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사용한 DELL XPS 15 9530 까기
2018.05.01 18:32
지난 4년간 사생결단해오며 사용해왔던 DELL XPS 15 9530 (2013) 랩탑에 대한 허심탄회한 수리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제가 구입했던 사양은 7 4코어 8스레드, 16GB RAM, 500 GB SSD, 91Wh 확장배터리, 3200x1600 터치 스크린입니다.
향후 10년을 쓰리라 생각하고 비싸게 구입한 놈인데 아마 10년은 힘들 거 같고 2~3년 후 처분할 듯 합니다.
외관부터 내부 설정까지 사용해오면서 느꼈던 단점들과 고장수리기를 올려봅니다.
1. 하드웨어
(1) 상판-LCD
껍데기는 통 알루미늄으로 두껍기 때문에 절대로 깨질 염려가 없고 찌그러질 일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안쪽의 LCD 는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화면 자체는 깨지지 않더라도 상판이 충격을 받을 때마다
LCD 부품 중 반사판 부분이 망가지는 건지, 4년이 지난 지금와서 보면 하얀색 얼룩 반점이 군데군데 있네요.
전형적인 반사판 손상 증상입니다. 물론 수리는 할 수 없고 무조건 교체대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 상판-화면보호캡
9530은 모서리에 고무판이 달려있는 다른 노트북과 달리 화면 테두리 전체에 살짝 고무벽이 올라와 있어서
상판과 하판이 합쳐질 때의 충격을 상쇄해줍니다.
문제는 이 고무막이 '막' 이라고 불릴 정도로 약하기 때문에 붙잡고 사용하다보면 손가락에 의해 쉽게 찢겨나갑니다.
이것도 수리는 거의 불가하다고 보면 됩니다.
(3) 힌지 보호캡
노트북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라면 힌지 여닫는 부분입니다.
9530 은 4년 동안 열심히 써도 다행이 힌지가 약해지진 않았습니다만
힌지를 감싸는 플라스틱 캡이 비교적 초기부터 덜거덕 하면서 잘 뜯겨나가고
나중에는 위와 같이 아예 부러져 나가기 때문에 내부의 케이블이 유출되더군요.
물론 아직 별 문제는 없습니다만 재수없으면 선이 뽑힌다든지 해서 사고가 날 가능성은 여전히 있습니다.
수리는 매우 난이도가 높습니다.
(4) 하판 밑바닥 뒤틀림
9530 의 하판 상부(키보드 쪽)는 거의 1mm 가까운 엄청나게 두꺼운 마그네슘 합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절대 뒤틀릴이 없다고 봐도 되는데요.
반면 하판 하부(바닥쪽)은 0.5mm 이하의 아주 얇은 카본화이버로 만들었습니다.
뭐 무게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만, 강성이 안 좋아서 오래 사용하다보니 뒤틀려 버렸네요.
델과 같은 유명 메이커의 메이저 브랜드 (XPS) 제품을 구입할 때의 최대 장점은
몇년 시간이 흐르더라도 쌩쌩한 새 부품을 구하기 매우 쉬워서 고장난 교체하기가 쉽다는 거죠.
하판의 교체 난이도는 매우 낮은 편입니다.
(5) 하판 나사 도망감
9530 의 하판은 매우 작고 얕은(M2.5-3) 나사 10개로 모서리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비틀림에 매우 취약해서 몇번 들면 나사가 금방 헐거워지다가 급기야 도망치더군요.
물론 나사가 도망간 부위는 비틀 경우 틈이 열려서 먼지가 잘 들어갑니다.
4의 하판 뒤틀림 증상과 연계하면 환상의 협동전을 보여주죠.
답이 있나요? 한 100개 정도 구입해서 나사 도망갈 때마다 쟁여두는 수 밖에 없습니다.
(6) 키보드 오물 청소
9530 은 구조적으로 키보드 청소가 매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4년 쓰다가 하도 키감이 끈적끈적하고 키를 제대로 눌리지도 않는 상황이 되어서
위와 같이 아예 분해해서 버리고, 신품 한글 키보드를 구입해서 장착했습니다.
그래도 부품 수급 용이성은 유명 브랜드 제품의 장점이죠 ㅋ
키캡만 분리해선 제대로 청소가 안되는 구조라 반드시 통째로 분해해야 합니다.
분해 난이도는 최악 급이라 메인보드까지 모조리 들어내야 하며
절연 테이프로 마무리 되어 있는 부분도 좀 있기 때문에 재조립 후 쇼트 등의 문제 발생 가능성도 있습니다.
>> 쇼트가 막 나서 화면이 나왔다 안나왔다 하네요 ㅠ_ㅜ 분해해서 절연작업 해줘야 할 듯...
키보드 사이에 있는 하얀 구멍 보이죠? 거기 20여개 전부 나사가 박히기 때문에 작업도 번거롭고
나사가 너무 작아서 빠가도 쉽게 나기 때문에 자주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닙니다...
그래도 영문 키보드로 계속 써오다가 한글 키보드로 바꾸니 기분이 좋네요.
(7) 터치패드 휨
잘 몰랐는데 이번에 키보드 교체하느라 분해했을 때 터치패드가 휜 것을 알게 되었네요.
하판의 터치패드 부분의 가운데가 그동안 너무 눌려서 그런지 살짝 v 자 형태로 휘어 있더군요.
이것도 $40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교체가 가능하므로 큰 문제는 아닙니다.
그 동안 사용할 때 노트북을 특정 방향으로 쥐어서 휜 상태에선 터치패드가 제대로 입력 안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구조적인 에러가 아니라 터치패드가 휘어서 생긴 문제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8) 상판~하판 힌지 뒤틀림
까먹고 안 적었는데, 상판과 하판이 제대로 안 맞물리는 문제도 있습니다.
한쪽만 잡고 있느라 뒤틀려서 그런건지 왼쪽보다 오른쪽이 살짝 덜 닫기네요.
(9) 파워어댑터 고장
가장 악랄하게 괴롭혔던 놈입니다.
이게 8스레드 내장 그래픽카드로 130W 나 먹는 어댑터를 쓰는데, 덕분에 어댑터에서의 발열이 엄청납니다.
발열이 엄청나다는 말은 고장도 잘 난다는 말이죠. 지금까지 어댑터를 3번 교체했는데,
3번째 구입한 지금 어댑터도 슬슬 맛이 가고 있습니다.
초기 증상은 노트북에서 130W 전용 어댑터인지 인지를 못해서 내장 그래픽카드 (GT750M) 가동을 안 시켜줍니다.
그 다음은 연결해도 배터리 충전을 안시키고 Not charging 상태로 유지됩니다. (가장 짜증)
배터리 충전시킬려면 몇번 뺏다 꼈다 해야 겨우 인지하죠.
제일 심각한 것은 파워 플러그 부위의 단선인데, 사용하다보면 피복이 점점 쪼개져서
나중엔 내부의 구리 전선까지 보입니다. 이 단계까지 온다면 새로 사야죠...
손재주가 있다면 시중의 서드파티에서 나온 전원 플러그를 사서 교체하면 좀 더 오래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0) 배터리 라이프
전 일반모델 (60 Wh) 보다 많은 확장 (91Wh) 배터리 탑재모델을 써서 그런지 여전히 배터리 라이프는 충분하고 좋습니다.
그런데 윈도10 의 전원관리가 엉망이라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데... 이건 소프트웨어 쪽에서 적도록 하죠.
배터리도 DELL 이라 그런지 교체가 매우 쉽고, 이베이에서 신품 배터리를 아직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므로
부품 수급은 문제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11) 순실전자 PM851 SSD
PM851 은 순실전자의 이름높은 850 EVO 의 OEM 버전인데요. (mSATA 버전)
매지션 같은 수동 TRIM 소프트웨어가 없어서 수동으로 SSD 재정리 작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성능도 커머셜 EVO 제품보다 느린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가격 저럼하다고 PM851, 951 이 아마존에 간혹가다 보이는데 절대로 구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12) Whinning 문제
이기는(win) 게 아니라 윙윙 거리는 고주파 문제입니다.
파워어댑터가 연결되어 있으면 소리가 나고 연결을 해제하면 소리가 안 납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듯 합니다. 포기하는게 편해요.
2. 소프트웨어
(1) 윈도7
윈도7 에서도 터치스크린 등을 쓸 수 있긴 한데, 가장 아쉬운 건 고해상도 모드 지원 미비입니다.
아예 해상도를 1920x1080 정도로 낮춰서 쓰는게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만 액정이 아깝습니다.
화면빨을 가장 누릴려면 윈도10에서 125~175% 확대해서 쓰는게 좋습니다.
(2) 전력관리 문제
참 개떡같습니다. 내장 그래픽카드 GT750M 은 130W 고성능 파워어댑터에서만 제대로 작동하는데,
파워어댑터가 과열로 금방 고장나기 때문에 사실상 없다고 생각하는게 맘 편합니다.
그리고 파워어댑터가 고장나면 연결해도 배터리가 충전이 안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기 때문에 관리하는 것도 짜증이고요.
가장 개떡같은 건 스피드스탭으로 CPU 코어 클럭을 조정하는 기능이 병X 같다는 겁니다.
몇달 사용하다보면 CPU 온도 센서가 맛이 가서 수천도를 기록하기 때문에
CPU 코어 클럭이 스펙 클럭은 커녕 최하인 800 Mhz 로 고정되기 때문에 엄청나게 느려집니다.
BIOS 상에서 스로틀링 끄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기껏해서 고성능 랩탑을 사도 아톰 랩탑 급의 성능이 되어버립니다.
이거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데, 하판 열고 내장 배터리를 분리했다가 재연결하는 겁니다 ㅋㅋㅋㅋㅋㅋ
물론 시간 지나면 재발하게 됩니다....
(3) 슬립모드 복귀시 화면 꺼짐
이건 어떤 노트북이나 공통된 버그인 것 같은데, 슬립모드에서 복귀시 화면이 전혀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땐 화면을 닫았다가 다시 열어주면 해결되는데 번거롭긴 하죠.
3. 총평
현재 PC 시장 전체가 워낙 성능향상이 없기 때문에, 2018년 현재 시점에서도 이 제품의 성능은 여전히 뛰어납니다.
허나 내장 그래픽카드(GT750M) 성능이 요즘 기준으로 너무 딸리기 때문에
게이밍 용으로는 절대로 추천하지 않고 CPU 작업 위주를 하실 때에나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중고 가격대가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 있더군요.
아마 현재 인기있는 XPS 15 9550 의 바로 전 모델이라서 그런 거 같은데,
절대 저 가격은 아니라고 봅니다. 최신 중소기업 모델이 이거랑 비슷한 성능이니까요.
또한, 위에 적은 XPS 15 9530 의 태생적인 문제가 누적되어 폭발하기 일보직전 상태일 중고제품이라면
사실상 시한부 선정을 받은거나 다름없는 제품을 비싸게 구입하는 겁니다.
게다가 유지 보수할 때 부품 수급이나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만 꽤나 빈번해서 결과적으로는 돈 많이 나갑니다.
따라서, 만약 현재 시점에서 50만원 이하로 제가 쓰고 있는 것과 동일한 스펙의 제품이 나온다면 꽤나 구입함직 하지만,
70~80만원 대라면 현재 나오는 중소기업의 동급 스펙 제품을 새걸로 구입해서 쓰시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전 처음에 구입한 돈이 아까워서 몇년 더 쓰다가 옮겨야 겠네요 ㅠㅜ GTX1060 노트북으로 옮기고잡다...
코멘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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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05.0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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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sal
01.19 18:17
2021년 현재도 계속 사용중입니다. 곧 10년 사용 달성하겠네요. 요즘엔 이거랑 같은 사양의 노트북이 보급형 50만원짜리라 유혹이 심하지만 만듦새를 생각하면 옮기기 힘듭니다.
그 사이에 추가로 교체한 건 상판 터치 스크린 LCD 통짜 앗세이 (1+2+3 합쳐진 부품) 메인보드 확장보드 (USB포트) 정도입니다. 메인보드 및 하판 프레임만 빼고 전부 다 바꾼 거죠. USB는 결국 고치질 못해서 지금은 모든 USB 포트가 인식 불량이 잦은 맛이 간 상태입니다.
최근에 고친건 배터리가 또 불룩하게 임신해서 3번째로 교체했고, 파워 플러그를 끼우는 잭 안쪽 핀이 몇 번이나 부러지고 단선되어서 이건 아예 여러개 사놓고 쓰고 있습니다.
2021년 현재도 이베이 등에서 부품 구입이 가능하지만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어서 2023년 10년이 되는 해에는 정말로 버리고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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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데스크 탑 버리고 노트북으로 가고 싶습니다.^^