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제 친구중에 항상 일등을 하고 심성도 곧고 좋은 친구가 있습니다. 학군단 동기중에 포병학교 상을 받아서, 우리끼리 펀딩 해줄테니 너는 남아서 장군을 해다오 했던 친구입니다. 둘 다 전역했고 서로 다른 은행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친구는 영업점에서 고생하면서 일하다가 몸이 상했지만 영전을 거듭해서 늘 성공하는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럭저럭 제가 좋아하는 일하면서 살고 있지만, 출세나 이런거랑은 거리가 많이 멀지요.


 그 친구랑은 대학교 3학년때 처음 봤고 학교+군대 이후에도 계속 만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우리 회사가 안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점심에 찾아왔더군요. ㅎㅎㅎ 고마운 친구입니다. 언젠가는 임원까지 올라가서 자기 방식대로 회사를 운영해줬으면 하는 친구이지요. 저는 저 하고 싶은 것 찾아서 살고 있을텐데,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친구랑 점심 먹고 커피 마시는데, "왜 사는지 모르겠다."라고 하더군요. 회사에서 자리 잡으려고 일하고 어느 정도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면 40이 넘더군요. 이 친구도 매일 술자리에 회의에 해외 방문에 바삐 사는데 저런 고민도 하나 싶습니다. 최근에 생각이 많아졌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 어설프게 보이고, 그게 성공이나 성취보다는 어떻게든 버티는 모습이라니 좀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뭔가 좀 다르고  재미있는 인생을 살줄 알았는데, 하루하루 카드값 할부 갚느라 바쁘고 아이들에게 공부, 공부하는 모습도 싫더군요.


 예전에는 술도 마시고 고민도 하고 했는데, 이제는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이번에 운영진 선거가 마무리 되고 인수인계 하면 술 한 잔 하고 싶습니다. 기쁘게 그리고 즐거웠던 1년이었다고 하면서 말이죠. 동방불패에서 나온 노래 가운데, 이 노래는 여인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보다는 술에 취해서 거친 목소리로 상을 두들기면서 부르는 이런 노래가 좋더군요. 뭔가 인생을 아는 아저씨들이 시골 구석에서 불피워 놓고 고기 구우며 소주 마시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아, 제가 나중에 은퇴하면 고향가서 이렇게 살고 싶어요.


 운영진 추천이 오늘 마감이군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KPUG 운영비 모금. 안내 드립니다. - updated 230805Sa [24] KPUG 2023.08.05 1553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4] 맑은하늘 2018.03.30 24480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99] iris 2011.12.14 434535
29537 생존신고-까마득히 잊고 있던 곳 [1] 아스트리우스 03.29 137
29536 고향에 돌아온 느낌입니다. [2] 까칠한입맛 03.29 270
29535 저도 생존신고. 사이트 아직 살아있네요. [1] 알콜머신 03.29 110
29534 제 계정도 살아있네요 반가워요 ㅎㅎ [4] 거니구이 03.29 168
29533 우와 정말 추억 돋습니다. [3] 오아시스 03.29 193
29532 KPUG 계정이 이직 살아 있음에 신기 [4] 외노자 03.29 340
29531 저도 생존신고 [6] _jin 03.29 208
29530 저도 생존신고 적어봅니다. [17] 상현아빠 03.28 233
29529 저도 생존신고 [14] 왕초보 03.28 180
29528 생존신고 + 옆집 난리.. [15] 윤발이 03.27 1220
29527 요즘 알리와 테뮤 때문에 국내 쇼핑몰이 고사 위기라고 하네요. [8] 해색주 03.25 761
29526 그는 좋은 키보드 였습니다 [7] file 바보준용군 03.19 339
29525 생존신고/ 전기차 스터디 중입니다 [28] 맑은하늘 03.18 293
29524 생존신고 - 해색주 [3] 해색주 03.15 188
29523 10여년 만에 컴퓨터 조립 ㅠㅠ [13] file Alphonse 02.22 498
29522 요즘 알뜰 0원으로 쓸수있는 요금제 [5] 메이플 02.22 361
29521 넷플릭스를 뒤늦게 보고 있네요. [6] 수퍼소닉 02.08 355
29520 2014 노트북을 3년 넘게 사용중입니다. [9] 해색주 02.07 316
29519 지르고 싶은 요즘입니다. [3] 해색주 02.04 199
29518 오랜만에 부산 모임이나 한번 주최해 볼까요? ㅋㅋㅋ [3] Alphonse 02.01 243

오늘:
213
어제:
717
전체:
15,194,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