턴을 그려서 정말 짝수개 줄인지 홀수개 줄인지 한번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