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초등학교 1개반밖에 없는 시골학교 출신입니다. 6년을 지지고 볶은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금요일에 조문을 갔다가 토요일 납골당 안치까지 보고 왔습니다. 언젠가부터 주말이나 일정이 되면 가급적 늦게까지 상가에 남아 있으려고 합니다. 아마 이전 회사 그만두고 나면서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부터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조문만 하고 올라가고 술을 안마셔서 친구들이 많이 서운해 했는데, 이제는 술도 마시고 늦게까지 빈소도 지키고 그럽니다. 늦게까지 있으면서 참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사는 이야기, 사업 이야기 등등 합니다. 아직 안하는 거는 건강 이야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노후라던가 이런 이야기는 안합니다. 다들 열심히 살고 있고 앞으로 10년 정도는 열심히 일할 곳이 있으니 아직 노후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직후 노후나 퇴직후 삶에 대해서 이야기 많이 합니다. 한 번 그만두고 보니까 안정적인 것이 없고 그동안 조직안에서 살아왔구나, 나름 안락하게 살아왔구나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안에 있을 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친구 어머님은 나이도 많으셨고 아프셔서 힘드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실 때에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가셨다고 친구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더군요. 어머니 돌아가실 때에는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도 나지를 않는군요.


 아직 아버지는 건강하시고 그 연세에도 아직 공장 다니면서 일하십니다. 얼마전에 공장에서 일하다가 다치셔서 2주 정도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이제는 회사 그만두신다고 하네요. 참, 예전에는 회사 들어가서 효도도 하고 돈도 많이 번다고 했는데 아이들 4형제 키우느라 20년 보내고 나니 남은 것 집과 대출밖에 없네요. 아직도 얼마나 더 열심히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집 아이들만큼은 자신들을 위해서 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결혼도 좀 늦게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해도 좋으니 자기 편한데로 살라고 말이죠.


 납골당 다녀올 때마다 생각하는게, 이렇게 열심히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입니다. 좀더 자유롭게 자기를 위해서 즐겁게 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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