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S Maker 2(3) - 비싼 홈 서버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2013.03.05 16:31
제 업무상 별의 별 컴퓨터에 대한 견적 문의나 기술 상담 문의를 받습니다만, 홈 서버라는 타이틀을 걸고 문의 하는 것 치고 무슨 게임 PC 뺨치는 제원을 갖지 않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CPU는 코어 i5에 메모리 용량은 32GB, Z77 칩셋에 SSD, iTX 케이스와 메인보드까지... 그래픽카드만 넣으면 무슨 게임 PC가 되고 남을 PC 구성을 들고 오지 않는 분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회사의 매출을 생각하면 그냥 호환이 되기만 하면 'ㅇㅋ~'를 내줘도 그만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PC를 만든 분 치고 홈 서버를 쓰면서 '계획대로야!'를 외치며 썩소(?)을 짓는 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EXTERMINATE!!! 하고 싶어지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이렇게 비싸고 화려한 홈 서버 구성을 하시는 분들의 머리 속을 살펴보면 '서버 = 성능이 매우 좋은 컴퓨터 = 비싼 컴퓨터'라는 생각이 박혀 있습니다. 언론에서도 서버라는 것을 용도로 설명하기보다는 가격이나 제원으로 설명하려는 성향이 강해 컴퓨터 기술이나 성능에 대한 정보가 적은 초보자는 홈 서버도 성능이 주력 PC에 준할 정도로 좋아야 느리지 않겠거니 하는 막연한 생각을 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한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현실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기에 '비싼거 사지 마!'라는 단 몇 글자로 쓸 수 있는 글을 이렇게 풀어 씁니다.
홈 서버에 돈을 그리 많이 들일 필요가 없는, 정확히 말하면 하드웨어 제원을 그렇게 높일 필요가 없는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그 정도의 고성능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 작업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BMW Z4를 몰고 100m 앞 동네 편의점을 가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보통 그러한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돈이 남아 도는구나~'라고 비웃습니다. 잘 해야 '왠지 병x같지만 멋있어' 수준의 평가가 나올 뿐입니다.
서버에서 하는 작업은 꽤 다르지만, 주로 필요로 하는 성능은 CPU의 코어 수, 코어 당 IPC, 메모리 용량, 그리고 저장장치 I/O 성능입니다. 저장장치 성능도 전송 속도 위주인지, IOPS 위주인지는 제대로 된 서버에서는 따져야 하지만(스트리밍 서버라면 IOPS보다는 전송 속도가, 데이터베이스 서버라면 IOPS가 더 중요합니다.), 일단 간단히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코어 수 IPC 메모리 I/O
개인 블로그, 홈페이지 운영 △ ◇ △ ◇
프린터 서버 △ △ △ △
Torrent/웹하드 △ ◇ ◇ ◎
데이터 저장/백업/FTP △ △ △ △
MP3/영화 스트리밍 ◇ △ ◇ △
영화 직접 재생 ◇ ◎ ◇ △
(◎: 매우 중요 / ○: 그런대로 중요 / ◇: 중요도 낮음 / △: 중요도 매우 낮음)
Torrent처럼 비정상적으로 데이터를 쪼개 분산 저장하는 방식의 어플리케이션을 빼면 가정에서 홈 서버나 NAS에 바라는 대부분의 작업은 그렇게 멀티 스레드에 맞는 작업도 아니며, 코어 성능이 매우 뛰어나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메모리 사용량도 많지 않고, 저장장치의 성능은 Torrent 마니아를 빼면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코어 i5나 i7, AMD FX 8000 시리즈 CPU를 꽂는다고, 메모리를 16GB나 32GB로 늘린다고 무언가 나아지는 것이 있을까요? Torrent나 웹하드 다운로드 머신을 꾸미는 사람이라면 하드디스크를 고를 때 조금 더 성능이 좋은 모델을 고르는 것이 나은 정도일 뿐 저장장치는 대부분 용량에 민감한 작업입니다.
CPU 점유율이 기껏해야 4, 5% 수준에 불과할 뿐 나머지는 놀고 있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닙니다. 서버라는 것은 어떠한 작업을 지장이 있을 정도의 성능 저하를 일으키지 않도록 부품 구성을 해야 하나,자원을 최대한 놀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인 기계입니다. 단순한 작업만 돌아가는 컴퓨터를 굳이 비싼 부품을 쓰는 것은 서버의 가치에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 홈 서버나 NAS용으로 쓰이는 컴퓨터의 제원을 보면 '홈 서버는 성능이 좋아야 한다'는 생각이 단번에 깨집니다. 90만원대에 팔리는 시놀로지 DS412 Plus같은 NAS는 아톰 D2700 CPU에 1GB 메모리를 넣습니다. 홈 서버로도 많이 쓰이는 HP ProLiant MicroServer N54L조차 AMD 튜리온 II Neo N54L(2.2GHz) CPU에 2GB 메모리를 꽂습니다. 최상위 모델도 메모리는 4GB를 넘지 않습니다. 서버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HP조차 가정에서 개인이 쓸 서버는 저성능, 저전력 소비 CPU에 2~4GB 메모리면 충분하고 남는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홈 서버는 서버로서 최대한 성능의 낭비가 없도록 꾸며야 하며, 가정에서 하는 일이 상업적인 목적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CPU와 메모리에 주는 부담이 작은 이상 서버의 뼈대를 이루는 주요 부품에 대한 성능 투자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홈 서버에서 크고... 아름다운 것, 그것은... 좋은 것일... 리가 없습니다!!!
별 영양가도 없는 글의 핵심은 '홈 서버? 그딴거 스펙 떨어져도 아무런 지장 없어~'입니다. 가정에서 하는 서버 일이라는건 제대로 서버를 만드는 기업, 그리고 그러한 상용 서버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훗~'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권위에의 호소가 그리 옳지만은 않을 수 있지만, 서버를 팔려고 만든 사람들이 제원을 낮췄다면 그 이유를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 아니겠습니까?
- 4부에 계속 -
코멘트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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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ity
03.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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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3.05 17:35
욕심을 안부리면 스트리밍을 뺀 홈 서버로는 솔직히 펜4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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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
03.05 19:34
펜티엄3 + 512MB RAM으로 상당히 오랜기간동안 개인서버와 네트웍 스토리지의 용도로 썼던 경험으로 무척 공감가는 글입니다. 결국 펜티엄3의 전력소모량이 성능대비 적은 편은 아니며 PCI규격으로는 1.0Gbps 기가빗 랜의 모든 성능을 뽑아내기 힘들어서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사실 소규모(20명 미만)의 네트웍 스토리지 용도로는 CPU는 별 중요한게 없죠.
대신 NIC의 영향은 적지 않게 받는것 같습니다. 저가형 NIC, 단도직입적으로 Realtek의 기가빗 NIC은 생각외로 상당히 부실합니다. 기가빗으로 수만개의 작은 파일 업/다운을 걸어주면 NIC 자체가 다운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따라서 네트웍 스토리지용도로 쓰기 위해서는 리얼텍은 피하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100Mbps로 쓰면 문제가 없으니 그렇게 쓰셔도 되긴 합니다.)
저가형에서 괜찮은 대안은 인텔 기가빗 내장랜입니다.
(이래저래 따지다보면, 홈서버는 결국 인텔이 정답이 됩니다. 싼 가격에, NIC와 IO에 스트레스 안 받는 성능과 안정성을 보여주는게 인텔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전력소모량까지 낮습니다.)
운영체제는 하드웨어의 퍼텐셜을 끝까지 끌어낸다면 Gentoo Linux가 좋지만 - 펜3에 요녀석을 썼습니다. - 아무래도 빡세고, 편하게 쓰기에는 역시 Debian계열이 관리가 편합니다. Ubuntu Server 12.04 LTS + LXDE 추천해 드립니다.
좀 하드코어하게 구석에 짱박아두는 용도로 쓰신다면 마음같아서는 VMware ESXi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만, 아무래도 가격이 가격이라서 강추해 드리기는 힘들 것 같네요. (1000달러정도 합니다.) 대신에 서버가 고장나기 전 까지는 운영체제를 새로 설치하건 뭘 하건 절대로 본체에 모니터 연결할 일은 안 생깁니다. 리눅스와 윈도우, NAS 특화 운영체제 등 여러 운영체제 사용도 물론 가능하고, 심지어는 다른 머신에 스크립트 인보크까지 할 수 있으니 가져놀기에 이만한게 또 없습니다. 최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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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3.05 20:57
정규 서버에서는 인텔 기가비트 이더넷 컨트롤러 빼면 쳐다도 보지 않습니다. 저가형이나 보조 목적으로 브로드컴이 들어갈 뿐입니다.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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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ity
03.05 21:33
좋은 말씀이십니다. 다만... VMware ESX와 ESXi를 혼동하신 것 같습니다. ESXi는 3.5에서 부터 무료화 되었습니다. 5.x 대에서는 모호하게 평가판인 듯한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는 라이센스 프리입니다. 각각의 이름을 ESX = vSphere, ESXi = vSphere HyperVisor 들로 바꾸면서 vSphere HyperVisor는 vSphere를 위한 평가용인 것처럼 표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정책은 5.x 대로 오면서 시행되었습니다(ESXi 4.1, 3.5 등은 그대로 ESXi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사용자 계층에서 쓰기에는 어려움도 꽤 있지 않을까 싶어요. 호환성이 대폭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가림이 있고, 아무리 오버헤드 적은 하이퍼바이저 가상화라도 코어2쿼드 + 4GB 정도의 남는 부품이나 중고 부품으로 꾸밀 수 있는 경제적 구성에서는 CLI 리눅스라면 모를까 GUI 베이스 운영체제는 게스트 머신 3개 정도만 돌려도 빌빌 거리거든요. I/O 병목이 가장 크다보니 스토리지 속도에 민감하기는 한데 빠른 단일 스토리지 보다 게스트 머신 별로 독립 HDD 지정해서 I/O를 아예 분리시켜야 제 성능이 나오는 것도 꽤 비용이나 관리 측면에서 욱신하게 하고요. 무엇보다 하이퍼바이저 가상화라는게 꽤 생소할 수도 있는 것인지라 혼동스러워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긴 여러 게스트 머신을 쓰며 ESXi를 쓸 정도의 상황이면 통상의 사용자 계층이 일단 아니군요~@@;;; 죽 써놓고 보니 뻘글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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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3.05 21:55
대신 개발자용이나 어느 정도 하드웨어 제원이 좋은 PC를 여러 VM으로 쪼개 몇 가지 서비스를 따로 실행할 수 있게 하는 용도로는 꽤 쓸만합니다. 물론 I/O 부하에 대한 계산과 그에 대한 분산 대책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러한 목적으로는 개인도 충분히 쓸만합니다.
문제는, ESXi를 설치할 정도면 그건 이미 홈 서버가 아니라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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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ity
03.05 22:04
그러게요.. .주욱 쓰다보니 뻘글 이었어요 ~_~;;; 창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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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커
03.06 00:31
이번에 Qloud로 스트리밍을 하기 위한 PC 서버를 하나 만들었는데, 남아 있던 부품이 Core 2 Quad Q8300이라 이걸 썼습니다.
전력 소모량을 생각하면 참 눈물나는 선택이죠. 펜티엄 듀얼코어라도 하나 사서 바꿔줘야 하나...
사실은 아톰 D510, D525로 구성했더니 끊기고 난리도 보통 난리가 아니던데,
HP N54L을 과감하게 질러보자니 성능 걱정이 되어서 함부로 지를 수가 없더군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Qloud server 동시 접속자 수는 1~3명 수준이네요.
아톰 D2700은 솔직히 그다지 기대가 안되어서 패스...
실제로 시놀로지의 아톰 탑재 제품들에서 트랜스코딩이 눈물나는 수준(거의... 된다는데 만족해야 하는)이라고 해서,
아톰은 그다지 기대가 안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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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커
03.06 11:33
수정... 제가 봤던건 N54L이 아니라 N40L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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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ki
03.06 07:00
NAS용도면 아톰이라도 기가빗 속도는 나오죠. 중고로 사면 가격도 저렴하고요.
다만 이것저것 해보고 싶으면 결국 더 상위로 가야하는데....
결국 "기왕이면" 병이 문제입니다. -
애쉬
03.06 14:50
그래서 전 포고에 외장하드 하나 달아서 NAS 및 MPD 서버로 잘 사용하고 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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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토리
03.06 19:33
포고가 만족스러운데.. 'ㅅ'..흠 하드용량부분과 레이드 구성되면좋겟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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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BisCO
03.07 15:51
다만 예외적으로 모바일 기기를 위해서 실시간으로 컨버팅-스트리밍을 하기 위한 서버라면 아톰 정도로는 곤란하고 저렴한 i3 정도는 쓰는게 좋겠지요. -
꼬소
03.07 23:41
음 잘 봤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실 서버에 braodcom 많이 씁니다..
그리고 저가도 아니더라구요.. 물론 딜러가가 다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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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
03.08 14:39
데이터 스토리지 나 뭐 등등에서는 브로드컴 칩셋을 사용한 제품군을 쓸 수도 있고 실제 많이 씁니다만...
몇 번 데어본 사람들은 굉장히 많이 싫어합니다.
예를 들어서 RSS , TCP Offload 성 기술이 막 튀어나왔을 때 브로드컴은 쓰레기중의 쓰레기였으며...
현재 시점에서도 RSS ON, Queue Szie 조정.... Flow Control 등의 옵션 조정을 통해 극상의 성능 or 콘트롤을 원할 때..
브로드컴은 2013년 3월 현재에도 최신, 최고급 칩셋에서도 뻗어 버립니다. (며칠 전에도 덤프 분석 해줬습니다.)
제 PC에서나 쓸까.. 저는 절대 쓸 것을 권장 못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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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3.08 19:07
그래도 Marvell보다는 낫긴 합니다. 제 기준에서 일반적은 Copper 기반 이더넷 컨트롤러 가운데 순위는 이렇게 봅니다.
인텔 >>>>>>>>>>>>>>>>>>>>>> (은하계 몇 개 넘고...) >>>>>>>> 브로드컴 > 마벨 > 게표 = Athe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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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소
03.09 00:57
푸하하하.... '은하계 몇 개 넘고'에서 자지러졌습니다 ㅋㅋㅋ
뭐 딸리긴 하지만, 저가 리눅스 서버에서 어느정도는 쓰더라구요... (많이 써 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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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소
03.09 01:06
프로그래머 입장에선 딱히 고민 할 필욘 없지만 가끔 성능을 꼭 따져야 할 때 듣는 말들을 리플에서 들으니 상큼합니다;;
소켓 버퍼만 조정하면 되는지라 NIC에서 옵션을 뭘 줘야하는지 어떤 관심을 줘야 하는지 딱히 모르거든요..
그렇다고 TCP를 무시 하지않고 버퍼만 잘 비워주고 채워주게 만들면,
끝인지라(되게 무책임하죠;;) 나머지는 커널이 다 알아서 해주겠지 하고 그냥 씁니다..
그러다 속도 안나오면 bonding 해주세요...
그러죠 뭐;; ㅎㅎ
뭐 결론은 냠냠님 앞에서 깨갱이다...;; 입니다.. ㄷㄷㄷㄷ
무안하게 뭘 이렇게 많이 적어 놓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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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
03.09 09:34
제가 운영은 더 많이 해봤을 테니 겸연쩍 안 하셔도 됩니다. 벤더 리콜(레벨1 에스컬레이션, 동료와 함께)도 시켜봤는데요. 뭐 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사실 아톰만 되어도 파일 서버로는 대단히 유용하고 동영상 시청을 겸하는 경우라도 많이 보는 720p H.264 인코딩 기준 아톰 듀얼 정도면 충분한데 너무 과장들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코퍼셀 1GHz + 384MB에 IDE 하드 2개 넣고 파일서버로 잘 썼고, 샘프론 2400 + 256MB HTPC 만들어 720p 잘보았던 저로서는 간간 놀라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실시간 트랜스코딩이라던가 백그라운드 인코딩을 상시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CPU 사양에 연연할 필요 없을 것 같고, 메모리는 용량대 가격 적절하고 OS 올리면 그만이니 요즘 기준이라면 2GB면 될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