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스마트워치에 대한 생각

2017.04.09 15:42

SYLPHY 조회:429

아래 글을 읽고 평소 생각을 조금 나열해 봅니다.



아직까지 2G CDMA 폰을 쓰고 있고 (IMT-2000 시절의 바로 그 CDMA입니다. 나름 EVRC도 됩니다.)

(물론,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을 쓰기 위한 Single LTE 폰도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메모는 네 권의 몰스킨에 주제별로 손으로 기록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네 가지 주제

- 일기장

- 책읽기: 책 읽고 좋은 문구 직접 쓰면서 머리에 새기는 용도

- 사업: 관련 공부 및 진행내역, 아이디어 등

- 업무: 회사 관련


온갖 기록은 위의 네 권에 하고,

단지 웹 하이퍼링크 주소만 에버노트에 저장해 둡니다.



스마트워치가 흥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스마트워치의 목적이 인간 친화적이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워치로 할 수 있는 일은

- 시계

- 위치정보

- 날씨

- 카카오톡 등 메시지 알람 (송수신?)

- 건강정보


이정도가 대부분이지 않나 싶습니다.


1. 시계

시계의 본질은 시간 확인이니, 시계 기능이 참 중요합니다.

그런데 스마트워치는 시계 본연의 목적을 썩 잘 달성하진 않아 보입니다. 물론 기술이 발전하면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2. 위치정보와 날씨

이건 바로 알아서 나쁠건 없습니다만, 굳이 당장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서울'에 있다, 아니면 '서울 연남동'에 있다 정도만 알면 되는데

위도 xx.xxx, 경도 xx.xxx, 고도 xx.xxx에 있다고 알 필요는 굳이 없습니다.


내가 어디있는지는 내가 가장 잘 압니다.

수치상으로 안다는 의미가 아니라,

강남 뱅뱅사거리에 있다거나 신촌 신나라레코드 앞 거리에 있다는 정보는 사람이 가장 잘 압니다.

위도 경도 찍어준다고 해서 거기가 어디인지는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현재위치'를 스마트워치의 지도상에 띄워도, '종로 롯데영플라자 앞이야' 라고 말 하는 것과는 괴리감이 큽니다.

한참을 대조해 봐야 여기가 지도 상의 거기구나 하고 압니다.


날씨는 정확히 알 수도 없는 정보입니다.

알아봐야 굳이 쓸모있는 정보도 아닙니다. 

참고용도로 다른 지역의 날씨를 보는데는 유용할지도 모릅니다.



3. 메시지 알람

사람은 진화해 오면서 점차 한 가지에 몰입할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고대 인류는 현재 우리의 뇌 중 변연계에 가까운 조직만 갖고 있었습니다.

변연계는 가장 동물적인 두뇌입니다. 동물의 뇌는 거의 변연계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변연계의 역할은 항시 자신의 주변 상황에 반응하는 것, 배고프면 먹는 것, 약육강식 등 동물적인 감각입니다.


항시 주변의 상황에 반응하는 것 --> 멀티테스킹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몰입하지 못하고), 나무를 깎고 있다가도 주변에 사자가 낙엽 밟는 소리가 나면 바로 도망가야하는 능력은 변연계에서 나옵니다.


하나에 집중하는건 곧 사자에게 잡아먹히는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점차 정착함에 따라 더 높은 지적 활동을 해야 하게 됐고,

그 결과로 몰입이 중요해졌습니다.

이 것은 글자의 발명과 종이의 발명으로 더 가속화됐고요.



메시지 알람은 핸드폰에만 울려도 충분합니다.

핸드폰만 울려도 우리의 집중력은 크게 하락합니다.

하나에 몰입하다가도 핸드폰의 알람이 주위를 산만하게 만듭니다.


잦은 알람과 그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우리의 고도화된 지적 능력을 더 쓰지 못하게 하고

가장 동물적인 변연계에 집중하도록 만듭니다.


발달한 뇌를 사용하지 못하고 동물적 감각인 멀티테스킹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죠.

뇌는 쓰는 만큼 발달합니다. 죽을 때 까지도. 바로 지금 이 순간도.


변연계를 많이 쓰면 변연계의 능력이 더 강해지고 다른 부분의 능력은 더 약해집니다.

잦은 알람으로 집중력이 깨지는 경험을 많이 할 수록, 다시 집중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스마트워치는 손목에서 진동이 옵니다.

핸드폰의 진동과는 차원이 다른 방해를 불러일으킵니다.

도저히 집중이 불가능한 상황이 됩니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은 즉각 알람이 오는 것을 선호하게 됐지만 (PUSH 알람이 한때 돌풍이었습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한 기술이 되었지만.)

이는 우리의 진화방향과 반대라는 연구가 꽤 있고,

그래서 우리들 중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이런 즉각적인 반응을 거부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마트워치의 즉각적인 알람.

여기에 대한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거부감이 있어서 스마트워치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4. 건강정보

내 몸이 오늘 어떤지는 자신이 가장 잘 압니다.

그런데 기계는 심박수를 체크하고 뭘 체크해서 당신은 오늘 몸이 어떻다고 말해줍니다.

나 자신은 유일한 개체인데, 전 인류를 통째로 모델링한 모델로 감히 내 건강을 평가합니다.

정확성은 아무도 담보하지 않습니다.


건강에 대한 수치는 뽑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의미가 있나요?



암과 같이 생사를 넘나드는 병은 기계의 힘을 빌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암은 일생에 0~3회 정도로 드물게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고, 치료로 고통받기 보단 사실 암 진단 안 된 채로 살다가 암으로 죽는게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나의 심박수... 혈압..

이런것들을 수치화하고 저장하는게 과연 뭐가 의미있는지 고개가 갸우뚱해 집니다.


그걸 알면 삶이 더 나아질까요?







우리는 기계를 사람과 같이 발전시켜 삶을 편하게 만들려 하고 있지만,

실상은 사람이 기계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ps. 그래도 자율주행 자동차 나오면 당장 사겠습니다...

서울-대전 일주일에 평균 2회 왕복하려니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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