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지난 블루투스 헤드셋 2종 사용기
2022.06.04 15:32
이젠 완전히 죽어버린 MP3 시장, 그리고 이어폰 구멍까지 빼버리기 시작한 스마트폰에서
다시 유선 이어폰을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블루투스 헤드셋 제품입니다.
사실 블루투스 헤드셋(또는 핸즈프리)의 핵심기능은 옛날 BT 3.0 시절에 이미 전부 완성되어
이후로는 음질의 미미한 향상 및 편의기능 추가 정도로 그치고 있죠.
따라서 2010년대에 출시한 제품을 지금 써도 배터리 수명 말곤 딱히 꿀릴 일은 없는 셈입니다.
저도 2013~2014년에 출시한 소니 MDR-NWBT20N 과 MDR-EX31BN 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두 제품 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부가기능으로 탑재한 제품입니다.
그러다보니 요즘에는 하도 경쟁이 심화되어 이런 싸구려(?) 제품은 소니에서도 안 만들더군요.
지금 블루투스 헤드셋 시장의 중심은 쿼드덱 같은 추가 음장효과를 내장한 제품입니다.
중국제도 10만원 이상으로 비싸게 형성되어 있던데 대체 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기본기에 충실하도록 원음을 플랫하게 출력해주기만 해도 충분한데 말입니다.
이번에 산 제품은 제가 바라는 기본기에 충실한 심플한 기능만 탑재하고 있으며,
다른 기능은 거의 없으며 가격도 20~30 파운드 가량으로 매우 저렴한 놈들입니다.
SBH24 의 외견을 보면 애플 아이팟 나노가 생각나는 사각사각한 모양이죠.
두께도 매우 얇고 그만큼 가벼워서 무게감이 안 느껴집니다.
옆에는 볼륨버튼과 3.5mm 스테레오잭, 그리고 마이크홀이 보입니다.
뒷면에는 클립이 있어서 옷깃에 쉽게 장착할 수 있습니다.
전원버튼은 특이하게 똑딱이 식입니다만 익숙해지기 전엔 분간이 잘 안될 것 같네요.
그 옆엔 전원 LED 가 붙어 있습니다.
USB-C 타입 충전단자는 노출되어 있습니다만 오염에 강해서 그런지 따로 마개가 있진 않더군요.
당연히 방수는 안됩니다.
음악 빨리감기>> 버튼과 되감기<< 버튼은 없기 때문에 재생 버튼을 2번, 3번 누르는 것으로 대체되어 있는 것이 조금 불편합니다.
이 제품의 가장 아쉬운 점은 배터리가 6 시간 밖에 안 간다는 겁니다.
간단하게 필요한 기능만 있는 건 좋지만 워낙 작은 크기라서 배터리도 작습니다.
이러면 3년 정도 쓰면 재생시간 1~2시간으로 줄어들어서 금방 죽어버리죠.
제가 요즘 팔리는 TWS 이어폰 중 2만원 이상 가격대 제품을 안 사는 이유는 실사용 수명이 1년이 채 안되기 때문입니다.
SBH56 은 SBH24 에 비해 기능이 조금 더 추가되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볼륨 조절 버튼이 달려 있고 특이하게 카메라 셔터 버튼이 있어서 핸드폰의 카메라 리모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맞은 편에는 스피커가 달려 있어서 이어폰을 끼우지 않고 SBH56만 연결해서 전화통화 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는 크기만큼 볼륨이 굉장히 부족하므로 조용한 곳에서나 스피커폰 통화용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원 LED 는 스피커 망사 속에 숨어 있습니다.
역시 클립 디자인으로 옷에 간편히 부착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도 빨리감기>> 와 되돌리기<< 버튼이 부재하고
배터리가 6시간 (충전은 2시간 필요) 밖에 안가는 것이 단점입니다.
또한 둘 다 발매일이 2018~2019년도라 이미 배터리 상태가 상당히 노화되었으리라 봅니다.
지금 신제품을 구입해도 2~3년이면 배터리 타임이 1~2 시간 되는 건 확정이라는 거죠.
가격이 저렴해서 다행입니다.
배터리가 짧은 블루투스 헤드셋을 제가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드립니다.
이렇게 유선 헤드폰에 짧은 스테레오잭 전선을 이용해 연결하여 무선 헤드폰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PC 또는 스마트폰에 페어링 하는거죠.
SBH24 보다 부피가 큰 SBH56 도 헤드폰에 비하면 작기 때문에 별로 부담 안됩니다.
그보다는 20cm 보다 짧은 헤드폰 줄을 구하는 게 더 어렵습니다.
또한 배터리가 고작 6시간 밖에 안 가기 때문에 교체하는 것도 번거롭고요.
2013년도에 출시하여 배터리가 남아나지 않게 된 MDR-NWBT20N 에
제가 3D 프린터로 만든 배터리 케이스와 추가 배터리(용량 4배)를 달아 배터리 타임을 25시간으로 늘린 블루투스 헤드셋입니다.
옛날에 나온 제품이지만 헤드폰에 연결하면 음질은 차이없어지고,
음악 재생 컨셉에 충실한 제품이라 빨리감기>> 되감기<< 버튼도 별도로 있기 때문에
유선→무선 헤드폰 음감에 최적화된 구성입니다.
쓸데없는 기능 추가하지 말고 담백하게 배터리 타임만 20시간 늘려놓은
블루투스 헤드셋 제품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중국산 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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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해보니 둘 다 옛날 소니 헤드셋에 비해 음감용으로 안 좋아졌습니다.
중국제 블루투스 헤드셋과 똑같은 문제점입니다.
- 최소 볼륨이 5% 입니다. 4% 는 없고 스마트폰에서 4%로 줄여도 볼륨이 그냥 바로 0으로 됩니다.
1000XM4 는 그나마 3% 로 미세하게 조정되어 작게 틀 수 있습니다.
10년 전 소니 블루투스 헤드셋은 별도 볼륨 조작체계가 탑재되어 있어서
핸드폰 볼륨 별도 + 헤드셋 볼륨(하드웨어 버튼) 별도로 조정해서 더 작게 또는 더 크게 원하는대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신형 소니 헤드셋은 원가절감인지 중국제와 똑같이 핸드폰으로 볼륨조작이 일원화되고
미세조작이 안되서 최소 볼륨이 과도하게 높은 문제로 고통받네요.
- 배터리 10% 남으면 삑삑거리면서 주기적으로 경고음을 냅니다.
이게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것이 음감을 치명적으로 방해해서 그렇습니다.
또한 배터리가 기본 6시간으로 짧은 것도 이 문제를 악화시킵니다.
1000XM4 도 배터리 10% 도달하면 경고음을 내긴 하지만 기본 30시간이므로 제때 충전하면 들을 일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 6시간짜리 미니 헤드셋은 하루 내내 쓰면 반드시 경고음을 들을 수 있으며,
경고음 때문에 전체 배터리 타임에서 무려 30 분을 깎아먹습니다.
실제 사용 시간은 5시간 남짓인 거죠.
이것도 옛날 소니 헤드셋은 없었던 현상이고 배터리 다 달으면 그냥 뚝 꺼졌는데
사람 참 짜증나게 하는 패턴으로 배터리 경고음을 추가한 건 누구 발상인지 몰라도 무능합니다.
이 두 문제를 피하려고 중국제 탈출하고 일부러 소니 헤드셋을 다시 산 거나 마찬가진데
둘 다 또 걸려서 그냥 옛날 소니 헤드셋을 쓰는 수 밖에 없겠네요.
담백하게 배터리 타임만.. +++++
제가 21세기 초 (California가 handsfree를 mandate하기전에)에 구입한 jabra bluetooth headset은 아직도 두시간 반 정도는 사용할 수 있으니 신기합니다. 음질이고 뭐고 다 뭐 줘버린 넘이긴 하지만 (21세기 초에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회의 하는데는 아무 불만이 없습니다. 사실 꼭 필요한 기능은 집에서 출발해서 회사 제 자리에 앉을때까지만 버텨주면 되니까 대략 30분이면 되기는 합니다. 네시간만 가주면 좋겠는데.. 사람으로 치면 백살도 넘었을 분께 너무 과한 것을 바라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