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질러라~!

2019.02.23 17:47

해색주 조회:334

 출근해서 일하다가 우울한 마음에 그동안 미뤄뒀던 에어프라이어 7리터짜리 질렀습니다. 5리터짜리가 요즘 대세이기는 한데, 우리집 식구가 많아서 7리터 정도는 되어야 2번 안하게 되더군요. 집도 큰걸로 옮기고 차도 11인승이고, 하다 못해 이제는 에어프라이어도 특대형으로 사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걸로 사면 당분간은 치킨 타령은 안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에어프라이어로 굽기 전에 튀김가루 묻혀주고 그러면 좋다고 하더군요.


 오늘 나와서 일하는데, 옆에 과장님이 저보고 갱년기 아니냐고 묻더군요. 요즘 고등학교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그때 친하던 친구들과도 다 멀어지고 그래서 생각이 나서 멍하니 밖을 쳐다보고 있었거든요. 온도를 재기 시작한 이후 가장 더웠다는 1994년에 천주교 동아리에서 축제 준비한다고 웃고 떠들고 놀러다니고 바닷가까지 가서 야영했던게 떠오릅니다. 그때 정말 더워서 아스팔트까지 녹고 그랬는데, 그때는 어려서(고2) 그랬는지 마냥 좋았습니다. 대천 해수욕장까지 몇 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즐거웠고 친구들과 정말 친했던 그때가 좋았습니다.


 어머니는 모범생이었던 아들이 공부는 안하고 놀러다니고 이상하게 변했다고 걱정이 많으셨는데, 지금 보니 참 죄송하네요.

 

 The Cranberries의 "Dreams"를 듣다가 우연히 1994년의 미치도록 덥던 고2 여름날이 생각났습니다. 그때 유행하던 음악이 왕정문의 "몽중인"인이었거든요. 그때까지만 해도 홍콩 영화가 지금처럼 망가지지는 안았는데 말이죠. 벌써 15년이나 지났습니다. 노느라 정신 없던 저는 고3 올라가면서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그래서 대학은 갔습니다. 물론 봄방학과 여름방학때 어머니께 종이 한 장 남기고 놀러간적은 있기는 했지만요.


 에어프라이어 지름기 쓰다가 갑자기 추억으로 돌아갔네요. 조만간 사용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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